조대령 증인채택 거부한 여당, 어이없게 끝난 국방위
예산감시 :
2002/04/02 22:23
'의결정족수 미달'로 증인채택 표결도 못해
국회는 오늘(4월 2일) 오후 1시 15분 경 국방위원회를 개회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F-X사업에 대해 국방부의 보고를 받고 질의를 펼쳤다. 이날 국방위원회에서는 FX 기종선정 외압의혹 규명을 위한 조주형 대령의 증인채택 여부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여당 측이 증인채택을 거부한 가운데 위원회의 의결정족수가 모자라 표결도 못한 채 회의는 끝나고 말았다.
사상 최초로 시민단체 국방위 방청
참여연대, 자통협(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등 10개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청인 자격으로 국회 국방위원회(이하 국방위)에 참석했다. 국방위가 시민단체에 방청을 허용한 것은 오늘 회의가 처음이다. 국방위원장(천용택, 민주당)이 시민단체관계자의 방청을 2인으로 제한함에 따라 오늘 이 자리에는 문규현 자통협 상임대표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이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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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동신 국방장관 ⓒ 오마이뉴스 공희정 |
오늘 국방위의 주요의제는 기종선정과 관련하여 의혹을 받고 있는 F-X사업으로 해병대 탄약탈취사건등 다른 의제들과 동시에 논의되었다. 이에 대한 국방부의 보고가 끝나고 난 후 국방위 소속 위원들의 질문이 4시 20분까지 3시간 여 동안 이루어졌다.
국방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F-X사업의 평가과정에 대한 외압의혹의 진상규명과 평가내역의 공개를 요구하는 국민여론을 의식한 듯 목소리를 높여 질문을 이어갔지만 알맹이 있는 질문은 드물었다. 여야 의원들은 주로 △기종선정의 평가기준 중 절충교역에 대한 가중치가 낮아진 이유 △조대령이 폭로한 외압의혹에 대한 입장표명 △향후 외교적 마찰가능성에 대한 대응계획 △2년간 협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낮아지지 않은 이유와 추가예산에 대한 대책 등을 따졌다.
여당 간사 배기선 의원은 "F-X사업이 과거에 비해 비교적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국민의 의혹이 확대되는 것은 국방부의 홍보와 설명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등 일부 여당의원들은 국방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여당 의원 중 박상규 의원만이 외압의혹 및 평가기준 조작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따졌다고 평가된다. 야당 의원 역시 가격협상 문제를 집요하게 따진 강창성 의원, 추가 예산문제와 함께 공중급유기 도입 등을 통한 효율적인 영공방위 대책을 따진 박승국 의원등을 제외하고는 알맹이 있는 질문은 드물었다. 의원질의 후 국방위원장은 정회를 선언 장관답변을 위해 6시에 속개한다고 밝혔다.
조주형 대령 증인채택 놓고 여야 간사 중간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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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최동진 획득실장(가운데) ⓒ 오마이뉴스 공희정 |
6시 국방위가 개회되자 마자 조주형 대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느냐의 여부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에 공방이 벌어져 위원회가 속개된 지 20여분만인 오후 6시 20분 국방부장관의 답변이 이루어지지도 않은 채, 국방위원장은 산회를 선언했다.
다음 국방위원회(4월 8일)에 조주형 대령을 출석시키는 것을 전제로 논의를 이어가자는 야당의원들의 제안에 여당의 몇몇 의원들은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특히, 배기선(민주당)의원은 "자칫 한 개인의 발언이 큰 사업을 좌우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고 사업이 진행중인 만큼 증인으로 부르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미 우리 국회는 F-X사업의 추진과정을 지켜봐 왔고 의심나는 것을 검토해온 일이 터진 것"라고 말했다. 이는 이미 FX사업이 문제가 될 것을 알고있었다는 것으로 스스로 직무유기 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오늘 국방위에서 증인채택여부를 표결에 부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어이없게도 '의결정족수(10명) 미달'. 국방위원출석명단에 표기된 위원 수는 14명(총 18명)이었지만 정작 회의실에서 자리를 지킨 위원은 8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국방위원장의 주재로 진행된 이날 위원회에는 국방위원, 김동신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군인사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국방부장관은 국방부관계자들과 끊임없이 답변을 숙의 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시민모니터단, "조주형 대령 증인채택 거부는 명백한 직무유기"
시민단체에 처음으로 방청을 허용한 국방위원회에 참석했던 이태호 실장은 회의가 끝난 후"온 국민의 의혹이 집중된 사안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불발에 그친 것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여당이 공개표결을 미룬 것은 국민의사에 반하는 일이다. 국민들이 모두 원하는 의혹규명을 위해 증인채택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규현 신부는 이날 공개적으로 조주형 대령이 매제임을 밝히며 "그의 육성증언이 금품수수혐의로 왜곡되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 공군전력의 증강을 바라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양심선언을 한 그를 신앙인으로서 믿는다. 국방위가 그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는 다면 그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내일 오전 10시에는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는 전국 시민단체들이 F-X사업 의혹규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지고 범국민서명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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