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게이트 토론회, "부패방지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참여연대 맑은사회만들기본부(실행위원장 박흥식 중앙대 교수)는 4월25일(목) 오후 2시,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4대 게이트의 특성과 제도적 대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4대 게이트가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싸움으로 번지고 국민의 불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사건의 해결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라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리라 예상했지만 참석자가 적어 아쉬움을 낳았다.



이날 개최된 토론회에서 이상수 박사(참여연대 맑은사회만들기본부 실행위원)는 '국민의 정부 권력형 부패의 특성과 종합적 대안-4대 게이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자료를 발표해 최근의 비리사건들과 과거 권력형 비리 사건들과의 차이, 재발 방지를 위한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 박사는 먼저 4대 게이트와 국민의 정부 이전의 권력형 부패가 △로비의 주체가 재벌에서 벤처 △로비의 수단이 현금에서 주식 및 펀드가입 기회 제공 △로비의 대상이 사업의 인허가 부처, 정치인, 청와대, 대통령자식 및 친인척에서 금감원, 검찰, 정치인, 청와대, 대통령 자식 및 친인척 △관련 금융기관이 은행등 제1금융권에서 금고등 사금융업체 △이권내용이 각종 인허가 및 금융대출에서 금감권, 국세청, 검찰 등의 수사 및 조사무마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공권력의 대통령 사병화 현상 강력 비판

▲ 참여연대 맑은사회만들기 운동본부 실행위원 이상수 박사. 그는 국민의 정부이전의 권력형 부패 사건과 4대 게이트를 비교하고 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 박사는 대통령 주변 친인척 비리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공권력의 사병화 현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가 정보원과 청와대 비서실. 국방부 등의 고위 인사가 이들과 연계되어 뒤를 봐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이들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공명정대한 수사를 진행라려 하기 보다는 사건의 실체를 덮으려는 데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검찰. 경찰 등의 사정기구와 금융감독위원회와 같은 감독기구에 있는 공직자가 대거 연루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가 표방하는 '국민의 정부'란 케치프레이즈를 무색케 하고 있다"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열린 토론회에는 이 박사의 발표에 이어 각계 각층의 부패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노희진(증권연구원 연구원), 최연희(한나라당 의원), 홍현선(부패방지위원회 국장), 김기옥(호남대 행정대학원장), 이민호(기업윤리센터 소장) 등은 특별검사제 도입, 재산등록시 '고지거부'조항의 철폐를 포함한 공직자윤리법의 개정, 돈세탁방지법에 대한 보완, 정당공천제의 폐지나 정치자금법의 대폭적인 개정을 통한 고비용정치구조의 개선등이 부패사건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게이트' 통해 대통령 사과나 청문회를 넘어 견제세력 만들어져야

워터게이트가 닉슨대통령의 하야를 낳았다면 4대 게이트는 무엇을 낳아야 하는가. 토론 중에 토론자들은 요즘 유행하는 게이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워터게이트의 승리는 닉슨의 하야가 아니라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를 위한 견제 세력이 만들어진 것인데 본질에 대한 개선 없이 대통령 사과나 청문회 개최 요구 등으로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토론자들은 4대 게이트에 대한 시각의 차이부터 입장들을 정리했다. 4대 게이트를 사이버 벤처기업가가 저지른 사기극으로 봐야 하는가와 권력형비리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이들은 4대 게이트를 벤처와 정부가 합작한 권력형비리로 봐야 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이 박사가 먼저 정리를 했고 다른 토론자들이 이를 구체화 시켰다. 이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첫째, 검은 돈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 정치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 둘째, 현재 '최규선 게이트'를 포함, 배후에 대통령의 아들, 친인척이 모두 개입된 혐의가 나타났다는 점. 셋째, 이를 감시해야 할 권력기관이 역으로 이 사실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관여했다는 점 등이다.

고비용 정치구조 자체도 개혁해야

▲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은 고비용 정치구조 자체를 개혁할 것을 요구했다.

최의원은 "정치자금을 합당하게 분배해야 한다. 너무 배가 고프면 체하는 줄 모르고 삼키게 될 수 밖에 없다"며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치인들이 벤처와 같은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했다.

특히 최의원은 "정당공천제는 폐지되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공청을 받는 순간부터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 줄 모른다. 공무원 출신이나 돈 없는 의원들은 너무 힘들다. 외국의 경우 지방은 정당공천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공천이 오히려 후보자들의 이미지를 나쁘게 해서 공천을 꺼려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돈을 쓴만큼 벌려고 드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며 정치구조의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부패방지위원회 홍현선 국장은 "부패문제가 정치적 이용되는 것이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른바 4대 게이트는 국가공권력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문제다. 우리가 4대 게이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유형을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대게이트에 대한 은폐나 축소의 움직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싸움보다는 사건의 본질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대기업에서 벤처로 부패유형 변화, 대기업 재무구조 개선 반증

▲ 홍현성 부패방지위원회 국장
홍 국장은 4대 게이트에서 발견한 우리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 대통령들의 시절에는 대기업으로 정치자금을 모았다. 이번 부패유형이 벤처로 변한 것은 대기업에서 공식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게 힘들어 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반증이다"고 말했다. 부패관련 감시가 강화된 대기업에서 정치자금을 모으는 게 힘들어지며 벤처로 자금확보방법이 옮겨갔다는 해석이다.

홍 국장은 이와같은 변화에 주목하며 이제 법적인 장치보다 스스로의 합의에 의한 변화가 선행될 때라고 지적했다. "4대게이트 사건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문제지만 우리사회 전반에서 정책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패방지를 위한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하는 데 중소기업 이하는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 특히 IMF이후 증권시장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이제 제도보다는 관행이 먼저 깨져야 한다. 부패는 자기 통제장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다. 외부적인 통제보다 자기규제를 할 수 있는 정책을 많이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패방지위한 움직임이 벤처 투자 위축시키진 말아야

노희진 증권연구원 연구원은 먼저 부패방지를 위한 움직임이 벤처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을 우려했다. 노 연구원은 "벤처지원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다. 그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에 때문에 벤처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며 "현재의 문제는 부패로 인한 이익이 비용보다 크기 때문에 일어난다. 사람들은 눈 앞의 이익과 부패가 발각됐을 때의 상황을 저울질해서 판단한다. 처벌을 정부도 금융기관 내부에서도 강화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금이 아닌 주식의 거래는 처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려우므로 처벌조항을 현실에 맞게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4월26일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최근 아들들 문제로 물의를 빚고 있는데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나온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검찰에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수 박사가 발표한 국민의 정부 이전 권력형 비리와 4대 게이트의 비교

첫째, 로비의 주체가 다르다. 재벌이 아니라 벤처가 로비를 주로 했다. 벤처기업의 금융사고가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확대된 것으로 벤처육성정책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정형적인 관치행정이며 투명한 회계기준의 부재. 사이비 벤처의 시장진입과 퇴출 시스템 작동을 보장할 감독지구의 부재라는 허점을 노린 사건이 대다수다.

둘째, 로비의 수단이 다르다. 로비의 수단이 '사과박스'같은 현금에서 주식으로 전환했다.

주식투자와 벤처투자의 붐을 타고 현금대신 펀드가입에 전환사채(CB) 발행, 주식 공여 등 유가증권 형태의 이권제공을 통한 로비 수단이 확대되었다. 여기에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제도 미비, 주식증감내역에 대한 재산등록제도 미비, 업무외 소득제한, 이해상충방지 규정 마비 등 관련 제도의 허점과 금융감동기구의 도덕적 해이가 결합되어 나타났다.

셋째, 로비와 관련된 금융기관이 다르다. 금융감독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신용금고, 사설펀드. 종금사 등을 통한 불법자금 조성이 이뤄졌다. 이는 과거 정부시절의 시중은행과 연결된 비자금 조성 관행과 대비되는 것으로 IMF 전후 재벌에 대한 국내외 회계기준이나 감독체계가 엄격화 된 대신 그보다 훨씬 손쉽게 돈세탁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영역이 생겼기 때문이다.

넷째, 로비의 대상이 확장됐다. 국가권력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특히 국가정보원 전현직 경제팀이 대거 연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까지 결합하면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이는 공권련을 행사하는 정부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기존의 공작적 개입 관행이 착종되어 대거 벤처비리등에 연루된 것이다.

다섯째, 로비의 이권내용이 보다 적극적이 됐다. 각종 인허가 및 금융대출 정도의 선에서 나아가 금감원, 국세청, 검찰 등의 수사 및 조사 무마의 형식으로 드러난다. 이들 수사의 공통점은 검찰의 초동수사 미진으로 인해 조기에 사건 실체 규명에 실패하고, 그 결과 재수사에 돌입해 특별검사에 의해 수사결과거 번복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주요 혐의자의 해외도피로 인한 신병확보 실패와 불기소 처분 등으로 국민적 의혹만 키우고 그 결과 검찰을 비롯한 공권력에 대한 심대한 불신을 초래했다.
황지희


2002/04/25 12:26 2002/04/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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