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법의 유관 사기업체 취업제한 규정 위반 혐의



참여연대는 19일 공직자윤리법상의 '퇴직공직자의 유관사기업체 취업제한 규정'(제17조1항)을 위반한 혐의로 길형보 한국항공우주산업(주) 사장(전 육군참모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직자윤리법과 동법 시행령에 따르면 퇴직공직자가 취업제한업체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취임 15일전에 취업승인신청서를 소속기관장(국방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소속기관장이 업무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을 받아야 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7월 8일 길형보 씨가 2001년 10월 12일 육군참모총장직을 전역하고 같은 해 10월 22일 한국항공우주산업(주)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업무연관성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 없이 취업한 사실을 밝혀내고 관련기관에 취업해제와 고발조치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길형보 씨의 취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참여연대의 요구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번 고발조치에 대해 퇴직공직자의 취업과 관련한 자의적인 해석으로 제식구 챙기기에 급급한 정부부처의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공직자윤리법의 엄격한 적용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참여연대의 관련 자료공개와 해명요구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펼쳤다.국방부가 공개한 길형보씨의 취업관련 자료에 의하면 길형보 씨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 취업 이후인 2001년 10월 29일에 취업제한여부확인요청서를 제출했고 이에 대해 육군참모총장은 같은 날 업무연관성이 없다는 검토의견서를 국방부장관에게 보냈으며 국방부장관은 같은 해 12월 12일 길형보 씨에게 취업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국방부의 업무처리 및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선, 국방부장관이 11월 2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한 점이다. 국방부가 업무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애초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부서간 협조를 위해 취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우리는) 업무협조 차원에서 취업승인신청서를 받는 기관이 아니며 이같은 전례도 없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국방부의 취업승인신청서 제출은 국방부 스스로 업무연관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국방부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결정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국방부장관의 취업승인신청에 대해 이틀 후인 11월 29일 "기취업자이므로 심사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국방부에 통보했다. 참여연대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차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같은 결정의 의미는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해임 및 고발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한 것'이다. 이는 참여연대의 문제제기 이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계자가 "조만간 길형보 씨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힌 사실에서도 확인되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판단을 유보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하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이지 판단을 유보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같은 국방부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취업개시 15일 전에 취업승인 신청을 받지 않은 것이 위법이라는 참여연대의 지적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당시 한국항공우주산업(주) 사장직위가 공석이었고 긴박하게 사람을 채용해야하는 특별한 사정이어서 길형보 전 육군참모총장이 사전취업승인을 받지 않고 취업한 것이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취업예정인 업체의 직위가 공석이라고 해서 공직자윤리법이 허용하고 있는 '특별한 사정'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판단이다.
전진한


2002/08/19 15:46 2002/08/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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