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수 대법관 후보자, 여전히 업무처리능력이 최우선인가?
2003년 언론기고문에서, 대법관 임명기준으로 인권의식보다 우선시해
시민들의 대법관 공개추천도 반대한다고 밝혀
대법관으로서 부적절한 생각, 지금도 고수하는지 밝혀야해

양창수 대법관 후보자
양 후보자는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대법관 임명기준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말하는 것보다는 많은 판결을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업무처리능력이 우선되어야 하고, 또 시민사회단체들이 대법관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추천하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하였다.
곧 대법관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인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양 후보자가 이런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
양창수 대법관 후보자는 2003년 8월 6일자 조선일보에 “대법관 후보 공개추천 재고해야”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글을 기고했다. 양 후보자가 칼럼을 쓴 시기는 참여연대 등이 대법관 후보자를 공개추천한 직후였는데, 8월 4일 조선일보가 “너도 나도 대법관 추천하나”는 사설로 시민단체의 대법관 추천운동을 맹비난한 직후, 양 후보자는 그 사설과 거의 동일한 글을 기고하였다.
당시는 대법관 임명을 비롯하여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출하고, 대법관 구성의 변화를 촉구하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던 때이다. 그 해 6월경부터 참여연대와 민변, 환경운동연합 등은 ‘바람직한 대법관 및 헌법재판관 추천운동’을 벌였다. 대법관이라는 자리는 판사들의 최종 승진코스가 아니며 인권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의 측면에서 소신있는 사람이 임명되어야 하고, 법원내부 출신에서 벗어나 법원 안팎의 다양한 인물을 찾아야 하고, 50대 중반의 남성으로만 가득찬 대법관들이 연령과 성별면에서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런 사회적 요구에 따라 대법관후보자제청자문위원회가 설치되기는 했지만, 제청자문위원회조차 의례적인 절차로 전락해버려 일부 제청자문위원들이 위원직을 사퇴하고 다수의 법관들이 대법원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을 요구하는 등 ‘사법파동’이 벌어졌다.
양 후보자는 이 칼럼에서 대법관의 가장 중요한 임명기준은 많은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 보호 및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의지, 입법부와 행정부에 대한 균형과 견제 능력과 사법부의 독립성 수호 의지, 사회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한 여성 대법관 임명 필요 등을 대법관 임명제청의 기준으로 제시했던 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반대하고, 기존 법원장급 이상 고위 법관을 임명하던 기준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최고 사법기관에서 일하는 대법관의 자질이 수많은 판결들이 밀리지 않게 빨리빨리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이라고 하니, 이는 대법원과 대법관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말이다.
양 후보자는 또 이 칼럼에서 시민단체 등이 대법관 후보자를 공개추천하는 것을 반대하였다. 그 이유로는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대법원장의 판단을 흐트릴 수 있으며, 특정 집단이 그 입장과 이익에 따른 왜곡없이 믿을 수 있는 자료와 정보에 입각하여 사람을 추천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기때문이라 했다.
자신들이 바라보는 기준에 따라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은 국민 모두의 기본적 의사표현의 자유이자 권리이다. 공개추천했다고 해서 대법원장의 판단이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불법적인 수단과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지지를 확인하거나 여론의 평가를 받기위해 추천된 사람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조차 잘못이라고 한다면 이는 의사표현의 자유와 권리라는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아니다. 대법관 후보자를 어떤 집단에서 추천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차후 그 대법관의 판결을 객관적인 법에 따른 판결로 누가 승복하겠는가하는 양 후보자의 공개추천 반대 이유도 명분이 없다.
지난 2003년을 전후로 대법원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대법관구성의 다양화를 촉구하고 다양한 추천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그리고 대법원은 사회적 변화요구를 반영해 그 구성과 역할이 조금씩 개선되었다.
양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2003년 조선일보 칼럼을 통해 밝혔던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대법관 후보자로서 아직도 업무처리 능력이 가장 중요한 대법관 임명기준이라 보는지, 시민들의 권리인 동시에 여론수렴과 사회적 평가의 기회를 만드는 대법관 후보자 공개추천도 여전히 반대하는지 답해야 할 것이다.
참여연대는 조만간 이 문제를 비롯하여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양 후보자가 답변해야 할 사항들을 담은 공개질의서를 발표할 것이다.
양창수 후보자의 조선일보 기고문 보기
JWe2008082600.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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