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이 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정부 투자기관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조폐공사를 본보기로 파업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노조파괴를 획책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언론에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발언내용에 따르면 "….그냥 두면 2002년에나 가능하게 돼 있었을 조폐공사 구조조정을 2년 앞당기는 보고서를 검찰 공안부에서 작성해서" '옥천조폐창을 경산조폐창으로 전격적으로 통폐합'하도록 함으로써 노조의 반발파업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무더기 징계와 해고, 사법처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2. 이미 조폐창 통폐합과 관련해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진상조사단이 지난 3월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그 졸속설비이전의 부당함과 이에 따른 국고낭비를 지적하고 물의를 빚은 경영진과 이사진의 문책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참여연대에서도 이미 개혁통신을 통해 대통령에게 석연치 않은 졸속 통폐합의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우연한 것'이 아니라 '의도되고 계획된 것'임을 암시하는 발언이 대검 공안부장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

3. 공안검찰이 공기업의 노사관계에 개입하여 정당성 없는 설비이전을 부추기고 이에 대한 노조의 반발을 빌미로 무더기 징계와 해고를 획책했다면 이는 과거 독재정부하에서나 있었던 공안기관의 반인권적 노조파괴공작이 국민의 정부하에서도 계속 답습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게다가 이 발언이 공안검찰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대검 공안부장의 입을 통해 발설된 사실에 주목한다. 이는 국민의 정부에 와서도 공안세력들이 의도적으로 반노동적 반인권적 도발을 계속해왔다는 세간의 의혹을 입증하는 중대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계획이 김태정 검찰총장에게까지 보고된 것이 사실이라면 현법무장관이기도 한 검찰총수가 이를 묵인방조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인권대통령과 국민의 정부를 표방한 현 정권의 전체의 정당성 문제까지 비화될 소지를 안고 있는 핵폭탄급 사건이라 할 것이다.

4. 진 공안부장은 특히 '공사 이런 기업체에 파업이 일어나면 우리가 이렇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그랬는데..그쪽이 너무 싱겁게 끝났다'며 '그게 잘되었으면 지하철 파업도 이런 것도 없었을 텐데'라고 하여, 이 사건이 한 검사에 의한 우발적인 사건이 치밀히 계획되고 준비된 조직적 음모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기업을 편들어 노동자와 국민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취임사의 기본취지를 근본적으로 뒤엎는 것이며 IMF 이후 정리해고문제에 대한 공안세력의 왜곡된 접근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5. 현재 검찰 및 조폐공사 측은 진 공안부장의 발언을 '전혀 사실 무근' 혹은 '왜곡 전달된 얘기'로 부인하고 있다고 하나, 이를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할 수 없으며, 반드시 정확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태의 전모를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문제는 진 공안부장 개인의 해임 등 개인차원의 문제로 처리될 성질의 것이 아니며 공안검찰의 공모여부, 검찰총수의 인지여부 등을 따져 검찰개혁차원에서 조사되어야 한다. 그러나 조사대상이 검찰공안부장 나아가 공안검찰 전체의 노조파괴개입여부에 관한 것이므로 검찰에게 그 조사를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 국정조사권 발동을 통해 독립적인 별도의 조사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이 사건 또한 법무부장관의 지휘아래 이루어질 수 없음은 자명하다. 김태정 장관의 퇴진은 이 사건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사법감시센터
1999/06/08 00:00 1999/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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