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정치적 중립, 말이 아닌 제도적 장치로 보여줘야
법제도개선/검찰개혁 :
1999/06/29 00:00
국민의 눈높이와 일치하는 제도개혁을 촉구한다
검찰의 전국검사장회의 결과에 대한 논평
1. 지난 25일 검찰은 전국 검사장회의의 결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선언했다. 이번 회의는 상명하복의 검찰조직 풍토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결론을 모아간 회의방식이나 정치 중립성의지가 간접적으로나마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이 정치중립성 의지를 표현하기에 앞서서 그간 이 문제를 둘러싸고 국민에게 우려와 실망을 거듭 안겨준 점에 대해서 철저한 자기반성과 과거와의 확실한 단절을 선언하는 대국민 사과가 선행되었어야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중립선언'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위한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
2.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서 검사 개개인의 의지와 자질도 매우 중요하지만 제도화의 뒷받침이 없고서는 국민으로부터 중립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길이 없다는 점에서 그 중요한 제도적 방안인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해 반대입장을 이번 회의에서 표명한 것은 대다수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검제 도입이 국민적 요구로서 이미 여야 정치권에서조차 이의 수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마당에 이러한 검찰의 태도는 검찰이 여전히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해 대안없는 반대만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3. 대전법조비리, 일선검사들의 서명파동, 전검찰총장 부인 옷로비사건,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등 올해 들어서만해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일련의 사건들의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보여주었던 태도는 특검제 도입의 필연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오늘날의 검찰위기는 검찰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이 정치적 중립의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소독점권을 이원화하여 고위공직이나 권력형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특별검사제에게 넘겨주는 것이 검찰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대안이다. 기소독점권의 포기는 궁극적으로 검찰이 사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4.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정신청의 전면적인 회복, 피의자 인권보장을 실현하기 위해 피의자 신문시 변호인 참여권의 보장 등의 제도적 방안의 도입이 매우 중요하다. 검찰은 또한 법원과 변호인 그리고 시민의 통제 속에서 바람직한 검찰권이 행사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검찰의 신뢰회복이나 중립성확보를 위해서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도입과 임기제 준수, 검찰총장 퇴임 후 정치적 공직을 맡지 않겠다는 자기선언, 검찰인사위원회의 개방과 실질화, 법무부장관에 대한 지검장 직접보고의 폐지,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을 오직 문서로서만 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개선책을 서둘러 도입해야 할 것이다.
5. 검찰은 결의나 선언에 앞서 먼저 국민적 눈높이에서 국민적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려는 자세로 시급히 요구되는 개혁과제를 제도화해나가야 한다. 아직도 검찰이기주의의 극대화에 집착하려는 낡은 사고로는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결코 씻을 수 없음을 우리는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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