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월드컵에는 일반 형사사범도 소환 안하나?
판결-사건모니터/수사/사건처리 :
2002/05/27 18:16
대통령 아들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즉시 소환 사법처리하라
1. 김홍업씨에 대한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를 지켜보면서 설마 설마했더니, 드디어 대검중수부가 김홍업씨의 소환과 사법처리를 월드컵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검찰은 그 이유를 "홍업씨를 소환, 사법처리할 뚜렷한 범죄혐의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며, 월드컵 때 홍업씨 문제가 불거지면 국민축제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2. 첫 번째 이유와 관련하여, 특검이후 2달여간 진행된 김홍업씨에 대한 수사를 통해 검찰은 이미 60억원이상의 자금거래내역과 28억원의 돈세탁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조세포탈죄를 적용하여 소환 구속시키고 추가 수사를 통해 이권개입 등의 혐의를 밝혀내면 될 일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5월 22일 논평을 통해 이를 주장한 바 있다.
두 번째 이유와 관련해서는, 월드컵과 홍업씨에 대한 사법처리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검찰이 그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없이 사정중추기관으로서 수사의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것이다. 오히려 월드컵을 고려한다는 명분하에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한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가중될 뿐이다. 벌써부터 홍업씨에 대한 검찰의 소환 지연을 둘러싸고 청와대 압박설 등을 비롯한 각종 우려가 제기되어 온 상황에서, 검찰이 정치권의 정쟁중단 선언을 틈타 홍업씨에 대한 소환연기를 발표한 것은 그동안의 우려가 사실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은 불과 얼마 전 권력형비리에 대한 불철저한 수사로 인해 결국 특검이 도입되었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3. 검찰은 홍업씨 문제뿐만 아니라 수사기밀 누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대웅고검장에 대해서도 소환조사한지 한달이 되었건만 아무런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작금의 검찰의 행태는 그동안 시민단체들과 국민들이 주장해 온 특검제 상설화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의 필요성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다.
권력형비리에 대한 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땅에 떨어진 검찰의 위신을 회복해야 할 검찰이 또다시 본분을 망각하고 여하한 수사외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더 이상 권력형비리 수사를 검찰에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검찰이 선택할 일이다. 홍업씨 소환연기 방침을 철회하고 조속히 소환하여 사법처리하든가, 아니면 스스로 사정기관으로서 무력함을 선언하고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에 찬성하고 나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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