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대통령의 아들 사랑은 모든 법적 가치에 우선하는가
판결-사건모니터/수사/사건처리 :
2002/07/10 16:04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폐지하라
1. 청와대에서 법무부에 대통령 둘째 아들 김홍업 씨에 대한 선처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시끄럽다. 청와대 한 관계자가 송정호 법무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을 요구했고, 송 장관은 일부 간부들과 비공식 회의까지 열어 이 같은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기 위해 대응 논리까지 만들어야 했다고 한다. 권력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무부와 검찰이 정치권으로부터 얼마나 거센 입김에 휘둘려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청와대 쪽에서는 이같은 압력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개각을 앞둔 현 시점에서 김홍업 씨에 대한 '선처 압력설'과 '송 장관 경질설'이 맞물리면서 검찰 내부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고, 청와대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도 더욱 증폭되고 있다.
2. 정치적 사건 처리에 있어 검찰에 대한 정치권의 고질적인 '외압'은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특히 "'검찰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홍업씨 사법처리가 불구속 기소선에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종용"했다는 법무부 관계자의 증언은, 검찰청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 할 것이다.
3.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검찰청법 개정'을 요구한다. 정치권의 외압 도구로 이용되어온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검찰청법 제8조)은 물론, 검사동일체원칙(동법 제7조)에 따른 상명하복조항과 직무승계이전권도 검찰의 독립적 수사권 확보를 위해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국회는 이번 회기를 통해 문제가 되어온 검찰청법의 조항들을 개정함으로써 검찰의 중립성을 법적으로 보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청와대 역시 이번 사건의 의미를 '통상적 업무협조' 정도로 축소하는 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더 이상 이러한 사건들을 용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있음을 직시하고, 검찰권 독립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찾아 문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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