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는 동안 대통령의 두 아들 구속, 전직 검찰총장과 현직 고검장의 부패사건연루 기소, 전·현직 국정원장의 떡값제공 등 각종 부패사건이 속속 그 실체를 드러냈다.

국민들은 권력형 부정비리에 대한 분노를 지난 지방선거에서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이에 각 정당은 앞다투어 정치개혁과 부패청산을 위한 제도의 입법화를 약속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개혁특위가 반부패대책을 내놓은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부패청산 특별입법의 연내처리를 약속하였고, 한나라당 역시 서청원 대표가 국회대표연설을 통해 부패청산을 위한 10대입법을 주장하며 국회에 '정치혁신특별위원회'를 가동시킬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양당의 부패척결 주장이 구체적인 실천보다는 눈앞에 다가온 8·8 보궐선거와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염두에 둔 정략적인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척결을 위한 개혁법안은 이미 수년동안의 논쟁을 거쳐 일정 합의된만큼 정치권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한다면 당장 결실을 거둘 수 있음에도, 오로지 상대방을 공격하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개혁법안의 입법화를 책임지고 있는 국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법적으로 정해져있는 원구성도 못한 채 40여일을 허송세월한 것에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낀다면, 국민들의 부패척결에 대한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할 대의기관으로서의 의무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누구보다도 국회가 앞장서서 입법화를 추진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더군다나 이미 시민단체들이 부패청산을 위한 각종 법안을 국회에 입법청원하였고, 그 중 일부는 의원발의까지 되어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번 국회는 아직까지 국민들앞에 최소한의 논의일정조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최근 참여연대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5대 개혁법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원의 25%에 불과한 65명만이 회신을 보내온 것으로 본다면 차라리 무관심한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없다. 대선이 있는 해에 정기국회가 제 기능을 못해온 전례를 생각한다면, 지금 정치권과 국회가 논의하고 합의하지 않으면 개혁법안의 연내입법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화려한 공약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공약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우리 국민들은 충분히 경험하였다. 현재까지 정치권이 국민앞에 내놓은 개혁방안만으로도 충분하다. 정치권과 국회가 연내입법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국민앞에 내놓고, 진정으로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진지한 자세로 만나 협의하면 될 일이다.

우리는 정치권과 국회가 당리당략에 앞서 국민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에 보여질 국민들의 분노와 힘을 먼저 생각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연내입법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2년 7월 29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2002/07/29 14:41 2002/07/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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