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훈씨 긴급체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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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25 20:45
검찰 가혹수사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토론회
지난 10월 26일 서울지검 형사피의자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이 되는 시점인 11월 25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서는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 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수사과정에서 형사피의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모색하기 위해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 김창국 인권위원장은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범죄자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관행이 있었다"며 서울지검 형사피의자 사망사건도 이런 관행의 일환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법무부가 나름대로의 가혹행위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기는 하지만 참고인 강제구인제도와 참고인 허위진술죄 도입은 여전히 적지 않은 논란거리"라며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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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가량 진행된 토론회에서 7명의 참석자들이 제시하는 사건의 원인과 대안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겹쳤다.
토론자들은 검찰청 특별조사실 폐지, 인권보호관 직책의 신설, 증거위주의 과학수사 기법의 확대 도입 등 법무부가 발표한 대책 외에도, 가혹행위 예방책으로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입회 허용, 영장실질심사제도 복원, 법원에 의한 검찰 견제, 경찰의 수사권 독립, 고문에 의해 수집된 증거 불인정 등을 공통적으로 거론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수사기관들에 대해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사법기관들이 국민의 편이었던 적이 없었다. 국민을 위해서 법적 정의를 실현하기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자였다"고 지적한 뒤, "고문 받았다는 이야기는 수 없이 나왔지만 고문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없다.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고문에 관한 한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에 사로잡혀 있다"며 수사기관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했다.
한 교수는 또한 검찰 수사시 변호인 입회를 가혹행위 방지 대안으로 거론하면서도, "돈도 제대로 받지 않으면서 피의자 조사 내내 옆에 앉아 있을 변호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제도는 좋지만, 인력이 없다"며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건국대 교수는 "수사기관이 고문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 하는 배경에는 뒤탈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경험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무엇보다도 고문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이 없이는 수사기관에 의한 고문관행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날 토론회에 검찰측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수사기관측 토론자로 유일하게 참석한 경찰측 대표 경찰청 수사과 이상식 경장은 "인권을 보호하는 수사풍토를 만들기 위해 11월 6일을 기해 각 시도에 공문을 하달, 현재 2주에 걸쳐 본청과 지방경찰청 모두를 대상으로 수사 실태를 재점검하고 있다"며 그 동안의 수사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경찰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지검 수사 도중 사망한 조천훈씨 사건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브리핑했다.
인권위는 지난 11월 1일 조천훈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한 후 그 동안 자체 조사를 벌여왔다.
인권위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이 "헌법이 규정한 신체의 자유를 철저히 무시한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과 미흡한 인권 감수성이 빚은 결과"라고 결론짓고, "특히 홍모 검사나 관련 수사관들이 자신들을 수사관행의 희생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권보장의 역사는 신체자유권의 보장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인권위는 "장모씨의 경우 2002년 10월 20일 이미 그 소재를 파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삼일 후인 같은 달 23일에서야 긴급체포한 것은 피진정인들이 체포영장을 발부 받을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그러한 노력을 방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권모, 정모, 박모, 조모씨의 경우 체포에 대한 긴급성과 필요성의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이들을 긴급체포한 것은 헌법 제12조 제3항과 형사소송법 제200조의 3항을 위반한 행위"라고 발표했다.
또한 인권위는 "피해자들 중 아무도 긴급체포 당시 살인사건의 피의자라는 사실을 고지 받은 바 없으며, 피진정인들은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아무런 고지를 하지 않고 긴급체포 하였는 바, 이는 명백히 헌법 제12조 제5항 및 형사소송법 제72조를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인권위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 미고지 및 변명의 기회 박탈, 진술거부권 침해, 수사 중 가혹행위 등을 언급하며 피의자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하나하나 지적했다.
현재 인권위는 피진정인들과 서울지검, 대검찰청이 각각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함에 따라 위원회법에 따른 진정인 및 피진정인 등 관련자들의 참석 하에 이루어지는 실지조사 및 과태료 부과 등의 대책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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