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이냐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예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발견한다. 존 할란은 대법원 판사가 된 뒤엔 대통령 선거를 포함한 모든 선거에 투표하지 않았다. 행정부에 대한 어떤 명시적 태도도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심지어 대통령 연두교서 연설장에서 박수도 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에이브 포타스는 정반대였...
2006/09/27 14:50 2006/09/27 14:50
폭우가 전국을 휩쓸더니, 이제 그야말로 지겨운 무더위가 흐르기 시작한다. 요즘의 기후야말로 견디기도 쉽지 않고, 예측하기도 힘들다.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기상 관측에 열중하지만, 날씨는 결코 논리적이지 못하다. 우리가 몸으로 느끼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정치의 세계와 너무 흡사하다. 정치의 역학이나 현상은 전혀 논리적이지 못하다. 정치인들의 판단과 결정은 과...
2006/08/08 10:13 2006/08/08 10:13
법률가들은 옛날부터 시끄러웠다. 공화정 시절 로마의 변호사들은 법정에 서서 대여섯 시간씩, 때로는 하루 종일 떠들어 댔다. 변론 시간 제한을 위해 물시계가 등장했고, 궤변에 스스로 도취한 변호사는 물시계를 한 번만 뒤집어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변론 때문에 시끄러웠던 것만은 아니다. 당시 변호사가 하는 일은 공적 업무였고, 그래서 무보수의 명예직이었다. 그럼에도 뒤...
2006/08/07 16:19 2006/08/07 16:19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지방선거 열기에서 무언가 주권의 역동성 같은 것을 감지한다. 지방 행정부의 장을 뽑고 의회를 구성하는 일은 헌법이 정한 의무다. 거기에 가려 있긴 하지만, 사실은 그에 못지않은 헌법기관의 구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방선거일을 전후하여 새 대법관 후보 다섯 명이 사실상 결정될 전망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지방자치단체 선거보다 더 중요한 정치행...
2006/05/25 13:14 2006/05/25 13:14
겨우 6개월 된 검찰총장이 결연한 표정으로 사퇴했다. 그가 임기의 4분의 3을 버린 이유는 무엇인가. 말 그대로 검찰의 중립성이나 정치적 독립성을 위한 것이었나.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검사들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의 전격 사퇴가 앞으로 검찰의 중립성 확보에 도움이 될까. 사퇴를 결심하거나, 사퇴를 결심하도록 사실...
2005/10/18 09:13 2005/10/18 09:13
대법원장이 바뀐다고 사법부가 바뀔까. 우리의 대답은 망설임 없이 "그렇다"이다. 물론 누가 대법원장이 되느냐보다는, 새 대법원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지금의 우리 사법부가 변해야 할 역사적 요청을 받고 있는 사정이라면, 새 대법원장은 당연히 무언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전통과 관습과 법률에만 얽매여 있지 않고, 새 시대의 요구를 유연하게...
2005/07/20 12:09 2005/07/20 12:09
어쩌면 오늘 서점에선 헌법 교과서가 날개 돋친듯 팔릴 지 모르겠다. 관습헌법이 무엇인지 궁금하니까. 아니면 서가에 꽂혀 있던 상당수의 헌법 책들이 쓰레기통에 처박혀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헌법 이론이 별 필요없으니까.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듣고 처음에는 허탈하도록 심각했다. 위헌 선언이란 결과보다 그 논리 때문에 더했다. 그러다 조금 지...
2004/10/22 11:57 2004/10/2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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