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면서 적어도 “무임승차는 하지 않으리라”는 각오로 나부터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라고 할 것은 “아니오”라고 당당하게 말하겠다고 수십 번, 수백 번을 다짐하며 사회에 발을 내디뎠지만 만만치 않은 세상임을 절감해야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어 나가는데 너나가 따로 없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큰 결심이라도 한 사람만이 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 그래서 그런 도리를 스스로 실천하고 용기있게 행동하는 참여연대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는지 모른다. 마음은 늘 참여연대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직장생활에다 저녁 시간에는 개인적인 만학(?)의 투지를 불사르느라 참여연대에 직접적인 참가나 활동은 하기 어려웠다. 늘 마음으로나마 참여연대의 건강함과 용기있는 실천에 감사와 찬사만을 보낼 뿐이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2월 26일 춘천에서 참여연대가 춘천강원회원한마당을 한다는 공지를 받았다. 더불어 모 간사의 참석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고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해놓곤 내심 토요일을 기다렸다. 드디어 당일 날 열심히 춘천을 향해갔건만 시간과 장소가 안내된 발송문을 깜박하고 사무실에 놓고 가는 바람에 장소를 찾아 헤매느라 30여분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 허둥지둥 입장해보니 박영선 사무처장이 참여연대 연혁과 활동내용을 소개하고 있었고 회원들은 모두들 열심히 듣고 있었다.

뒤늦게 귀를 쫑긋 세우고 사무처장의 소개를 듣노라니 “아! 나도 참여연대 회원이구나”하는 실감이 느껴졌다. 역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진지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소중한 사람들의 모임에 자기소개가 빠져서야 되나? 그래서인지 각자 원형으로 앉은자리에서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낯선 이들의 아름다운 정체가 하나둘 벗겨지고 먼 곳의 심산유곡과 청정의 해변에서 찾아 온 길임을 알고 기쁜 박수로 환영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이어진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의 ‘한국현대사와 과거사 청산’이라는 주제의 강연은 비장함마저 감돈다. 무게 있는 강연이어서 인지 모두들 숨죽이고 듣는다. 그러면서도 모두가 함께 아파했고,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숙명 같은 것을 느끼는 자리였다. 김 교수의 주제강연 후에 쏟아진 많은 질문들은 밝은 세상을 열망하는 마음과 고민들이 표현된 것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다양한 질문을 보더라도 우리의 숙제는 이 다양한 의견들이 하나의 공통점인 ‘인간에 대한 사랑’에 모아져야 함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김동춘 교수의 주제강연이 인상깊었다. 대한민국의 본질적 문제들의 근원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극명하고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여러 질문들에 대한 김동춘 교수의 자상한 답변에 이어 안진걸 팀장은 뒤풀이를 제안했다. 목청높여 정성을 다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달라는 강변에 어느 회원도 가지 않고 모두 춘천의 명물 닭갈비집을 향했다. 안진걸 팀장의 로비가 있었던 것일까? 닭갈비집 주인아저씨도 환경단체에 열심인 시민이었다. 우리 일행에게 가격도 깎아주고 미소도 아낌없이 보내주는 바람에 우리 모두는 박수와 유쾌함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행운이었는지 저는 김동춘 교수의 바로 앞자리에서 못다한 여러 이야기와 김동춘 교수의 편안한 모습을 뵐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간사들이 탁자마다 앉아 강원지역 회원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정답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런 예쁜 모습으로 늘 함께 하길 기원했다. 특히 알콩달콩 사이가 좋아 보이는 부부가 앙증맞은 귀여운 두 딸을 데리고 참석한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천사같은 두 딸이 살아가는 세상은 지금보다 좀더 나은 서로를 존경하는 아름다운 세상이길 다시 한번 바란다. 또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기대해보고, 스스로 다짐도 해본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늦은 시간에 먼 거리를 가야할 회원들과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자리를 정리했다. 모든 회원들이 가고 난 뒤, 짓궂은 장난꾸러기 같은 안진걸 팀장의 권유와 멋쟁이 공성경 간사의 배려로 2차에 참여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치킨으로 서로를 축하하고 건배하면서 참여연대의 건강한 고민들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또 열성적인 참여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새삼 느끼는 자리였다. 다음날 일정이 아니었다면 밤이 새도록 얘기 나누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작별의 인사를 해야 했다.

이웃을 위해, 우리 모두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애쓰는 참여연대 간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소중한 모습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 강원지역 회원들께도 자부심이고 모범이다. 늘 건강한 모습이길 기원한다. 강원지역의 참여연대 회원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참여연대에 대한 애정만큼 생활에서의 실천을 다짐해 본다.
유영석 회원
2005/04/01 00:00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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