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이 남북한에 던진 과제
2004/2004년 07월 :
2004/07/01 00:00
주한미군 감축이 가져올 한반도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요구되는 남북한의 역할은 무엇인가 편집자 주
지금 한반도의 군사정세는 가히 코페르니쿠스적인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59년 동안 수도 서울의 심장부인 용산 땅을 점령했던 미군이 평택과 오산으로 기지를 이전하고 주력부대인 미 2사단이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데 이어, 미국은 2005년 말까지는 1만2500여 명의 미 지상군을 감축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미군기지 이전과 미군감축을 두고 안보공백론과 자주외교론 사이에 뜨거운 책임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여론은 미군 재배치 및 감축이 미국의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2002년 말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광화문 촛불시위로 불거진 반미감정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안보공백 내지 북한위협 등 국가위기론으로 몰아 가고 있다. 아울러 시민단체가 반미감정의 원인을 제공했고, 한국외교팀의 협상미숙과 참여정부의 한미동맹관리의 실책이 위기를 심화시키기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은 미국 세계전략의 일환
그러나 미군 재배치 및 감축은 1990년 초부터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와 자국 국익에 대한 고려에 따라 취해진 불가피한 조치로, 우리가 감축을 만류한다고 해서 계속 잔류할 미군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의 책임 있는 당국자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바다. 그러므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사고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전략적으로 이 문제를 현명하게 대비해야 한다.
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에 따른 미군 재배치와 감축은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민감한 사항이므로, 미일안보조약과 독일보충협정처럼 반드시 우리정부와 사전협의 하도록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제도적 통제장치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이 다급한 이라크 상황 때문에 2사단 1개 여단 3000명의 병력을 차출할 수밖에 없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주둔국인 한국정부에 최소한 사전 통고 및 사전 협의를 하도록 하는 제도적 통제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일방적 대미의존 관계 벗어나는 기회
1953년 당시의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는 초기 미군주둔의 가장 큰 목적을 대북한 억지기능으로 상정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발전된 상황에서 미군의 역할은 대북 억지보다는 동북아 지역군대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미국 스스로도 예산절감 차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에서도 지상군을 줄이고 해공군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미군재배치와 감축이라는 일시적 충격과 안보불안심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한미군사간의 지나친 의존관계에 영구히 안주하려는 보수적 견해는 이제 재고돼야 한다. 또 핵문제, 이라크전 그리고 북미관계에서 미국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로 볼 때 미국이 반드시 한국의 평화와 통일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와 같은 지나친 대미 의존적 군사관계는 한국이 한반도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바람직한 통일을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는 바로 기회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감축, 그리고 6.15 이후 급변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발전은 우리가 미국의 안보우산에서 점차 벗어나 좀더 독자적으로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독립주권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군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이 땅에 영구 주둔해서도 안 되고 주둔할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향후 있을 미군의 철수를 대비해 자주국방과 한국군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한 논의에 불을 당길 때가 바로 지금이다.
물론 그 동안 북한이 서해교전이나 간첩선 남파, 합의사항의 파기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경직된 남북 협상태도에도 문제가 많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점들을 인내하는 것은 북한이 옳아서가 아니라 이 땅에 전쟁 재발을 방지하고 평화를 정착하기 위함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한편으로 북한의 비합리적인 행태를 인내하면서 북한을 설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보수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일관된 포용정책과 6.15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의 판단이 옳았음이 결과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의 여러 분야에서 과거의 명분론보다는 실용주의의 노선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그 구체적 증거가 개성공단개방, 경의선.동해선의 개통 등 남북간의 인적.물적 교류협력 증진과 정치.군사 분야에서의 화해 및 신뢰의 진전이다. 바로 며칠 전인 6월 12일 제1차 남북장성급회담 실무회담접촉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의 무력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MDL)일대의 선전수단제거에 관한 구체적 이행방안의 최종 합의가 그 예다.
한반도 평화는 미국이 아닌 남북한의 힘으로
따라서 현재 변화된 한반도 주변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첫째, 어떠한 국내외적 저항이 있더라도 남북관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북한이 안심하고 자신 있게 개혁 개방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미군재배치와 감축이라는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에 발맞춰 남북한은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사실상 종결하고,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남북관계의 기본축으로 만들겠다는 ‘남북평화공동선언’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남북한은 이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여 남북한 민족공동이익을 위한 기본원칙을 현명하게 조율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정세 속에서 한미간에 기존 우호관계를 다시금 돈독히 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남북간 상호 정치.군사적 신뢰를 통해 평화분위기를 한반도에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일이다. 그동안 남북쌍방은 오래 전부터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을 통한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내심 갈망해 왔지만, 대화채널의 부재에 따른 왜곡된 정보 때문에 상호 불신만 키워온 측면이 있다. 남북간 신뢰구축은 이 불신을 제거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한미관계와 국제외교에서 큰 협상력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지금 한반도의 군사정세는 가히 코페르니쿠스적인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59년 동안 수도 서울의 심장부인 용산 땅을 점령했던 미군이 평택과 오산으로 기지를 이전하고 주력부대인 미 2사단이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데 이어, 미국은 2005년 말까지는 1만2500여 명의 미 지상군을 감축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미군기지 이전과 미군감축을 두고 안보공백론과 자주외교론 사이에 뜨거운 책임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보수여론은 미군 재배치 및 감축이 미국의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2002년 말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광화문 촛불시위로 불거진 반미감정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안보공백 내지 북한위협 등 국가위기론으로 몰아 가고 있다. 아울러 시민단체가 반미감정의 원인을 제공했고, 한국외교팀의 협상미숙과 참여정부의 한미동맹관리의 실책이 위기를 심화시키기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은 미국 세계전략의 일환
그러나 미군 재배치 및 감축은 1990년 초부터 미국의 세계전략 변화와 자국 국익에 대한 고려에 따라 취해진 불가피한 조치로, 우리가 감축을 만류한다고 해서 계속 잔류할 미군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의 책임 있는 당국자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바다. 그러므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사고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전략적으로 이 문제를 현명하게 대비해야 한다.
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에 따른 미군 재배치와 감축은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민감한 사항이므로, 미일안보조약과 독일보충협정처럼 반드시 우리정부와 사전협의 하도록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제도적 통제장치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이 다급한 이라크 상황 때문에 2사단 1개 여단 3000명의 병력을 차출할 수밖에 없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주둔국인 한국정부에 최소한 사전 통고 및 사전 협의를 하도록 하는 제도적 통제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일방적 대미의존 관계 벗어나는 기회
1953년 당시의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는 초기 미군주둔의 가장 큰 목적을 대북한 억지기능으로 상정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발전된 상황에서 미군의 역할은 대북 억지보다는 동북아 지역군대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미국 스스로도 예산절감 차원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에서도 지상군을 줄이고 해공군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미군재배치와 감축이라는 일시적 충격과 안보불안심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한미군사간의 지나친 의존관계에 영구히 안주하려는 보수적 견해는 이제 재고돼야 한다. 또 핵문제, 이라크전 그리고 북미관계에서 미국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로 볼 때 미국이 반드시 한국의 평화와 통일을 원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와 같은 지나친 대미 의존적 군사관계는 한국이 한반도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바람직한 통일을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는 바로 기회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감축, 그리고 6.15 이후 급변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발전은 우리가 미국의 안보우산에서 점차 벗어나 좀더 독자적으로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독립주권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군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이 땅에 영구 주둔해서도 안 되고 주둔할 수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향후 있을 미군의 철수를 대비해 자주국방과 한국군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한 논의에 불을 당길 때가 바로 지금이다.
물론 그 동안 북한이 서해교전이나 간첩선 남파, 합의사항의 파기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경직된 남북 협상태도에도 문제가 많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점들을 인내하는 것은 북한이 옳아서가 아니라 이 땅에 전쟁 재발을 방지하고 평화를 정착하기 위함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한편으로 북한의 비합리적인 행태를 인내하면서 북한을 설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보수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일관된 포용정책과 6.15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의 판단이 옳았음이 결과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의 여러 분야에서 과거의 명분론보다는 실용주의의 노선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그 구체적 증거가 개성공단개방, 경의선.동해선의 개통 등 남북간의 인적.물적 교류협력 증진과 정치.군사 분야에서의 화해 및 신뢰의 진전이다. 바로 며칠 전인 6월 12일 제1차 남북장성급회담 실무회담접촉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의 무력충돌방지와 군사분계선(MDL)일대의 선전수단제거에 관한 구체적 이행방안의 최종 합의가 그 예다.
한반도 평화는 미국이 아닌 남북한의 힘으로
따라서 현재 변화된 한반도 주변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첫째, 어떠한 국내외적 저항이 있더라도 남북관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북한이 안심하고 자신 있게 개혁 개방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둘째, 미군재배치와 감축이라는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에 발맞춰 남북한은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사실상 종결하고,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남북관계의 기본축으로 만들겠다는 ‘남북평화공동선언’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남북한은 이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여 남북한 민족공동이익을 위한 기본원칙을 현명하게 조율해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정세 속에서 한미간에 기존 우호관계를 다시금 돈독히 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남북간 상호 정치.군사적 신뢰를 통해 평화분위기를 한반도에 적극적으로 조성하는 일이다. 그동안 남북쌍방은 오래 전부터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축을 통한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내심 갈망해 왔지만, 대화채널의 부재에 따른 왜곡된 정보 때문에 상호 불신만 키워온 측면이 있다. 남북간 신뢰구축은 이 불신을 제거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한미관계와 국제외교에서 큰 협상력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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