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중심의 전력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
2004/2004년 07월 :
2004/07/01 00:00
‘전력정책 시민합의회의’의 출범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15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1990년 안면도, 1994년 굴업도 그리고 작년의 부안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의 방폐장 부지 발표는 곧 지역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이어졌다. 처분장 부지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격렬한 저항은 기본적으로 결정 과정의 폐쇄성에서 기인한다. 건설 계획에서부터 발표까지 전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사전에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또한 지역주민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도 철저히 봉쇄된 채 진행되었다. 최근 정부는 폐기장 부지 선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주민투표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주민투표를 통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만으로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힘든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처분장 건설 과정을 둘러싼 격렬한 갈등의 이면에는 국가 전력 정책에 대한 원자력 발전의 지속여부에 대한 상이한 관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 의견수렴과 같은 절차적 정당성 확보뿐만 아니라 전력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특히 전력정책과 같이 국가적으로 중요하고 파급력이 큰 사안을 결정할 때는 신중하고 다양한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일부 이해 당사자나 전문가들만의 참여나 단순한 설문 조사와 같은 선호 취합적 방법으로는 정책결정의 ‘정당성’과 ‘효과성’을 달성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전문가들과 상호학습 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합적 방식의 시민참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시민합의회의’는 일반 시민들이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유력한 방법 중의 하나로 ‘ 보통 시민들이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질의하고 대답을 청취한 후, 시민패널 내부의 의견을 통일하여 최종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발표’하는 모델이다. 1997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이래 이미 세계적으로 약 50건 이상이 진행되었고 국내에서도 지난 1998년과 1999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주관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 있다.
전력정책 시민합의회의는 우리나라 전력정책의 주요 쟁점에 대한 사회적 합의뿐만 아니라 관련 사안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증진 시키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원자력과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고 있고 균형 잡힌 정보도 제공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전공과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함으로써 관련 사안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이 과정을 통해 사회적 논쟁도 자연스럽게 발생함으로써 토론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도 각 정책에 대한 장단점과 사회적 영향 등을 능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런 방식은 기존의 일방적 홍보에서 벗어난 진일보한 사회적 학습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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