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휴대전화기,생활필수품일까? 아닐까?
2004/2004년 08월 :
2004/08/01 00:00
2005년도 최저생계비 설정의 쟁점과 과제
2004년도 4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105만5090원이고, 1인 가구는 36만8226원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최저생계비는 ‘국민이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최소한의 비용’이다(제2조). 최저생계비는 매 5년마다 계측조사를 실시하도록 되어 있고, 비계측년도의 최저생계비를 결정할 때는 국민의 소득.지출수준과 수급권자의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도록 되어 있으며,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1999년도에 처음 계측조사가 실시된 후 5년이 지나 올 2004년이 다시 실제 계측을 하여 최저생계비를 결정하는 해이다.
최저생계비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을 위한 소득기준이자 급여기준이다. 다시 말해서 수급신청자의 소득평가액이 최저생계비보다 1원이라도 많으면 기초보장 수급자로 선정될 수 없고, 수급자로 선정되면 최저생계비에 준하는 급여를 받게 된다. 이렇듯 최저생계비는 저소득층의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빈곤정책과 사회복지정책 집행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최저생계비와 일반가구 표준생계비 간 격차 커져
2004년도 최저생계비는 1999년도 최저생계비에 물가상승률 외에는 거의 반영하지 않은 금액이다. 정부와 일부 학자들은 현행 최저생계비가 “최저임금, 국민연금 수급액, 실업급여 등과 비교할 때 그 수준이 높은 편”이라며 “최저생계비 결정 시 납세자인 일반국민의 수용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높게 설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물가상승률은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이며, 추정방법이 간명하여 국민들의 이해·설득이 쉽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물가상승률 방식의 타당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물가상승률만을 적용해서 조정하는 방식은 일반 가구 생활수준과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한다. 또 소득이나 기호의 변화 및 기술의 발전에 따르는 변화, 즉 필수품의 내용 및 질적 수준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 예를 들면 5년 전만 해도 생활필수품이라고 말하기 곤란했던 컴퓨터와 휴대 전화기가 이제는 이미 필수품이 되었거나 필수품화 되어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물가만 반영하는 경우 이러한 비용을 추가하지 못한다. 따라서 최저생계비에는 반드시 일반가구의 생활상의 변화가 반영되어야 한다.
1999년도 4인 가구 최저생계비 90만1357원은 당시의 4인가구 전 가구 가계지출의 48.7%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지만 2004년의 최저생계비는 38.1%에 불과하다.(표1) 이렇듯 1999년도의 최저생계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동안의 조정 과정 속에서 지나치게 낮은 상승률을 반영함으로서 최저생계비의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만들었고 일반가구 생활수준과의 격차를 더 확대했다.
현재의 최저생계비는 지역별 물가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단일한 기준을 사용하며 그 기준은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표준가구의 생계비에 근거한다. 따라서 지역별 물가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1999년 보건사회연구원의 최저생계비 계측 결과 대도시의 최저생계비는 중소도시의 106%정도 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의 최저생계비는 중소도시의 133.1%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도시 최저생계비를 전국적으로 단일하게 적용함으로서 대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에게 상당히 불리한 결과를 낳고 있다. 2003년 3월 기준으로 전국의 기초보장 수급율은 2.79%에 달하는데, 서울시의 수급율은 1.56%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서울시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저소득층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점을 추론할 수 있다.
최저생계비의 가구유형별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는 점도 심각하다. 별도의 생계비용이 필요한 장애인이나 학생, 아동, 환자 등이 있는 가구는 그렇치 않은 가구보다 생계비가 더 많이 든다.
참고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2000년), 장애로 인한 추가 소요비용이 신장장애인의 경우 38만 원, 발달장애 34만 원, 정신지체 22만 원, 뇌병변 장애 20만 원, 의료비가 8만 원, 교통비로서 3만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비용이 최저생계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대빈곤개념으로 전환 필요
최저생계비는 전국 어디에서 살건, 가구 구성이 어떻거나 간에 말 그대로 최소한의 건강과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별 물가 차이와 가구유형별 생계비의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실 계측을 하지 않는 연도의 결정방식은 계측치와 비교하여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수준의 문제점과 비계측년도의 조정방식의 쟁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은 주요 외국과 같이 상대빈곤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위소득, 평균소득, 전가구 가계지출, 혹은 소비지출의 몇 %로 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최저생계비 수준이 일반가구 생계비의 2/3수준을 계속 유지하는 수준균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최저생계비 결정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구성과도 무관치 않다. 최저생계비를 심의 의결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공익위원 혹은 전문가 참여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대부분 정부측의 의도대로 결정된게 현실이다. 다행히 금년 3월 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중생보위 민간위원의 수가 늘어난 건 고무적이다. 2005년도 최저생계비는 지금까지 나타난 문제를 극복하여 서민들이 최소한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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