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의 실질적 보상이 노동 선호도 바꿀수 있다
2005/2005년 05월 :
2005/05/01 00:00
<한겨레>에서 있으면서 ‘민주적 기업에 착취는 존재하는가’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경제적인 측면(이를테면 임금은 노동력 재생산비)에서만 규정한다면, 착취는 민주적 기업에서도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씨줄과 날줄처럼 서로 얽힌 분업으로 표출되는 ‘결합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사회적 생산물을 처분하는 민주적 결정절차가 어떤 기업에 있다면, 비록 임금이 일정한 노동력 재생산비에 밑돌더라도 그 기업에 착취는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상념이다.
IMF이후, 비슷한 고민이 또 하나 생겼다. ‘가사노동은 사회화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다. 이 물음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은 ‘그런 건 아니다’는 것이다. 가사노동의 사회화는 달리 말해 가사노동 영역이 상품-화폐 영역에 편입된다는 것인데 이게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서다. ‘가사세계의 식민화’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가사노동은 ‘노동력 재생산’과 이를 통한 ‘사회 재생산’의 근원을 이룬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가사노동을 화폐 가치로 기꺼이 인정한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 1970년대 ‘산업역군’ 운운처럼 그저 발림말일 뿐이었다.
지난 1999년 처음으로 통계청이 실시한 ‘생활시간조사’(5년 단위 조사)를 보면,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21분이다. 20살 이상 여성만을 보면, 3시간58분이다. 일본(96년)의 경우 4시간3분으로 우리보다 높았고, 미국(92년 9월~94년 10월 2년 평균치) 3시간12분, 핀란드(1987년 평균치) 3시간37분 등이다(<표1>참조). 반면, 20살 이상 남성의 가사노동은 일본 28분, 한국 32분, 미국 1시간50분, 핀란드 1시간57분 등이다.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한참을 뒤진다(<표2> 참조).
그렇다면, 이런 가사노동을 화폐 가치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여성부가 <2002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를 이용해 계산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무보수 가사노동의 총부가가치는 143조~169조원(99년 국내총생산의 30~35.4%)에 이른다. 이런 엄청난 부가가치가 화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무보수 가사노동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주류경제학의 용어를 빌리면) ‘외부경제’를 상징한다.
개인적으론, 이 엄청난 외부경제를 최대한 내부화시키는 것이 가사노동의 사회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이를테면, 자녀를 둔 남녀 모두에게 적어도 1년 이상의 유급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는 정부가 대주면 된다.
그래도, 물음은 남는다. 가사노동의 사회화에 부정적이라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확대’도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즉답을 피하면 발상의 전환이 나올 수도 있다. ‘수입노동보다는 ‘참여 및 봉사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전업주부가 되려는 여성이 늘어나고, 그런 전업주부가 되려는 남성도 늘어나는 게 단지 허황한 꿈만은 아닐 것 같아서다. 문제의 핵심은 그 수행주체가 누구이든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지 않을까.
<표1> 하루 가사노동시간의 20살 이상 남녀별 국제비교
남 여
한 국 32분 238분
일 본 28분 43분
미 국 110분 192분
핀란드 117분 217분
*자료 : 한국 통계청, 일본 총무청 통계국, 미국 환경보호국(EPA), 핀란드 통계청
*전국 1만7천 가구 10살 이상 4만2973명 대상
<표2> 20살 이상 한국 남녀의 생활시간 구성
남 여
개인유지(수면 및 식사 등) 10시간19분 10시간17분
수입노동(일 관련 학습 포함) 5시간56분 3시간28분
가사노동(청소, 식사준비, 가족 돌보기 등) 32분 3시간58분
참여 및 봉사활동 4분 3분
교제 및 여가활동(학습, 독서 등) 5시간10분 4시간42분
이동(출퇴근 등) 1시간50분 1시간22분
기 타 7분 10분
계 24시간 24시간
*자료 : 통계청 <1999 생활시간조사>에서 재구성
IMF이후, 비슷한 고민이 또 하나 생겼다. ‘가사노동은 사회화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다. 이 물음에 대한 잠정적인 결론은 ‘그런 건 아니다’는 것이다. 가사노동의 사회화는 달리 말해 가사노동 영역이 상품-화폐 영역에 편입된다는 것인데 이게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해 확신하지 못해서다. ‘가사세계의 식민화’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가사노동은 ‘노동력 재생산’과 이를 통한 ‘사회 재생산’의 근원을 이룬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가사노동을 화폐 가치로 기꺼이 인정한 자본주의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 1970년대 ‘산업역군’ 운운처럼 그저 발림말일 뿐이었다.
지난 1999년 처음으로 통계청이 실시한 ‘생활시간조사’(5년 단위 조사)를 보면,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21분이다. 20살 이상 여성만을 보면, 3시간58분이다. 일본(96년)의 경우 4시간3분으로 우리보다 높았고, 미국(92년 9월~94년 10월 2년 평균치) 3시간12분, 핀란드(1987년 평균치) 3시간37분 등이다(<표1>참조). 반면, 20살 이상 남성의 가사노동은 일본 28분, 한국 32분, 미국 1시간50분, 핀란드 1시간57분 등이다. ‘가사노동의 민주적 분담’이라는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은 한참을 뒤진다(<표2> 참조).
그렇다면, 이런 가사노동을 화폐 가치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 여성부가 <2002년 통계청 생활시간조사>를 이용해 계산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무보수 가사노동의 총부가가치는 143조~169조원(99년 국내총생산의 30~35.4%)에 이른다. 이런 엄청난 부가가치가 화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무보수 가사노동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주류경제학의 용어를 빌리면) ‘외부경제’를 상징한다.
개인적으론, 이 엄청난 외부경제를 최대한 내부화시키는 것이 가사노동의 사회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이를테면, 자녀를 둔 남녀 모두에게 적어도 1년 이상의 유급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는 정부가 대주면 된다.
그래도, 물음은 남는다. 가사노동의 사회화에 부정적이라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확대’도 부정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다. 즉답을 피하면 발상의 전환이 나올 수도 있다. ‘수입노동보다는 ‘참여 및 봉사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전업주부가 되려는 여성이 늘어나고, 그런 전업주부가 되려는 남성도 늘어나는 게 단지 허황한 꿈만은 아닐 것 같아서다. 문제의 핵심은 그 수행주체가 누구이든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지 않을까.
<표1> 하루 가사노동시간의 20살 이상 남녀별 국제비교
남 여
한 국 32분 238분
일 본 28분 43분
미 국 110분 192분
핀란드 117분 217분
*자료 : 한국 통계청, 일본 총무청 통계국, 미국 환경보호국(EPA), 핀란드 통계청
*전국 1만7천 가구 10살 이상 4만2973명 대상
<표2> 20살 이상 한국 남녀의 생활시간 구성
남 여
개인유지(수면 및 식사 등) 10시간19분 10시간17분
수입노동(일 관련 학습 포함) 5시간56분 3시간28분
가사노동(청소, 식사준비, 가족 돌보기 등) 32분 3시간58분
참여 및 봉사활동 4분 3분
교제 및 여가활동(학습, 독서 등) 5시간10분 4시간42분
이동(출퇴근 등) 1시간50분 1시간22분
기 타 7분 10분
계 24시간 24시간
*자료 : 통계청 <1999 생활시간조사>에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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