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략전쟁과 점령에 옹호하는 한국군 파병은 헌법 위반행위


조영길 국방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질의 답변과정에서 '이라크전 정보가 잘못되었다는 미국 상원의 보고서가 한국군 파병의 재검토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의 파병은 한미동맹과 국익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발언들이 아니다.

우선 조 장관의 인식과 발언대로라면 한국정부가 침략전쟁에 동참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이 없게 된다. 물론 이는 위헌적 발언이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침략전쟁논란을 조금만 살펴보자.

작년 3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전을 감행할 때 유엔을 비롯한 대다수의 국제사회는 이번 전쟁을 반대했다. 그리고 이번 전쟁은 석유자원확보와 중동지역에서의 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침략전쟁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중론이었다. 이런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 보유와 테러조직과의 연계성과 관련해서 자신들이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채 전쟁을 감행했다. 물론 구체적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나서 미국과 영국 내에서 그 정보가 잘못되었다고 시인했다. 문제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전쟁에서 보여준 과정대로 한다면 어떤 강대국도 다른 약소국들을 얼마든지 침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정보를 그럴듯하게 조작해서, 우선 전쟁부터 시작하고, 그리고 전쟁에서 이기고 나면 단지 정보가 잘못 됐다고만 변명하면 된다.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조금의 비난은 있겠지만, 최소한 추악한 침략전쟁의 당사자라는 비난은 얼마든지 피할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임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은 검토요인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방장관은 헌법에서 금하고 있는 침략전쟁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할 때 이 전쟁은 침략전쟁이라 밝힐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더 심각한 문제는 조 장관이 잘 몰라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는 이어 우리의 파병은 한미동맹과 국익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전쟁이 옳고 그르고는 관심이 없고, 우리의 이익을 위해 파병하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렇다면 국방부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은 애시당초 관심이 없었던 사안이었는지 모른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1만 명의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이 죽었다고 한다. 그리고 추악한 포로학대 사건으로 아랍은 물론 전 세계인을 경악케 했다. 잘못된 정보가 빚은 결과치고는 너무 참혹하다. 정말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다면 당장이라도 미군의 철군을 주장해야 할 마당에 한미동맹을 위해 파병을 한다는 것이다. 국방장관은 자신의 발언을 이라크인들 앞에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국방부가 평화재건에 관심이 없다는 의혹을 받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파병의 법적 근거가 되는 추가파병동의안에는 단 한 차례도 이라크라는 단어가 언급되어 있지 않은 채, 한미동맹만을 위한 파병임을 명시해 놓고 있다. 파병부대의 구성만 놓고 봐도 이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기존의 서희·제마부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특전사와 해병대 등의 중무장 부대 일색이다. 파병논란을 떠나서 그간 국방부의 주장은 국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씁쓸한 따름이다.

지난 1년 간의 파병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는 국방부는 헌법과 국민 위에 한미동맹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었다. 심지어 어느 나라 국방부냐는 비난도 제기되곤 했다. 이런 국방부를 믿고 3600명의 우리의 젊은 장병을 어떻게 이라크로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파병을 필히 막아야만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지 않을까.

권상훈 참여연대 정책실 간사
2004/08/01 00:00 2004/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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