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북미관계
2005/2005년 06월 :
2005/06/01 00:00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던 북미관계에 최근 새로운 물꼬가 트일 듯 싶다. 최근 미측이 북의 유엔대 표부를 접촉 북이 6자회담에 복귀시 북미간 양자협상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만일 북미관계가 새로운 대화의 국면으로 접어들어, 6·15를 맞아 남북대화 역시 새로운 단계로 올라선다면 사실 우리로서도 마다할 아무런 이유도 없고, 또 어떤 측면에서는 그러해야만 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북미관계의 진도는 어떠하고 또 북핵위기를 풀기 위한 6자회담과 그를 둘러싼 한반도정세의 전망은 어떠한가.
이를 위해선 우선 북핵위기라는 쟁점을 둘러싼 6국 특히 그 가운데 미, 중, 일의 이해관계부터 따져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어떤 점에서 북핵문제는 당분간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 편에 서있다. 이를 위해 북핵문제를 둘러싼 관련 당사국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평가해 내는 일이 중요하다.
“북핵문제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미국 네오콘과 일본 (극)우파”
첫째, 미국을 보자면 사실 북핵문제를 통해 가장 큰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긴 측이다. 그 가운데 네오콘이 최대의 수혜집단임은 가히 불문가지라 하겠다. 네오콘의 경우 특히 9·11이후 세계질서에 있어 대테러전쟁을 주축으로, 북핵 및 미사일문제를 보조축으로 삼아 이를 정치쟁점화 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한때 미국내정치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상의 헤게모니 장악에 성공했다. 그런 점에서 북핵문제는 미국내 정치적으로, 또한 대 아시아 전략상으로도 어떤 필요악과 같다. 북핵을 통해 거둬들일 정치적 수입이 ‘짭짭할 경우’, ‘악의적 방치’에서 ‘선제공격설’ 2개의 양단간 전략적 옵션을 놓고 시기와 조건에 맞게 하나씩 빼드는 공학적 접근이 미국으로서는 훨씬 유리하다. 북한과의 갈등해소가 아니라 긴장유지를 통해 미 국익이 극대화된다면 만에 하나 북핵문제가 가닥이 잡히더라도 이번에는 북한인권문제를 걸고 넘어질 것이 분명하다는 말이다. 해결가능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문제 그 자체로부터의 파생이익이, 문제의 해결로부터 기대되는 가상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시 2기에 들어와 미 네오콘의 수장격인 울포위츠가 부통령 체니의 후견에 힘입어 세계은행 총재로, 유엔길들이기를 위해 국무성에 박혀있던 또 한명의 대표적 네오콘 볼턴이 유엔대사로 호출되는 등, 외교정책 결정라인의 변화가 목격된다. 콘돌리자 라이스의 접근방법이 좀 더 ‘고전적’ 외교의 문법을 따를 것이 예상되지만, 일단 미국의 패권주의에 어떤 본질적인 변화가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대적’ 온건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6자회담은 그 자체로 전통적인 외교적 접근이라 할 만하다. 다시 말해 조금이라도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국을 불러모아서, 전략적 타겟인 북한을 이 틀안에서 고립시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의도였고, 그런 측면에서 6자틀 자체가 미국 외교의 승리라 할만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북의 경우 2차 당사자에 불과한 중, 일, 러까지 줄세워 자신을 압박하는 것을 우려했겠지만, 이 틀내 북미 직접협상이 가능하다는 신호가 있을 때 이를 활용하기 위해 협상테이블로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조건이 충족 되지 않을 경우 북으로서는 6자틀을 지속해야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 북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관건적 이해인 체제보장과 이로부터 파생되는 전술적 단계 예컨대 정전협정, 주한미군, 대북봉쇄 해제, 북미 국교정상화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경제적인’ 방안은 뭐라고 해도 핵보유라고 할 때, 이를 상쇄할 만한 ‘경제적인’ 대가 없이 북이 이 노선을 포기하기는 마찬가지로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대중정책은 매우 복합적이다. 부시행정부의 그것은 큰 틀에서 볼 때 정치, 군사적 차원에서는 역내 ‘라이벌’인 중국을 견제하고 경제적 차원에서는 개방유도라는 얼핏 모순적인 접근처럼 보인다. 그리고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국 전략은 일종의 ‘이이제이’책이라 할 만하다. 즉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대북압박의 선봉에 서서 북핵을 좌절시키는 것이 가장 최상의 옵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미,일의 대륙진출을 저지할 방어선으로서 북한은 전략적으로 여전히 ‘필요하다’. 중국에게 상위의 우선순위를 가진 사안은 북핵보다는 차라리 대만문제이다. 다시 말해 미국이 대만을 고리로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북핵문제 자체보다 더 심각한 사안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 일 동맹군이 대만문제에 집중해서 중국을 압박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미국의 전력이 대만과 북한, 즉 2개의 전선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이 중국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북이 실질적 핵보유국이 되어 자신을 위협하고, 나아가 일본, 남한, 대만을 포함 역내 핵도미노가 일어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핵이 어느 정도 자신이 통제가능한 범위에 있고, 북한이 계속적으로 자신의 항미(抗美)방 어막 역할을 지속하며 6자틀로 부가적으로 조성된 역내 발언권을 향유하는 것이 될 것이다. 중국 역시 북핵문제 자체의 해결보다, 상황 동결을 더 선호할 수 있다.
셋째, 부시행정부의 대북 드라이브가 가져다 준 상황에 기생해 만만챦은 파생이득을 챙긴 세력으로 일본, 특히 방위성과 정치권내 일본의 (극)우파를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친일성향인 미 네오콘과 정치적 동맹관계인 이들의 경우, 일본 정치권 내에서도 고이즈미류의 아시아주의자와는 다른 ‘일미동맹파’라는 새로운 경향을 이루고 있다. 이들의 군확(軍擴)노선과 팽창주의를 위해 북핵 문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정치적 토양이다. 심지어 여기에 부시정부내 네오콘의 지원은 이들을 고무시키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덧붙여 향후 일본의 교과서 검정기간에 맞추어 4년마다 되풀이 될 교과서문제를 비롯, 독도, 조어도, 북방4도 등 영토문제를 통한 ‘노이지(noisy) 캠페인’ 과 같이 있을 수 있는 모든 쟁점의 의제화만으로도 일본 (극)우파는 상당한 실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보자면 이들에게 북핵문제의 ‘해결’은 정치적으로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으며, 문제의 ‘악화’ 내지 최소의 유지가 훨씬 소망스러운 상태일지 모른다.
북핵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의 ‘지속’원하는 미-일-중
현재의 조건에서 보자면 적어도 남한을 제외하고 6자틀 내에서 북핵문제의 ‘해결’보다 오히려 문제의 지속을 통한 관련 당사국의 기대이익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핵문제가 국제문제이기도 하지만, 관련국의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긴밀히 맞물려있는 고도의 정치적 게임이기도 한 탓이다. 그렇지만 북핵문제의 본질이 북미관계에 있기에 남한은 사실 이 관계의 종속 변수일 수 밖에 없다는 게 게임의 법칙이다. 이 긴장관계에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비용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매우 불편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6자틀 내에서 자신의 지분을 부단히 요구하고, 높여야만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조급함으로 인해 생길 비용의 과다지출을 경계하면서, 계획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버티기’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실외교에 있어서는 조급한 묘수풀이 보다 ‘버티기’가 훨씬 안전하고 ‘경제적’일수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이를 위해선 우선 북핵위기라는 쟁점을 둘러싼 6국 특히 그 가운데 미, 중, 일의 이해관계부터 따져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어떤 점에서 북핵문제는 당분간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 편에 서있다. 이를 위해 북핵문제를 둘러싼 관련 당사국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평가해 내는 일이 중요하다.
“북핵문제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미국 네오콘과 일본 (극)우파”
첫째, 미국을 보자면 사실 북핵문제를 통해 가장 큰 정치적 반사이익을 챙긴 측이다. 그 가운데 네오콘이 최대의 수혜집단임은 가히 불문가지라 하겠다. 네오콘의 경우 특히 9·11이후 세계질서에 있어 대테러전쟁을 주축으로, 북핵 및 미사일문제를 보조축으로 삼아 이를 정치쟁점화 해내는 데 성공함으로써, 한때 미국내정치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상의 헤게모니 장악에 성공했다. 그런 점에서 북핵문제는 미국내 정치적으로, 또한 대 아시아 전략상으로도 어떤 필요악과 같다. 북핵을 통해 거둬들일 정치적 수입이 ‘짭짭할 경우’, ‘악의적 방치’에서 ‘선제공격설’ 2개의 양단간 전략적 옵션을 놓고 시기와 조건에 맞게 하나씩 빼드는 공학적 접근이 미국으로서는 훨씬 유리하다. 북한과의 갈등해소가 아니라 긴장유지를 통해 미 국익이 극대화된다면 만에 하나 북핵문제가 가닥이 잡히더라도 이번에는 북한인권문제를 걸고 넘어질 것이 분명하다는 말이다. 해결가능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문제 그 자체로부터의 파생이익이, 문제의 해결로부터 기대되는 가상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시 2기에 들어와 미 네오콘의 수장격인 울포위츠가 부통령 체니의 후견에 힘입어 세계은행 총재로, 유엔길들이기를 위해 국무성에 박혀있던 또 한명의 대표적 네오콘 볼턴이 유엔대사로 호출되는 등, 외교정책 결정라인의 변화가 목격된다. 콘돌리자 라이스의 접근방법이 좀 더 ‘고전적’ 외교의 문법을 따를 것이 예상되지만, 일단 미국의 패권주의에 어떤 본질적인 변화가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상대적’ 온건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6자회담은 그 자체로 전통적인 외교적 접근이라 할 만하다. 다시 말해 조금이라도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국을 불러모아서, 전략적 타겟인 북한을 이 틀안에서 고립시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겠다는 의도였고, 그런 측면에서 6자틀 자체가 미국 외교의 승리라 할만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북의 경우 2차 당사자에 불과한 중, 일, 러까지 줄세워 자신을 압박하는 것을 우려했겠지만, 이 틀내 북미 직접협상이 가능하다는 신호가 있을 때 이를 활용하기 위해 협상테이블로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조건이 충족 되지 않을 경우 북으로서는 6자틀을 지속해야할 이유가 더 이상 없다. 북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관건적 이해인 체제보장과 이로부터 파생되는 전술적 단계 예컨대 정전협정, 주한미군, 대북봉쇄 해제, 북미 국교정상화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경제적인’ 방안은 뭐라고 해도 핵보유라고 할 때, 이를 상쇄할 만한 ‘경제적인’ 대가 없이 북이 이 노선을 포기하기는 마찬가지로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대중정책은 매우 복합적이다. 부시행정부의 그것은 큰 틀에서 볼 때 정치, 군사적 차원에서는 역내 ‘라이벌’인 중국을 견제하고 경제적 차원에서는 개방유도라는 얼핏 모순적인 접근처럼 보인다. 그리고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국 전략은 일종의 ‘이이제이’책이라 할 만하다. 즉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대북압박의 선봉에 서서 북핵을 좌절시키는 것이 가장 최상의 옵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 미,일의 대륙진출을 저지할 방어선으로서 북한은 전략적으로 여전히 ‘필요하다’. 중국에게 상위의 우선순위를 가진 사안은 북핵보다는 차라리 대만문제이다. 다시 말해 미국이 대만을 고리로 자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북핵문제 자체보다 더 심각한 사안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 일 동맹군이 대만문제에 집중해서 중국을 압박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미국의 전력이 대만과 북한, 즉 2개의 전선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이 중국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북이 실질적 핵보유국이 되어 자신을 위협하고, 나아가 일본, 남한, 대만을 포함 역내 핵도미노가 일어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핵이 어느 정도 자신이 통제가능한 범위에 있고, 북한이 계속적으로 자신의 항미(抗美)방 어막 역할을 지속하며 6자틀로 부가적으로 조성된 역내 발언권을 향유하는 것이 될 것이다. 중국 역시 북핵문제 자체의 해결보다, 상황 동결을 더 선호할 수 있다.
셋째, 부시행정부의 대북 드라이브가 가져다 준 상황에 기생해 만만챦은 파생이득을 챙긴 세력으로 일본, 특히 방위성과 정치권내 일본의 (극)우파를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친일성향인 미 네오콘과 정치적 동맹관계인 이들의 경우, 일본 정치권 내에서도 고이즈미류의 아시아주의자와는 다른 ‘일미동맹파’라는 새로운 경향을 이루고 있다. 이들의 군확(軍擴)노선과 팽창주의를 위해 북핵 문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정치적 토양이다. 심지어 여기에 부시정부내 네오콘의 지원은 이들을 고무시키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덧붙여 향후 일본의 교과서 검정기간에 맞추어 4년마다 되풀이 될 교과서문제를 비롯, 독도, 조어도, 북방4도 등 영토문제를 통한 ‘노이지(noisy) 캠페인’ 과 같이 있을 수 있는 모든 쟁점의 의제화만으로도 일본 (극)우파는 상당한 실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보자면 이들에게 북핵문제의 ‘해결’은 정치적으로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으며, 문제의 ‘악화’ 내지 최소의 유지가 훨씬 소망스러운 상태일지 모른다.
북핵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의 ‘지속’원하는 미-일-중
현재의 조건에서 보자면 적어도 남한을 제외하고 6자틀 내에서 북핵문제의 ‘해결’보다 오히려 문제의 지속을 통한 관련 당사국의 기대이익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핵문제가 국제문제이기도 하지만, 관련국의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와 긴밀히 맞물려있는 고도의 정치적 게임이기도 한 탓이다. 그렇지만 북핵문제의 본질이 북미관계에 있기에 남한은 사실 이 관계의 종속 변수일 수 밖에 없다는 게 게임의 법칙이다. 이 긴장관계에 우리가 지불하고 있는 비용 측면에서 보자면 이는 매우 불편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6자틀 내에서 자신의 지분을 부단히 요구하고, 높여야만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북핵문제와 관련해서는 조급함으로 인해 생길 비용의 과다지출을 경계하면서, 계획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버티기’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실외교에 있어서는 조급한 묘수풀이 보다 ‘버티기’가 훨씬 안전하고 ‘경제적’일수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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