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파병결정 시민의 힘으로 철회시키자
2003/2003년 11월 :
2003/11/01 00:00
올 초 봄바람과 함께 몰아친 파병을 둘러싼 갈등은 찬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파병논의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면과 맞물리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반대로, 정부는 유엔의 결의가 있은 직후 곧바로 파병결정을 내려버렸다.
바닥난 파병논리 드러난 기만논리 정부의 발 빠른 결정과는 달리, 파병과 관련된 국민적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도 파병과 관련된 구체적 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고, 설령 정부안이 통과하더라도 국회 동의과정에서 진통이 작지 않을 것이다. 우리보다 미리 파병을 결정한 터키가 유엔 결의안 통과 직후 파병 철회 의사를 밝힌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둔 현재의 복잡한 정치 지형을 고려한다면 한국군 파병 결정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맺을 지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파병논의에서 제시된 논리들은 1차 파병 때와는 사뭇 다르다. 1차 파병의 논란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제시했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와 ‘후세인 정권과 테러조직과의 연계성’ 등에 대해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었다 치더라도, 이제는 미국이 제시했던 명분이 거짓이라고 명백히 드러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의 파병은 미국이 저지른 침략 전쟁에 동참하는 것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고 있다. 우리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 이라크 국민을 상대로 전투병을 파병해야 하는 점은 파병 찬성론자들에게조차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익론’을 그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익론의 실체는 모호하기만 하다. 한승주 주미대사는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신용평가 회사들이 한국의 국제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미국의 증권가 관계자들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설령 그렇게 된다면 해당 신용평가회사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후 복구 사업에 일정 정도 지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관해서도, 얼마 전 한국 기업들이 사업 수주를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온 이라크 통신시장이 이미 미국 기업들에게 넘어간 것을 보면 그 실상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대로 파병으로 지불해야 할 대가는 너무나 크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주둔비용, 한국군의 사상자 발생 가능성, 한국의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인 중동지역에서 받게 될 반한감정 등이 우리에게 되돌려질 냉정한 현실이다.
유엔안보리이사국들의 이라크 결의안 통과와 한국정부의 파병 결정 후, 파병논의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파병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여론조사 결과도, 유엔 결의안 통과 후에는 상황이 역전되고 말았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도 우리 군의 성격은 평화유지군(PKO) 형식이 아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으로 참전하게 된다. 평화유지군이 유엔사무총장의 지휘를 받고 평화유지에만 그 활동을 국한하는 것에 비해, 미군의 지휘를 받는 다국적군은 게릴라 소탕작전까지도 벌여야 한다. 전쟁비용도 파병 국가가 직접 부담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는 단지 미·영 점령군에 편입되는 것에 불과하다. 옷만 바꿔 입고 미국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동참하는 것으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이라크 평화 = 우리의 평화, 시민이 지키자 정부의 파병 결정은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뿌리채 흔들어 버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여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지만, 실제로 시민사회단체와의 몇 차례 요식적인 면담 외에는 어떠한 국민여론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심지어는 정부가 이미 파병을 결정해 놓고, 유엔결의안 통과만 기다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상국민행동’ 대표단과 만나서도 파병에 따른 테러 위협과 경제적 이익 등의 경중을 따져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불과 몇 시간 후에 각 당 대표들에게 파병을 통보해 뒤통수를 쳤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마저 도외시한 파병 결정은 향후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상당한 손실을 가져올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각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의 파병요청이 있은 후 광범위한 파병반대 연대기구인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비상국민행동)’을 즉각 구성해, 정부 내 파병 찬성론자들과 미국의 압력에 맞서고 있다. 서명운동과 국민 대토론회 등 일반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다각적인 움직임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비상국민행동은 정부의 구체적 안이 정해지기 전에 ‘파병 결정 철회’를 더욱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도 시작되고 있다. 파병에 대한 개별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노라고 의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파병에 반대할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는 동시에 의원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파병 결정으로 한국은 무고한 이라크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닥쳤을 때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할 명분을 우리 스스로 차버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파병결정을 내린 지금 파병철회의 희망을 걸 곳은 시민사회의 정직한 목소리밖에 없다. ‘평화’를 위한 시민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바닥난 파병논리 드러난 기만논리 정부의 발 빠른 결정과는 달리, 파병과 관련된 국민적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내에서도 파병과 관련된 구체적 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고, 설령 정부안이 통과하더라도 국회 동의과정에서 진통이 작지 않을 것이다. 우리보다 미리 파병을 결정한 터키가 유엔 결의안 통과 직후 파병 철회 의사를 밝힌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둔 현재의 복잡한 정치 지형을 고려한다면 한국군 파병 결정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맺을 지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파병논의에서 제시된 논리들은 1차 파병 때와는 사뭇 다르다. 1차 파병의 논란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제시했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와 ‘후세인 정권과 테러조직과의 연계성’ 등에 대해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었다 치더라도, 이제는 미국이 제시했던 명분이 거짓이라고 명백히 드러난 상황이다. 따라서 한국의 파병은 미국이 저지른 침략 전쟁에 동참하는 것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고 있다. 우리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 이라크 국민을 상대로 전투병을 파병해야 하는 점은 파병 찬성론자들에게조차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익론’을 그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익론의 실체는 모호하기만 하다. 한승주 주미대사는 파병을 하지 않을 경우 신용평가 회사들이 한국의 국제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미국의 증권가 관계자들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설령 그렇게 된다면 해당 신용평가회사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후 복구 사업에 일정 정도 지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관해서도, 얼마 전 한국 기업들이 사업 수주를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온 이라크 통신시장이 이미 미국 기업들에게 넘어간 것을 보면 그 실상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대로 파병으로 지불해야 할 대가는 너무나 크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주둔비용, 한국군의 사상자 발생 가능성, 한국의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인 중동지역에서 받게 될 반한감정 등이 우리에게 되돌려질 냉정한 현실이다.
유엔안보리이사국들의 이라크 결의안 통과와 한국정부의 파병 결정 후, 파병논의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파병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여론조사 결과도, 유엔 결의안 통과 후에는 상황이 역전되고 말았다. 그러나 유엔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도 우리 군의 성격은 평화유지군(PKO) 형식이 아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으로 참전하게 된다. 평화유지군이 유엔사무총장의 지휘를 받고 평화유지에만 그 활동을 국한하는 것에 비해, 미군의 지휘를 받는 다국적군은 게릴라 소탕작전까지도 벌여야 한다. 전쟁비용도 파병 국가가 직접 부담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는 단지 미·영 점령군에 편입되는 것에 불과하다. 옷만 바꿔 입고 미국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동참하는 것으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이라크 평화 = 우리의 평화, 시민이 지키자 정부의 파병 결정은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뿌리채 흔들어 버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여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지만, 실제로 시민사회단체와의 몇 차례 요식적인 면담 외에는 어떠한 국민여론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심지어는 정부가 이미 파병을 결정해 놓고, 유엔결의안 통과만 기다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상국민행동’ 대표단과 만나서도 파병에 따른 테러 위협과 경제적 이익 등의 경중을 따져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불과 몇 시간 후에 각 당 대표들에게 파병을 통보해 뒤통수를 쳤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마저 도외시한 파병 결정은 향후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상당한 손실을 가져올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각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의 파병요청이 있은 후 광범위한 파병반대 연대기구인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이하 비상국민행동)’을 즉각 구성해, 정부 내 파병 찬성론자들과 미국의 압력에 맞서고 있다. 서명운동과 국민 대토론회 등 일반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다각적인 움직임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 비상국민행동은 정부의 구체적 안이 정해지기 전에 ‘파병 결정 철회’를 더욱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권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도 시작되고 있다. 파병에 대한 개별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노라고 의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지역별로도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파병에 반대할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는 동시에 의원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파병 결정으로 한국은 무고한 이라크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고,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닥쳤을 때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할 명분을 우리 스스로 차버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파병결정을 내린 지금 파병철회의 희망을 걸 곳은 시민사회의 정직한 목소리밖에 없다. ‘평화’를 위한 시민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