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세균

2006/2006년 03월 : 2006/03/01 00:00
물은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대상중 하나이다. 먹는 물, 생활용수, 농업 및 공업용수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면서 최종적으로 하수, 폐수 등으로 배출되거나 하천, 호소에 유입되어 바다로 배출된다. 산업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공공수역에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증가함에 따라, 물이 분변이나 병원성 미생물, 기생충, 바이러스, 원생동물 등으로 오염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요 발생원이 사람, 가축, 야생동물 등 동물의 분변에 의한 것이므로 모여 사는 사람들의 숫자가 증가할수록 자연증가된다.

물론 오폐수 처리시설에서 부분적으로 제거되고, 자연수계에서 희석되고 사멸되기는 하나 정도에는 한계가 있어 자연 환경수에는 거의 항상 일정 수준 분포되어 있다.

물과 전염병

정수처리의 기원은 수인성 전염병의 방지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정수처리와 관리기술의 발달, 위생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해 공공급수를 통한 수인성 질병은 크게 감소하고 있으나 공급수를 통한 수인성 질병 발병사례는 아직도 간간히 보고되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병원성 세균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반면, 1990년 들어서 지아디아와 크립토스포리디움이라는 원생동물에 의한 발병사례가 영국,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보고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 사례와 차이를 보인다.

국내에서도 최근 수돗물의 바이러스 검출논란을 계기로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미국과 유사한 수준의 <정수처리에 관한 기준>을 제정했다. 이 규정에서는 바이러스와 원생동물의 경우 농도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정수처리과정인 여과와 소독처리에 관한 과정을 엄격히 관리하는 ‘정수처리기준’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 이 정수처리기준은 정수처리 단계에서 소독제의 농도와 접촉시간을 통한 불활성화와 여과과정을 통해 바이러스 및 원생동물이 안전한 수준까지 제거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적용토록 하는 이유는, 물에서 관찰되는 바이러스 및 원생동물의 경우 다른 미생물이나 유해물질보다 분석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바이러스의 경우 분석시간에만 약 30일 정도 소요), 전문적인 분석기술과 시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모든 정수장에서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기 어렵다.

물속 미생물 기준

일반적으로 수질기준은 동물 및 임상시험, 역학조사 등에서 얻어진 수질환경 또는 건강 등에 대한 영향의 유무를 기초로 결정된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동물시험이나 생태계 영향 또는 임상조사와 같은 방법으로 얻어진다. 이 기준은 목적에 따라 먹는 물, 하천이나 호소수와 같은 자연 환경수 등, 다양한 수질매체별로 건강보호에 필요한 수질 기준치가 정해진다. 그러나 수질평가는 대개 BOD(물속에 사는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산소량)나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와 같은 유기물 오염도로 평가된다. 상대적으로 실제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생물학적 평가기준(총대장균군 등)은 유기물 오염도에 의한 수질평가 시 참고자료 정도로 등한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질매체에서의 미생물은 실제 우리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바이러스나 원생동물들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사람의 건강과 관련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중요성을 고려한 기준 설정이 요구된다.

그러나 병원성 미생물을 직접 상시 측정하는 것은 검사방법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검사비용이 많이 들며, 분석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기 때문에 비병원성이지만 분변오염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표미생물이 이용된다. 오래전부터 이러한 지표미생물의 역할을 수행해온 대표적인 항목은 ‘총대장균군’으로 우리나라 수질매체의 거의 모든 미생물 기준에 지표미생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총대장균군 검출방법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분변에서 유래하는 균뿐만 아니라, 환경에서 서식하는 균들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국에서는 분원성대장균군 이나 장구균 등과 같이 각 수질매체에 보다 특이성이 좋은 지표미생물을 채택하여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표미생물에 대해서는 그 도입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일반 세균이 먹는 물에서 수질기준이 된 배경은 1883년 독일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의 연구결과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흐는 일반세균수를 100 colony/mL이하로 낮추면 콜레라 등 전염병이 억제할 수 있고, 1,000 colony/mL이상이 되게 되면 콜레라 등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독일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일반세균의 수질기준을 100 colony/mL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돗물 등 먹는 물에서의 미생물기준에 일반세균을 100 CFU/mL로 규정했다. 그러나 먹는 물(수돗물)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고, 일반세균 분석방법으로 검출되어지는 미생물은 대부분이 환경 유래성의 미생물로 분원성(분변에 의한 것) 및 병원성(질병을 야기하는 것)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어 수질기준으로 적합지 않다는 많은 의견도 있으나, 배급수 계통에서 생물막에 의한 미생물의 재성장되는 정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미국 등 선진국의 먹는 물 기준에는 여전히 포함되어 있으므로 기준으로서의 필요성은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

물, 최종 급수관로의 관리와 대책 필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논란을 겪으면서, 2001년<수돗물 수질관리 강화 종합대책>의 수립, 2002년<정수처리에 관한 기준>제정 등 병원성 미생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적어도 이러한 대책에 따라 관리되고 있는 국내의 일정규모이상 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충분한 정수처리과정을 거치지 않는 소규모 정수장이나 병원성 미생물 오염으로부터 안전성이 확립되어있지 않은 지하수 등을 음용수로 사용하는 경우는 먹는 물로 사용하는 인구나 현 정수처리실태를 감안하여 별도의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보다 바람직한 것은 정수처리과정뿐만 아니라 취수원이 되는 원수와 정수된 물이 최종 공급되는 급수관로의 철저한 관리로서 종합적인 관리대책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김종민국립환경과학원 환경미생물과장
2006/03/01 00:00 200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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