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에도 삼순이가 있다. 얼마 전 전 국민을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드라마 속의 삼순이가 오동통하고 밉잖은 서른 살 처녀로 자아실현을 위해 몸과 마음을 던져 맹렬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 여성이라면, 참여연대의 삼순이 역시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갈 정도로 오동통하지만 이목구비는 드라마의 삼순이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뚜렷하다. 숱이 많은 머릿결과 갈매기 눈썹, 맑고 큰 눈, 얌전한 콧날과 고른 치아에 윤기 나는 피부까지, 인터뷰 내내 ‘아! 어디서 본 이 분위기가 누구더라’ 하면서 끙끙거렸는데 바로 탤런트 고두심 씨였다.

고향이 제주도이고 보름달 같이 둥근 얼굴에 순박하고 후덕해 보이는 인상도 똑같다. 그래서 결혼한 지 이제 두 달 된 신랑은 아침에도 보름달이 떴다고 놀린다고.

동물원 옆 미술관의 첫 데이트

신랑 이야기 좀 해 보랬더니 금세 얼굴이 환해진다. 결혼으로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고 표정이 밝아졌다면서, 신랑 생각만 해도 편안해진다고 샐샐 웃으며 연애담을 늘어놓았다.

“동물원 좋아하세요?”

처음 만난 사람이 그렇게 물어왔을 때 그녀는 가수 ‘동물원’을 연상하고 좋아한다고 대답했는데, 그 다음에 만났을 때 자신은 동물 중에서도 코끼리와 하마를 좋아한다면서 동물원에 가자고 하더란다. 그때서야 ‘앗차!’ 싶어서 동물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간접적 표현으로 “전 동물원 옆 미술관을 좋아해요”라고 말했단다.

결국 동물원 옆 미술관으로 간 첫 데이트 때 가방에 3개 한 묶음으로 파는 초코우유를 사들고 온 순박한 남자를 보면서 마음이 서서히 움직였단다.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멋쩍은 듯 웃었다. 왜냐하면 그녀가 참여연대에서 일하기를 꺼린 가장 큰 이유는 업무량이 많아 데이트 할 시간이 없어서 결혼을 못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는데 바로 그 업무로 찾아간 법률사무소에서 소개해 준 사람이 신랑이었다지 않은가.

이민아 간사와 참여연대의 인연은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회복지대학원에 다니면서 논문을 마치고 유학을 준비하는 동안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자원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 때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상근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안 했다고 한다. 다른 일을 하다가 어찌 어찌하여 2004년 상근자가 되었지만 일의 양도 만만치 않고,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것도 힘겨워 그만둘 생각도 했단다.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러다가 덜컥 몸이 아파 병가를 내고 쉬었는데 돌이켜보니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더란다. 그로 인해 자신의 일을 조절할 여유가 생겼다고. 이제 결혼까지 하고 보니, 얼마동안 근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근자로서의 나날이 마냥 의미 있고 보람 있게 여겨진다고.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물으니 상담전화에 친절히 응하고 난 후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라고 하였다. 인간적인 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단다. 국민연금 개혁을 논의한 조찬모임도 뿌듯하다고 했다. 작년 말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들이 십여 차례에 걸쳐 오전 7시면 어김없이 모여서 연금의 사각지대 해소 방안, 재정 해결 방안 등 연금 개혁 방향을 꾸준히 토론하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녀는 실업, 부도 등으로 연금을 내지 못하는 납부예외자들이 많아지지 않도록 경제가 좋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적절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금제도가 개선되어서 노후생활에 보탬이 되는 제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녀가 참여연대를 선택했던 것은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안에서만 문제를 보니까 시야가 좁아지는 경향이 있어 전체를 크게 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했다. 평간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사회적 가치가 잘 구현되고, 일의 접근성과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긴밀한 상호 소통을 강조하였다. 신랑과도 상호소통이 안 되면 부부싸움을 한단다.

싸움이라는 부적절한(?) 의사소통 방법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화해는 되도록 빨리, 못 이기는 척 넘어가는 전략으로 한다고.

이해숙 참여연대 회원
2006/03/01 00:00 200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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