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흙 살리기
2006/2006년 04월 :
2006/04/01 00:00
요즘 땅바닥에서 공기놀이 하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다. 딱딱한 아스팔트나 시멘트 바닥에서 공기놀이를 하다가는 금세 손에 피가 날 것이다. 흙보다는 플라스틱 레고를 갖고 노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더 효과적이고 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 탓도 있을 것이다. 그 아이들은 좀 더 자라면 컴퓨터 앞에서 놀게 될 것이고, 그 다음부터는 일찌감치 입시준비에 접어들 것이다. 그래서 결국 흙에서 가장 멀리 있는 직종을 찾는 경쟁대열에 들어갈 것이다.
유기농의 참뜻은 나로부터의 ‘순환’
이렇게 우리는 흙 없이 살아가고 있다. 아니, 흙을 천시한다. 옷이나 신발에 조금이라도 흙이 묻을까 두려워한다. 도시의 어디를 보아도 흙은 없다. 맘먹고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 나가야 흙을 만날 수 있다. 그것마저도 만지고 뒹구는 흙이 아니라 잘 설계된 이동 통로일 뿐이다.
흙을 천히 여기면서도 먹을거리는 유기농을 찾는 것이 요즘의 웰빙문화다. 유기농은 아주 건강하게 가꾸어진 흙이 탄생시킨 생명활동의 산물이다. 흙의 소중함은 모르면서도 유기농은 먹어야 하는 웰빙족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소비층으로 자리잡았다.
유기농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농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흙’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는 과연 흙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도시에서도 유기농업이 가능할까?
유기농의 참뜻은 순환이다. 어딘가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구했다면 나를 통해 다시 그곳으로 에너지를 보내줘야 참된 유기농이다. 우리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이렇게 에너지가 순환되고 있다면 이게 바로 지속가능한 사회일 것이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이제 도시에서 잃어버린 흙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건설자재로 온통 흙을 덮어버린 지금의 도시를 살아있는 흙을 만질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일은 도시의 순환모델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일이다. 그것은 바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일, 도시농업이다.
쿠바의 ‘농업과 함께 하는 도시’ 정책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도시농업을 통해 생태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아바나 시민들은 유기농 먹을거리를 자급하며 농업과 함께 하는 도시를 가꾸어왔다. 쿠바는 나라 전체가 유기농을 하는데 도시와 농촌이 우리나라처럼 이질적이지 않다. 농업을 1순위에 두고 교육, 복지 등 모든 정책이 농업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도시에서도 농사를 짓는다. 쓰레기 매립지에서도 상자에 흙을 담아 농사를 짓는다. 국가는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위해 양질의 흙을 공급하고, 농사기술을 가르쳐 준다.
도시에 사는 농부들은 농업을 통해 자원의 순환을 실천하고 먹을거리를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급받는다. 도시 환경도 농업 제도와 농업문화를 통해 쾌적하게 유지된다. 말하자면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 도시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 안의 녹색세상, 독일의 도시텃밭
독일에서 8가구에 1개씩 반드시 만들게 되어 있는 클라인가르텔은 도시 안에 있는 밭이다. 도시를 계획할 때, 특히 아파트와 같은 집단 거주지를 설계할 때에는 반드시 텃밭을 포함시키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인구 27만 명의 칼스루에 시의 경우 7,800개의 클라인가르텔이 있다.
클라인가르텔은 개인에게 분양되지만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드나드는 길을 콘크리트로 포장할 수도 없고, 자기 텃밭에서 음식을 만들 수도 없다. 우리나라의 주말농장에 가보면 삼겹살 구워먹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독일의 텃밭문화는 그렇지 않다. 독일의 텃밭은 도시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이며, 모든 시민이 지켜야 할 규범이고 문화이다. 이곳으로부터 감자, 양배추 따위의 먹을거리를 자급하고, 친목을 도모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는 일종의 에너지원이다. 시 공무원들은 천적을 이용한 농사법을 시민들에게 가르쳐준다. 이렇게 도시에서 농사를 짓고 흙을 가꿈으로서 도시 안에 자연스레 녹지축이 형성된다.
도시와 흙의 만남이 시작되다
쿠바와 독일의 도시 모습은 약간 다르긴 하지만 모두 생태도시임에 틀림없다. 공통점은 흙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최상의 상태로 흙을 가꾸는데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쿠바와 빗물이 자연스레 지하로 침투하도록 법으로 보호할 정도로 흙 환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독일인의 자세는 우리와는 분명 다른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에도 도시농업의 싹이 자라고 있다. 농촌에서 흙을 지키기 위해 생태적 귀농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비록 도시에서 살지만 흙을 가꾸고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의 길을 찾는 움직임이 있다. 도시농업학교는 2년 째를 맞이했고 안산, 군포, 안양,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일고 있는 생태텃밭운동은 연결망을 형성해 가고 있다. 작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목적의식은 취미생활이 아니다. 도시의 아스팔트를 어머니 품 같이 부드럽고 생명력 넘치는 흙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어 도시 전체를 녹색 그물로 연결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서울 땅에서 농사 짓기,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이것은 즐거운 운동이다.
유기농의 참뜻은 나로부터의 ‘순환’
이렇게 우리는 흙 없이 살아가고 있다. 아니, 흙을 천시한다. 옷이나 신발에 조금이라도 흙이 묻을까 두려워한다. 도시의 어디를 보아도 흙은 없다. 맘먹고 가까운 산이나 공원에 나가야 흙을 만날 수 있다. 그것마저도 만지고 뒹구는 흙이 아니라 잘 설계된 이동 통로일 뿐이다.
흙을 천히 여기면서도 먹을거리는 유기농을 찾는 것이 요즘의 웰빙문화다. 유기농은 아주 건강하게 가꾸어진 흙이 탄생시킨 생명활동의 산물이다. 흙의 소중함은 모르면서도 유기농은 먹어야 하는 웰빙족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소비층으로 자리잡았다.
유기농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농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흙’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는 과연 흙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도시에서도 유기농업이 가능할까?
유기농의 참뜻은 순환이다. 어딘가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구했다면 나를 통해 다시 그곳으로 에너지를 보내줘야 참된 유기농이다. 우리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이렇게 에너지가 순환되고 있다면 이게 바로 지속가능한 사회일 것이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이제 도시에서 잃어버린 흙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건설자재로 온통 흙을 덮어버린 지금의 도시를 살아있는 흙을 만질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일은 도시의 순환모델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일이다. 그것은 바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일, 도시농업이다.
쿠바의 ‘농업과 함께 하는 도시’ 정책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도시농업을 통해 생태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아바나 시민들은 유기농 먹을거리를 자급하며 농업과 함께 하는 도시를 가꾸어왔다. 쿠바는 나라 전체가 유기농을 하는데 도시와 농촌이 우리나라처럼 이질적이지 않다. 농업을 1순위에 두고 교육, 복지 등 모든 정책이 농업을 중심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도시에서도 농사를 짓는다. 쓰레기 매립지에서도 상자에 흙을 담아 농사를 짓는다. 국가는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을 위해 양질의 흙을 공급하고, 농사기술을 가르쳐 준다.
도시에 사는 농부들은 농업을 통해 자원의 순환을 실천하고 먹을거리를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급받는다. 도시 환경도 농업 제도와 농업문화를 통해 쾌적하게 유지된다. 말하자면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 도시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 안의 녹색세상, 독일의 도시텃밭
독일에서 8가구에 1개씩 반드시 만들게 되어 있는 클라인가르텔은 도시 안에 있는 밭이다. 도시를 계획할 때, 특히 아파트와 같은 집단 거주지를 설계할 때에는 반드시 텃밭을 포함시키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인구 27만 명의 칼스루에 시의 경우 7,800개의 클라인가르텔이 있다.
클라인가르텔은 개인에게 분양되지만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드나드는 길을 콘크리트로 포장할 수도 없고, 자기 텃밭에서 음식을 만들 수도 없다. 우리나라의 주말농장에 가보면 삼겹살 구워먹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독일의 텃밭문화는 그렇지 않다. 독일의 텃밭은 도시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이며, 모든 시민이 지켜야 할 규범이고 문화이다. 이곳으로부터 감자, 양배추 따위의 먹을거리를 자급하고, 친목을 도모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게 하는 일종의 에너지원이다. 시 공무원들은 천적을 이용한 농사법을 시민들에게 가르쳐준다. 이렇게 도시에서 농사를 짓고 흙을 가꿈으로서 도시 안에 자연스레 녹지축이 형성된다.
도시와 흙의 만남이 시작되다
쿠바와 독일의 도시 모습은 약간 다르긴 하지만 모두 생태도시임에 틀림없다. 공통점은 흙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최상의 상태로 흙을 가꾸는데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쿠바와 빗물이 자연스레 지하로 침투하도록 법으로 보호할 정도로 흙 환경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독일인의 자세는 우리와는 분명 다른 도시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에도 도시농업의 싹이 자라고 있다. 농촌에서 흙을 지키기 위해 생태적 귀농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비록 도시에서 살지만 흙을 가꾸고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의 길을 찾는 움직임이 있다. 도시농업학교는 2년 째를 맞이했고 안산, 군포, 안양,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일고 있는 생태텃밭운동은 연결망을 형성해 가고 있다. 작지만 이들이 갖고 있는 목적의식은 취미생활이 아니다. 도시의 아스팔트를 어머니 품 같이 부드럽고 생명력 넘치는 흙으로 바꾸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어 도시 전체를 녹색 그물로 연결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서울 땅에서 농사 짓기,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이것은 즐거운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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