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치는 개혁되고 있는가?
2006/2006년 04월 :
2006/04/01 00:00
지방자치 10년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이번 5·31 지방선거의 의미와 이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특별하다. 분권과 자치의 시대를 맞아 지방의원 유급제가 도입되고 기초의원까지 정당 공천을 실시하며 선거연령도 만19세로 낮아지는 등 지방의원의 위상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높고 크다.
이처럼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변화를 위한 환경을 만들었는데도 유권자 대부분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에 대한 기대나 희망보다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과연 5·31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정치는 개혁의 돛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까?
지방의원, 권한 커진만큼 견제도 필요
지난해 8월 4일 개정된 지방자치법과 올해 2월 8일 개정된 시행령은 지방자치사에 있어 획기적인 의미가 있지만 문제점도 적잖이 가지고 있다. 개정 내용의 핵심은 지방의원 유급제의 전면적 도입으로 이를 통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능력 있는 지방의원을 선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3대 동안 선출된 의원들의 자질 미달에 대해 가슴 한 번 안 쳐본 유권자가 없을 터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급제 도입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지방의원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솔직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러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권한의 증대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를 부패에 대해 주민들이 심판하고 견제하는 장치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급제 도입과 함께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윤리특위의 실질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제 도입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또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가 도입되고 중선거구제가 도입되었으며 기초의원 정수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가 추진되었다. 정당이 참신하고 전문성 있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는 제도와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도입되는 공천제는 중앙권력이 공천권을 가지고 지방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는 이미 확인되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걸쳐 진행된 기초의원 중선거구 전환에 따른 선거구 획정위 구성과 활동, 그리고 조례 제정 과정에 공천권자들이 깊이 개입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방의회가 날치기 통과를 자행함으로써 중앙정치의 꼭두각시 노릇을 했던 것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방공천심사위원 구성에서도 대부분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차지했으며 일부 외부인사 참여가 오히려 이상해 보일 지경이다. 겉모양은 그럴싸하지만 다 짜 놓은 각본에 이용당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풀뿌리 단위의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 기초 단위에 정당공천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공천권을 쥐고 풀뿌리정치까지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중앙권력의 의도에 농락당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 선거에는 많은 정치신인들이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공천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은 있지만 능력 있고 참신한 인물들이 정당공천을 통해 지방의회로 진출한다면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러한 기대를 각 정당이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또 유급제를 통해 지방의원들에게 자율과 책임이라는 더 큰 권한과 위상을 부여한 만큼 전문성 있고 참신한 후보를 선출하려는 유권자의 뛰어난 정치의식은 정치개혁의 가장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선거를 통해 지역혁신 과제가 제시되어야
지방선거는 지방선거일 뿐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선거를 통해 한꺼번에 이룰 수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방자치제 전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 같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시각에서 지방선거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권한 강화에 따른 자율권 확대와 책임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지역혁신과제도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와 유권자들은 지방의 미래는 지방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각 정당의 중앙당들은 이번 5·31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니 어쩌니 하면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충성심을 부추기고, 유권자들에게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은 정치권의 이러한 파행적인 선거 분위기 조장에 유권자들이 휘말리지 않고 지역의 미래를 깊이 고민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정책선거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2006지방선거연대 구성과 5·31 지방선거 의제 만들기 운동은 지역에서도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각 지역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적 의제들을 쟁점화 시킬 수 있는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수도권 시민사회단체들은 각 정당의 중앙당을 대상으로 중앙당이 행사해야 할 권한의 범위 내에서 공천 부적격자 퇴출,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정치신인 등용, 정책선거로의 분위기 조성 등 정당 차원의 엄격한 기준 마련과 책임 있는 이행 및 실천을 내용으로 하는 공약 채택을 촉구하고 필요에 따라 협약하는 방식으로 압박해야 한다.
지방정치 개혁의 또 하나의 과제는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유급제 등 달라진 정치 환경으로 출마자들이 늘어날 것인데 벌써부터 공천 청탁, 향응 제공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다. 후보자가 늘어나고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 과정에서 돈 선거, 불법선거가 판을 치면 양식 있는 유권자들의 관심은 싸늘하게 식을 수밖에 없다. 후보는 정책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유권자는 후보의 정책과 인물 됨됨이를 기준으로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깨끗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로 가는 큰 흐름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이처럼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변화를 위한 환경을 만들었는데도 유권자 대부분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에 대한 기대나 희망보다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과연 5·31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정치는 개혁의 돛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까?
지방의원, 권한 커진만큼 견제도 필요
지난해 8월 4일 개정된 지방자치법과 올해 2월 8일 개정된 시행령은 지방자치사에 있어 획기적인 의미가 있지만 문제점도 적잖이 가지고 있다. 개정 내용의 핵심은 지방의원 유급제의 전면적 도입으로 이를 통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능력 있는 지방의원을 선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3대 동안 선출된 의원들의 자질 미달에 대해 가슴 한 번 안 쳐본 유권자가 없을 터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급제 도입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지방의원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솔직한 표현인 것 같다. 그러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권한의 증대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를 부패에 대해 주민들이 심판하고 견제하는 장치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급제 도입과 함께 지방의원의 겸직 금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윤리특위의 실질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주민소환제 도입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또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가 도입되고 중선거구제가 도입되었으며 기초의원 정수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가 추진되었다. 정당이 참신하고 전문성 있는 후보를 공천할 수 있는 제도와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도입되는 공천제는 중앙권력이 공천권을 가지고 지방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는 이미 확인되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 걸쳐 진행된 기초의원 중선거구 전환에 따른 선거구 획정위 구성과 활동, 그리고 조례 제정 과정에 공천권자들이 깊이 개입했다.
전국 대부분의 지방의회가 날치기 통과를 자행함으로써 중앙정치의 꼭두각시 노릇을 했던 것을 우리는 똑똑히 지켜보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방공천심사위원 구성에서도 대부분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차지했으며 일부 외부인사 참여가 오히려 이상해 보일 지경이다. 겉모양은 그럴싸하지만 다 짜 놓은 각본에 이용당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고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풀뿌리 단위의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 기초 단위에 정당공천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은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공천권을 쥐고 풀뿌리정치까지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중앙권력의 의도에 농락당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 선거에는 많은 정치신인들이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공천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은 있지만 능력 있고 참신한 인물들이 정당공천을 통해 지방의회로 진출한다면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이러한 기대를 각 정당이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또 유급제를 통해 지방의원들에게 자율과 책임이라는 더 큰 권한과 위상을 부여한 만큼 전문성 있고 참신한 후보를 선출하려는 유권자의 뛰어난 정치의식은 정치개혁의 가장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선거를 통해 지역혁신 과제가 제시되어야
지방선거는 지방선거일 뿐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선거를 통해 한꺼번에 이룰 수는 없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방자치제 전반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 같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시각에서 지방선거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권한 강화에 따른 자율권 확대와 책임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지역혁신과제도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와 유권자들은 지방의 미래는 지방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각 정당의 중앙당들은 이번 5·31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니 어쩌니 하면서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충성심을 부추기고, 유권자들에게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은 정치권의 이러한 파행적인 선거 분위기 조장에 유권자들이 휘말리지 않고 지역의 미래를 깊이 고민하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정책선거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2006지방선거연대 구성과 5·31 지방선거 의제 만들기 운동은 지역에서도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각 지역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적 의제들을 쟁점화 시킬 수 있는 기회로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수도권 시민사회단체들은 각 정당의 중앙당을 대상으로 중앙당이 행사해야 할 권한의 범위 내에서 공천 부적격자 퇴출,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정치신인 등용, 정책선거로의 분위기 조성 등 정당 차원의 엄격한 기준 마련과 책임 있는 이행 및 실천을 내용으로 하는 공약 채택을 촉구하고 필요에 따라 협약하는 방식으로 압박해야 한다.
지방정치 개혁의 또 하나의 과제는 깨끗한 정치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유급제 등 달라진 정치 환경으로 출마자들이 늘어날 것인데 벌써부터 공천 청탁, 향응 제공 등 불법선거운동 사례가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다. 후보자가 늘어나고 유권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 과정에서 돈 선거, 불법선거가 판을 치면 양식 있는 유권자들의 관심은 싸늘하게 식을 수밖에 없다. 후보는 정책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유권자는 후보의 정책과 인물 됨됨이를 기준으로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써 깨끗한 선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번 선거에서 새로운 정치문화로 가는 큰 흐름이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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