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 권하는 사회
2006/2006년 05월 :
2006/05/01 00:00
“엄마는 왜 우리에게 불량식품을 안 사줘요?”
단 것 좋아하는 둘째 아이가 어떤 불이익을 받더라도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작심한 듯 불만스런 낯빛과 말투로 따져 묻는 통에 웃음보를 터뜨린 적이 있다. 아이는 불량식품이 질 낮은 먹거리가 아니라, 단순히 아이들이 즐겨 먹는 사탕이나 과자를 가리키는 말인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과자의 해로움을 파헤친 TV 프로그램의 파장이 조용히 퍼져가고 있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지만 큰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스낵, 초콜릿 등에 암을 비롯한 질병을 일으키는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는 내용이 텔레비전에 나왔다고 소식지를 보내 알려주었다. 그 며칠 뒤 아이는 학교에서 문제의 프로그램을 녹화한 테이프를 보고 왔다. 우리 아이는 평소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해 집에서 귀가 아프도록 들어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에게는 꽤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나 보다. 하교 길 가게에 들른 아이의 친구가 과자 봉지를 집어 들더니 여느 때와 달리 포장지에 적힌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더란다. 그러더니 한숨을 쉬며 과자를 제자리에 내려놓기를 되풀이하면서 진열대를 몇 바퀴 돌더란다. 과자를 고르지 못하고 망설이던 그 아이는 “아무거나 골라.”하는 주인의 재촉에 쫓겨 결국 친구와 같은 것을 집어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측의 노력이 무색하게 학교에 딸린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과자 간식을 준다. 어차피 간식 값은 학부모들이 내는 터라 몇몇이 과일로 바꿔달라고 말해보았으나 과일 깎는데 시간이 걸려 어렵다는 대답만 들었다는 후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둘째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과자 간식을 주지 않을 뿐더러 시골 지역 어린이집으로는 드물게 급식 재료의 일부를 유기농산물로 쓰고 있다. 아이들은 떡과 죽, 우리 밀로 만든 빵과 국수, 볶은 콩, 한과와 전통 음료 같은 새로운 간식에 맛을 들여가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은 “뭐든지 골고루 먹고 잘 크면 되는 거지 하고 생각해왔지만 유기농 급식을 시작한 뒤에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잘 먹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시절이라면 무슨 고민이 필요하겠는가. ‘풍요 속의 빈곤’이라더니 먹을 것은 넘쳐나는데 안전한 먹거리는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하는 요즘이다. 농약으로 오염된 푸성귀, 첨가물투성이 가공식품, 고지방 고열량의 기름진 식단, 소아비만을 비롯한 갖가지 식습관병과 아토피……. 오죽하면 차라리 아이를 굶기라는 말이 나올까. 그런데도 올바른 먹거리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인식이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치과에서조차 아이를 사탕으로 구슬린다. 아이들을 칭찬할 때 줄 거라며 학부모들에게 사탕을 몇 봉지씩 사 보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도 보았다. 집에 놀러 온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는 주부를 가리켜 “인심 좋은 안성댁” 운운하는 광고를 덤덤하게 보아 넘기는 우리 아닌가.
며칠 전 면 소재지에 유명 상표의 햄버거 가게가 처음으로 생겼다. 아이들은 햄버거 가게에서 생일잔치를 열어달라 조를 것이고, 패스트푸드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어른들은 인심 좋은 부모 노릇 하려고 아이들 손잡고 나설 것이다. 불량식품 권하는 사회에서 아픈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단 것 좋아하는 둘째 아이가 어떤 불이익을 받더라도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작심한 듯 불만스런 낯빛과 말투로 따져 묻는 통에 웃음보를 터뜨린 적이 있다. 아이는 불량식품이 질 낮은 먹거리가 아니라, 단순히 아이들이 즐겨 먹는 사탕이나 과자를 가리키는 말인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과자의 해로움을 파헤친 TV 프로그램의 파장이 조용히 퍼져가고 있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지만 큰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스낵, 초콜릿 등에 암을 비롯한 질병을 일으키는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는 내용이 텔레비전에 나왔다고 소식지를 보내 알려주었다. 그 며칠 뒤 아이는 학교에서 문제의 프로그램을 녹화한 테이프를 보고 왔다. 우리 아이는 평소 가공식품의 유해성에 대해 집에서 귀가 아프도록 들어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에게는 꽤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나 보다. 하교 길 가게에 들른 아이의 친구가 과자 봉지를 집어 들더니 여느 때와 달리 포장지에 적힌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더란다. 그러더니 한숨을 쉬며 과자를 제자리에 내려놓기를 되풀이하면서 진열대를 몇 바퀴 돌더란다. 과자를 고르지 못하고 망설이던 그 아이는 “아무거나 골라.”하는 주인의 재촉에 쫓겨 결국 친구와 같은 것을 집어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교 측의 노력이 무색하게 학교에 딸린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과자 간식을 준다. 어차피 간식 값은 학부모들이 내는 터라 몇몇이 과일로 바꿔달라고 말해보았으나 과일 깎는데 시간이 걸려 어렵다는 대답만 들었다는 후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둘째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과자 간식을 주지 않을 뿐더러 시골 지역 어린이집으로는 드물게 급식 재료의 일부를 유기농산물로 쓰고 있다. 아이들은 떡과 죽, 우리 밀로 만든 빵과 국수, 볶은 콩, 한과와 전통 음료 같은 새로운 간식에 맛을 들여가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은 “뭐든지 골고루 먹고 잘 크면 되는 거지 하고 생각해왔지만 유기농 급식을 시작한 뒤에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무엇이든 잘 먹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시절이라면 무슨 고민이 필요하겠는가. ‘풍요 속의 빈곤’이라더니 먹을 것은 넘쳐나는데 안전한 먹거리는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하는 요즘이다. 농약으로 오염된 푸성귀, 첨가물투성이 가공식품, 고지방 고열량의 기름진 식단, 소아비만을 비롯한 갖가지 식습관병과 아토피……. 오죽하면 차라리 아이를 굶기라는 말이 나올까. 그런데도 올바른 먹거리에 대해 아직 제대로 된 인식이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치과에서조차 아이를 사탕으로 구슬린다. 아이들을 칭찬할 때 줄 거라며 학부모들에게 사탕을 몇 봉지씩 사 보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도 보았다. 집에 놀러 온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는 주부를 가리켜 “인심 좋은 안성댁” 운운하는 광고를 덤덤하게 보아 넘기는 우리 아닌가.
며칠 전 면 소재지에 유명 상표의 햄버거 가게가 처음으로 생겼다. 아이들은 햄버거 가게에서 생일잔치를 열어달라 조를 것이고, 패스트푸드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 어른들은 인심 좋은 부모 노릇 하려고 아이들 손잡고 나설 것이다. 불량식품 권하는 사회에서 아픈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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