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더 이상 더는 이제 그만 이제 그만 스탑 더 워”. 가수 강산에는 큰 성공을 거둔 2집에 실린 ‘더 이상 더는’이라는 노래에서 이렇게 절규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쟁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모든 전쟁은 악입니다. ‘불가피한 악’이 있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의로운 악’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악을 싫어한다면, 전쟁을 멈춰야 합니다. 총 대신 꽃을 들어야 합니다.

전쟁에서는 사람을 많이 죽일수록 칭찬을 받습니다. 전쟁은 우리의 가치관을 완전히 뒤집어 버립니다. 채플린이 탄식했듯이, 한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가 되지만, 만 사람을 죽이면 영웅이 됩니다. 지옥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전쟁터가 바로 지옥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쏘아 죽이고, 찔러 죽이고, 찢어 죽이고, 때려죽이는 곳, 그곳이 바로 전쟁터입니다. 전쟁은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없게 합니다.

이런 전쟁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죽음의 상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생업은 무기장사입니다. 이런저런 무기들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팔아먹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죽음의 상인’인 까닭은 무기를 팔아먹기 때문이 아닙니다. 더 무서운 것은 전쟁을 생산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무기를 팔아먹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생산합니다. 그리고 전쟁을 벌이는 이들에게 무기를 팔아먹는 것이지요.

저는 1993년 가을부터 1995년 겨울까지 고 김진균 선생과 미국 군수산업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선생께서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부패라는 문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바로 군수산업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군사화의 문제를 현대 사회의 보편적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그 성과는 『군신과 현대 사회-현대 군사화의 논리와 군수산업에 관한 연구』라는 책으로 묶였습니다.

한반도에서는 많은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근대에 들어와서도 병인양요, 신미양요, 청일전쟁, 러일전쟁, 그리고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은 많은 전쟁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전쟁들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그리고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겼을까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그 고통을 이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겠지요.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전쟁들을 겪으면서 전쟁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생기지는 않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전쟁은 인간 세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비정상적 상태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그런 상태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직 ‘전쟁의 휴식상태’, 즉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박정희 군부독재 시대에 만들어진 ‘6·25노래’는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한국전쟁의 발발과 참상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참상에 기대어 독재를 정당화하고 제 잇속을 챙기는 기생세력이 발호하게 되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쟁은 언제나 끔찍한 비극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홍성태 <참여사회>편집위원장, 상지대 교수
2006/06/01 00:00 2006/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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