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에 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 핵심은 석유의 고갈입니다. 공업문명은 석탄이라는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시작되어 석유라는 또 다른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공업문명은 비약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석유의 고갈은 이러한 공업문명의 급변을 뜻합니다. 맬 깁슨을 스타로 만든 영화 <매드 맥스>에서 그리고 있듯이 이것은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석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닙니다.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석유는 대단히 귀중한 화석물질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석유를 가장 무가치하게 사용하는 것이 바로 석유를 태워 없애는 것이라고 지적하는데, 이것이 오늘날 석유를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해,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양의 석유를 태워 없애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기는 더러워지고,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석유의 고갈은 빠르게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공업문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석유의 고갈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면 될수록 수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사실 ‘석유 전쟁’은 이미 우리의 현실입니다. 생산량과 소비량의 격차가 갈수록 빠르게 커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석유의 고갈이 몰고 올 파국적 영향을 가능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찬핵세력은 핵발전소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장마로 큰 수해가 발생한 뒤에는 토건세력이 대형댐을 지어야 한다고 외치고 나섭니다. 장마가 지나고 더위가 본격화되면, 그래서 냉방으로 말미암아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 찬핵세력이 나서서 핵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고 핏대를 올립니다. 그러나 핵발전의 원료인 우라늄도 50년 정도만 지나면 고갈되고 말 광물자원입니다. 그리고 핵발전은 그 자체로 엄청난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전기의 생산이라는 면에서도 핵발전은 석유의 고갈에 대비한 올바른 대응책이 아닙니다.

석유는 너무나 귀중한 화석물질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아껴 써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에너지 민주주의’는 이미 중대한 정치적 과제이고, 갈수록 그 중요성은 빠르게 커질 것입니다. 이와 함께 무한한 순환에너지원을 이용한 전기의 생산을 늘려야 합니다.

한국은 파괴적 핵발전에서는 크게 앞서 있는 반면 햇빛발전 등의 생태적 발전에서는 대단히 후진적입니다. 나아가 전기의 사용 자체를 줄이고 효율화해야 합니다. 전기의 대량생산-대량소비는 많은 생태적,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한국은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 4위의 석유 수입국이며, 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입니다. 소득대비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은 세계 1위입니다. 한국은 전형적인 에너지 낭비국이요, 생태적 후진국입니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도 세계 9위에 이르고 있습니다. 에너지 위기 면에서나, 온실가스 면에서나 우리는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여야 합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부채와 함께 더위를 시원하게 넘기시길.

홍성태「참여사회」 편집위원장, 상지대 교수
2006/08/01 00:00 2006/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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