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바라보는 거울, 사극
2006/2006년 08월 :
2006/08/01 00:00
요즘 사극이 인기를 끌고 있다. TV에서는 <주몽>과 <연개소문>같은 사극이, 영화에서는 <혈의 누>와 <왕의 남자>가, 공연계에서는 <바람의 나라> 등이 현재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사극일 것 같다. 이외에도 현재 제작 준비중인 사극을 덧붙인다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사극이 갖고 있던 낡고 고루한 이미지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며 오늘의 대중문화의 주된 흐름이 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사극이란 것이 참 묘한 장르라 씹으면 씹을수록 다른 맛이 베어 나온다. 역사의 사건에 의미를 고착시키기보다는 오늘날에 맞게 역사의 사건을 재해석하며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극을 어떻게 재해석하는가를 살펴보면 그 시대의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1970년대의 사극을 일괄해보면 국난 극복이 큰 주제로 드러나며 경제성장 제일주의의 총화단결 한국 사회와 공명하고 있다. 1980년대의 <조선왕조5백년>과 같은 사극은 유교주의 가부장제를 사극의 정통성으로 내세움으로써 군사정부의 독재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다. 최근의 사극에서도 시대적 상황을 발견하게 된다.
<허준>에서는 의약분업 분쟁 이후 팽배했던 의료계에 대한 불신감을, <대장금>에서는 의녀의 삶을 통해 오늘날 달라진 여성의 위상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사극을 정리하다 보면 사극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이야기라는 진부한 명제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오늘날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 역사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사극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섣부르지만 오늘의 사극을 통해 우리네 상황을 살펴보자. 아마도 가장 두드러진 점은 사극이 명목상으로만 사극일 뿐, 사실상 판타지 장르와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모>에서 그랬던 것처럼 역사는 단순한 설정에 불과해진다. 서구의 판타지 장르가 그러하듯, 사극은 작가와 연출가의 창의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가상적 무대가 되고 있다. 그래서 고증조차 되지 않는 고구려가 새로운 소재로 각광받고 이 속에서 낭만적인 사랑이 꽃피며 <궁>과 같이 아예 가상현실이 사극적 틀을 차용하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극은 빠르게 상업화되는 추세다. 트랜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대규모의 스펙터클은 시청률을 올리는 주요한 소재가 되며 사극적 복식은 한류 바람 속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각인시키는 방식이 된다.
고구려와 발해는 동북공정과 독도분쟁 속에서 민족주의적 정서를 자극하는 보편적인 상업적 대상이 되고 있다. 드라마가 가장 많은 자본이 몰리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되어가면서 사극 역시도 이러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사극을 통해 읽어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극이 판타지화되듯 우리의 실제 현실 역시 판타지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지불식간에 모든 한국 사회가 점차 시장의 영역으로 포섭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사극이란 것이 참 묘한 장르라 씹으면 씹을수록 다른 맛이 베어 나온다. 역사의 사건에 의미를 고착시키기보다는 오늘날에 맞게 역사의 사건을 재해석하며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극을 어떻게 재해석하는가를 살펴보면 그 시대의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1970년대의 사극을 일괄해보면 국난 극복이 큰 주제로 드러나며 경제성장 제일주의의 총화단결 한국 사회와 공명하고 있다. 1980년대의 <조선왕조5백년>과 같은 사극은 유교주의 가부장제를 사극의 정통성으로 내세움으로써 군사정부의 독재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다. 최근의 사극에서도 시대적 상황을 발견하게 된다.
<허준>에서는 의약분업 분쟁 이후 팽배했던 의료계에 대한 불신감을, <대장금>에서는 의녀의 삶을 통해 오늘날 달라진 여성의 위상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사극을 정리하다 보면 사극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의 이야기라는 진부한 명제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오늘날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 역사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사극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섣부르지만 오늘의 사극을 통해 우리네 상황을 살펴보자. 아마도 가장 두드러진 점은 사극이 명목상으로만 사극일 뿐, 사실상 판타지 장르와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모>에서 그랬던 것처럼 역사는 단순한 설정에 불과해진다. 서구의 판타지 장르가 그러하듯, 사극은 작가와 연출가의 창의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가상적 무대가 되고 있다. 그래서 고증조차 되지 않는 고구려가 새로운 소재로 각광받고 이 속에서 낭만적인 사랑이 꽃피며 <궁>과 같이 아예 가상현실이 사극적 틀을 차용하기도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극은 빠르게 상업화되는 추세다. 트랜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대규모의 스펙터클은 시청률을 올리는 주요한 소재가 되며 사극적 복식은 한류 바람 속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각인시키는 방식이 된다.
고구려와 발해는 동북공정과 독도분쟁 속에서 민족주의적 정서를 자극하는 보편적인 상업적 대상이 되고 있다. 드라마가 가장 많은 자본이 몰리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되어가면서 사극 역시도 이러한 상업화의 물결 속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사극을 통해 읽어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극이 판타지화되듯 우리의 실제 현실 역시 판타지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부지불식간에 모든 한국 사회가 점차 시장의 영역으로 포섭되고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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