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급율과 주택공급 과잉 문제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의 일부 주택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대도시에는 미분양 문제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주택가격의 ‘양극화’라 이름붙이고 있지만, 주택공급 과잉과 부동산 거품붕괴의 신호가 지방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할 것이다.

참여정부는 2003년 10·29 대책, 2005년의 8·31대책, 올해의 3·30 대책 등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였지만,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한 참여정부에서도 변화하지 않은 것이 있다. 택지개발 확대와 주택공급 확대 등 물량위주의 주택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참여정부에서는 기존 정부에서 추진해 온 것보다 더 많은 공공택지나 주택 건설 물량을 계획하고 있다.

주택공급 확대정책을 뒷받침하는 지표로는 주택보급률과 1인당 주거면적,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수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주택보급률은 가구수 대비 주택수를 비율로 표시한 수치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주택자체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기 때문에 주택스톡을 너무 적게 추정하거나 가구수를 과다하게 추정하는 문제가 있다. 주택수는 소유나 매매의 단위로 측정하기 때문에 다가구 주택이나 단독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 주거단위들이 주택으로 산정되지 않는다. 반면, 가구수는 산술적인 숫자로만 인식하기 때문에 1인 가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기 쉽다.

주택을 소유나 매매의 단위가 아니라 주거단위로 측정하게 되면 전국적으로 주택부족이 가장 심각하다고 하는 서울에서도 2000년 기준으로도 주택보급률이 100%에 근접하게 된다. 또한 수도권의 1인 가구의 비중은 1990년에 8.68%에서 2005년에 18.1%로 확대되었고, 2020년에는 26.8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택보급률 목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서는 2020년까지 106%를 목표로 설정하였으나,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에서는 2020년까지 115%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현재의 주택보급률을 기준으로 2020년에 115%를 달성하게 되면 실질 주택보급률은 150%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3집 중 1집은 공가로 남을 수도 있다.

실제 그동안 공영개발사업을 통해 엄청난 규모의 주택을 공급해왔지만, 자가주택보유율은 향상되지 못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1975년의 자가주택보유율은 63.5%였으나 2000년에는 54.2%로 오히려 낮아지게 되었다. 따라서 향후 주택공급 정책은 객관적인 주택수요량의 추정과 더불어 가구의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주택수요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진 이후에 추진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지방에서 나타나는 주택공급 과잉현상이 전국적으로 일반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06/08/01 00:00 2006/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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