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청년의 웹인권운동 - '따뜻밴드'를 아시나요?
“상처난 인터넷에 ‘따뜻밴드’를 붙이자!”

올 2월 부천소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세대 컴퓨터공학과에 특차 합격한 스무 살 청년 방제완 씨. 그는 최근 네트 상에서 인간성 회복을 위한 작은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통신에 빠져 살다 중학교 1학년 때 웹디자이너가 됐고, 현재는 개인홈페이지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주는 커뮤니티 사이트(yedong.com)의 대표로 일하는 청년사업가. 최근 그는 익명을 가장한 사이버폭력이 서슴없이 저질러지는 인터넷 공간에 사람의 온기를 전하자고 발벗고 나섰다. 이른바 ‘따뜻한 인터넷 만들기’. 그가 펼치는 작은 시민운동의 제목이다.

24시간 만에 800개 사이트에 배너 달려

방제완 씨는 겉으로 봐선 요즘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다. 긴 손톱, 네 개의 귀걸이, 굵은 은반지에 차분한 목소리 그리고 세련된 헤어스타일.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록밴드의 리드보컬쯤으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하지만 그는 남의 일에 별로 관심 없는 ‘요즘 애들’답지 않게 크래킹 당한 다른 커뮤니티를 돕고, 인간의 얼굴을 한 인터넷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완전히 상업성을 배제한 ‘짜근 커뮤니티’라고 있었어요. 그곳은 네티즌들에게 무료로 홈페이지 제작 공간을 마련해주는 사이트였지요. ‘양질의 컨텐츠를 가진 분’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 이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면 누구나 ‘짜근 커뮤니티’의 멤버가 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짜근 커뮤니티’가 지난 2월 2일에 크래킹을 당했고, 이후 사이트를 폐쇄하게 된 거예요. 좋은 사이트였는데, 그렇게 문을 닫게 되니 영 마음이 안 좋았어요. 그래서….”

뒷말을 흐리는 예동닷컴 방제완 대표의 표정엔 아쉬움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아쉬움을 그냥 접지 않고, 곧장 행동으로 연결시켰다. ‘따뜻밴드’라는 배너달기 운동을 시작한 것. 그것도 그가 직접 제작한 게 아니라 예동닷컴에 참여하고 있는 사이트 대표들과 웹 회의를 거쳐 민주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했다.

‘짜근 커뮤니티’가 크래킹을 당했는데, 올바른 네트문화를 지향하는 네티즌으로서 ‘따뜻한 온라인 만들기’ 캠페인에 동참할 의사가 없느냐고 예동닷컴 멤버들에게 물었다. 그렇게 기획한 지 6시간 만에 실행에 옮기게 된 따뜻밴드 배너달기 운동은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시행된 지 24시간 만에 800개 사이트에 배너가 달리고, 5일 만에 3만 명이 다녀갔다. 현재는 2,200개 사이트에 따뜻밴드 배너가 달려 있고, 이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홈페이지는 하루 200 사이트, 주말엔 400 사이트가 넘는다.

이렇게 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일단 캠페인의 운영 자체가 상당히 민주적이다. 이 기획을 구상한 방제완 대표는 ‘따뜻한 온라인 만들기’ 기획안을 예동닷컴에 입주해 있는 홈페이지 운영자(멤버)들과 상의했다. 그후 동참의사를 밝힌 멤버들과 함께 각각 활동을 나눠 맡았다. 배너제작 토미, 프로그래밍 다인, 사이트 제작 엔진, 글쓰기 프리덴. 그리고 그는 그들의 이름을 ‘Special Thanks’ 란에 각각 달아 주었다. 그리고 웹 세계의 시민들에게 이런 방을 붙였다.

“순간의 오기와 개인의 욕심에 물든 크래커에 의해 수백만 네티즌들의 가슴이 멍들고 있습니다. 욕설과 비방이 비트를 뒤덮으면서 웹의 그물을 타고 온라인의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살벌한 관계가 사람의 온기를 추방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협력의 자리를 채우고 냉소가 격려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사람의 따뜻한 온기로 채워진 온라인의 아름다운 인연을 꿈꿔 봅니다. 그리하여 차가운 비트 속에서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도 인간의 향기를 만끽하고 싶습니다. 이 작은 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오.”

가슴 훈훈한 인터넷 공동체 만들자

방 대표가 예동닷컴의 문을 열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가슴 훈훈한 온라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개인주의적 냉소가 상당히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그는, 본인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온라인 상에서 따뜻한 세상을 건설하고 싶었던 것. 그래서 그는 웹디자인이 아무리 뛰어나고 컨텐츠가 훌륭해도 ‘사람냄새’ 안 나는 홈페이지에는 무료계정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리고 31명의 멤버가 모일 때까지 입주자 선정작업을 꼼꼼히 했다. 지금도 그는 예동닷컴에 입주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까다로운 입주원칙을 제시하기로 유명하다.

“동창회, 팬클럽, 게임길드 그런 쪽에는 계정을 주지 않아요. 상업적 이용을 목적으로 계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입주권한을 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예쁜 디자인이라 해도 창의성이 결여돼 있으면 안 돼요. 요즘엔 디자인도, 컨텐츠도 베끼기 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창발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중심으로 봅니다. 그래야 소수정예라도 아름답고 깨끗한 온라인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근조근 자기 입장을 피력하는 방 대표는 비영리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재정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만 있으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회사의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던 고교 1학년 때 우연히 웹디자인학원에서 만난 한 건축회사 대표가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초기 사이트 구축비용으로 1,000만 원을, 그후 서버 구입비와 홍보비용을 대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후원금은 모조리 무료계정 비용과 예동닷컴 홍보에 쓸 뿐, 방 대표 호주머니로는 안 들어간다. 최근에는 그 후원금 440만 원을 들여 인천지역 시내버스 20대에 예동닷컴 홍보용 광고물을 부착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지만 돈 욕심은 없다. 대신에 이런 고민이 늘 있다.

“인터넷에서 왜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야 할까? 그 점이 웹인의 한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렵게 합니다. 자유게시판에 들어와 무턱대고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은 어떤 얘기를 해도 설득되지 않아요. 익명을 가장한 폭력이 심각해요. 인터넷은 쌍방향 의사소통매체로서 민주주의를 좀더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도구인데, 그런 크래커들 때문에 문제점만 부각되고 있어요. 그런 문제들을 바로잡고 싶어요.”

따뜻밴드 배너달기 운동도 그런 차원에서 기획된 게 아닐까. 무엇보다 온라인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그는 오프라인에서의 따뜻밴드 운동도 기획 중이다.

“캐릭터 홍보를 할 생각이에요. 같은 말이라도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하면 어필하는 바가 더 크기 때문에 ‘홍보대사’ 위촉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오프라인 따뜻밴드 캐릭터 밴드를 만들어 모니터에도, 마우스에도 붙이고… 상처받은 사람은 가슴에도 붙이고, (하하하!) 그럼 더 밀도있는 캠페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장기기증을 하고, 멤버의, 멤버에 의한, 멤버를 위한 커뮤니티 운영으로 일반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하고 싶단다.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것처럼 상대방도 그렇게 마주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해요. 그렇게 상대방을 생각하게 되면 함부로 욕설이나 비방을 하지 못할 거예요. 언제나 사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주지 않습니다. 아무리 예쁜 디자인이라 해도 창의성이 결여돼 있으면 안 돼요. 요즘엔 디자인도, 컨텐츠도 베끼기 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창발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중심으로 봅니다. 그래야 소수정예라도 아름답고 깨끗한 온라인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근조근 자기 입장을 피력하는 방 대표는 비영리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재정은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데 지장 없을 정도로만 있으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회사의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던 고교 1학년 때 우연히 웹디자인학원에서 만난 한 건축회사 대표가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초기 사이트 구축비용으로 1,000만 원을, 그후 서버 구입비와 홍보비용을 대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후원금은 모조리 무료계정 비용과 예동닷컴 홍보에 쓸 뿐, 방 대표 호주머니로는 안 들어간다. 최근에는 그 후원금 440만 원을 들여 인천지역 시내버스 20대에 예동닷컴 홍보용 광고물을 부착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지만 돈 욕심은 없다. 대신에 이런 고민이 늘 있다.

“인터넷에서 왜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야 할까? 그 점이 웹인의 한 사람으로서 견디기 어렵게 합니다. 자유게시판에 들어와 무턱대고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은 어떤 얘기를 해도 설득되지 않아요. 익명을 가장한 폭력이 심각해요. 인터넷은 쌍방향 의사소통매체로서 민주주의를 좀더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도구인데, 그런 크래커들 때문에 문제점만 부각되고 있어요. 그런 문제들을 바로잡고 싶어요.”

따뜻밴드 배너달기 운동도 그런 차원에서 기획된 게 아닐까. 무엇보다 온라인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그는 오프라인에서의 따뜻밴드 운동도 기획 중이다.

“캐릭터 홍보를 할 생각이에요. 같은 말이라도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하면 어필하는 바가 더 크기 때문에 ‘홍보대사’ 위촉도 생각해보고 있어요. 오프라인 따뜻밴드 캐릭터 밴드를 만들어 모니터에도, 마우스에도 붙이고… 상처받은 사람은 가슴에도 붙이고, (하하하!) 그럼 더 밀도있는 캠페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장기기증을 하고, 멤버의, 멤버에 의한, 멤버를 위한 커뮤니티 운영으로 일반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는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하고 싶단다.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것처럼 상대방도 그렇게 마주 앉아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해요. 그렇게 상대방을 생각하게 되면 함부로 욕설이나 비방을 하지 못할 거예요. 언제나 사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장윤선(참여사회 기자)
2001/03/01 00:00 2001/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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