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사회정책 뿐 아니라 가족정책에서도 선두에 서 있는 스웨덴과 핀란드 두 나라의 보육과 휴가정책을 통해 여성 취업 지원 노력을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스웨덴과 핀란드는 비교적 일찍부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적극 유도하였으며, 그 결과 오늘날 두 국가는 여성취업률이 가장 높은 국가들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자녀의 유무(특히 취학 전 아동)와 자녀수가 지적되고 있는데, 두 나라의 여성들은 이러한 변수들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취업을 지속한다. 예컨대 0~6세 아동이 있는 여성의 78%, 7~10세 아동이 있는 여성의 87%가 취업을 한다. 핀란드는 스웨덴보다도 훨씬 일찍부터 여성의 취업이 일상화되었으며, 여성취업률은 65.7%로 이른다(2003년).

취업과 양육 양립 지원이 저출산 해법

1999년 수행된 코르피(스웨덴의 사민주의 이론가)의 18개국 비교연구에 의하면 스웨덴은 이인소득자모델을 가장 잘 지원하고 있는 국가로 꼽히며, 핀란드가 3위로 나타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일가족의 양립지원이 가장 잘 되고 있는 나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 두 나라는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들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의 위기에서, 프랑스, 아일랜드 등과 함께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이기도 하다.

결국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의 문제를 얼마나 사회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의 문제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여성의 취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여성들이 취업과 모성의 책임을 양립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나라일수록 저출산의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보육 받을 권리를 모든 어린이의 권리로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여성취업을 위해 가장 먼저 서둘렀던 영역은 보육정책이다. 스웨덴의 보육정책은 두 가지 중요한 목표를 가지고 발달되었다. 첫째는 아동발달과 교육을 국가가 지원하여 인구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것, 둘째는 부모들이 직업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의 보육정책은 양질의 보육을, 충분한 접근성과, 공공재원을 통하여 제공한다는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1970년대부터 이미 보육서비스의 확충이 일반적으로 수용되는 정책목표였으며, 이는 경제성장과 여성노동 수요와도 직결되는 문제였다. 따라서 여성의 경제활동을 위한 전제기반으로서 보육서비스의 제공은 선결되어야 하는 문제였다. 2003년 현재 1~5세 아동의 82%, 6~9세 아동의 75%가 공보육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보육부문 지출은 스웨덴 국내총생산의 약2%, 부모의 보육비 분담비율은 전체 보육비용의 11% 수준이다.

핀란드에서는 1927년 유치원보조법, 1936년 아동복지법, 1973년 보육법 등 일련의 법제정을 통해 모든 보육시설에 대하여 국가 지원 보장을 확고하게 정립하고 있다. 특히 1973년 보육법에서는 보육서비스의 제공의무를 지방자치정부의 책임으로 부과하였으며, 1996년부터는 취학 전 아동을 둔 모든 부모들은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무조건적 권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보육 받을 권리’를 모든 아동의 권리로 규정했다.

보육서비스의 운영을 위한 재원은 공공재원을 주로 하고 부모들의 이용료가 부분적으로 포함된다. 지방정부는 가족규모와 소득수준을 바탕으로 보육비용을 산정하는데, 부모의 이용료 부담은 전체 보육비용의 약 15%이며, 저소득층에게는 무료 이용이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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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양육 참여 통로 다양

한편 스웨덴에서는 공보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핀란드의 해법은 다소 다르다. 핀란드에서는 부모의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일단 부모휴가 기간이 종료되면, 개별 부모들은 세 가지 아동양육 선택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첫째, 집에서 육아휴가를 사용하며 아이를 키우면서 가정양육수당을 받는다(3세까지). 둘째, 민간보육시설을 이용하면서 민간보육수당을 받는다(취학 전까지). 셋째, 지방자치정부가 운영하는 보육시설에 보낸다(취학 전까지). 이 방법은 부모들의 선택지를 넓힌다는 장점을 갖는 반면 정부의 공보육서비스의 확충 노력을 방임할 수 있는 위험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찬반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부분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양육수당 역시 부분가정양육수당을 지급받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을 통해 부모들은 학령기 전까지 노동시간을 줄이고 양육에 보다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취업과 양육의 병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핀란드 부모들은 다양한 선택방법을 통해 일과 양육을 병행하고 있다. 대체로 이들의 양육 방법은 아동의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자녀 연령이 어릴 때에는(3세 미만) 보육서비스를 이용하기보다는 휴가제도와 자녀양육수당제도를 주로 이용하여 직접 양육 방식을 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녀 연령이 높아가면서 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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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서 부모로 양육 패러다임의 전환

스웨덴은 1974년 세계 최초로 부모휴가제도를 도입하였다. 당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모성휴가 및 육아휴직의 개념으로 제도화 초기 단계에 있었던 데 비해, 스웨덴에서는 종래의 모성휴가제도를 부모휴가라는 개념으로 변경하고, ‘동등한 부모역할’을 강조하였다. 최근에 와서, 특히 2000년을 전후로 하여, 세계 각국도 휴가의 기간확대 및 급여대체율 증대, 남녀의 동등한 참여 등을 목표로 하여 제도를 확대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이 같은 부모휴가정책의 의의는 일가족양립을 지원하는 의지, 아동양육 책임에 있어서 부모의 동등한 분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아동 양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기반으로 한다.

스웨덴의 부모휴가제도는 총 480일이라는 관대한 휴가기간과 높은 급여대체율을 특징으로 한다. 스웨덴 부모휴가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동등한 부모역할을 지향하여 일과 양육에서의 남녀의 동등한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480일의 기간 중 60일씩은 부모 각각의 사용기간으로 할당하여 이 기간은 쌍방간에 양도할 수 없도록 하고 반드시 해당 성의 부모만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양성의 동등한 참여를 유도하며, 특히 아버지의 사용 의무 및 권리를 명백히 하고 있다. 나머지 기간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사용하게 되며, 특히 아버지에게는 추가로 출산시 10일간의 부성휴가가 추가 제공된다. 휴가급여는 480일 중 360일은 평균 종전임금의 80% 수준이며, 나머지는 정액급여(60일)와 무급(60일)으로 구성된다.

또한 스웨덴의 특징은 정부와 노조, 기업 차원에서도 휴가 사용에 대해서 적극 협조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부모휴가의 성평등한 시행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모휴가제도와 급여제도를 검토하는 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스웨덴의 사무직노조연맹(TCO)은 매년 ‘아버지 지수’를 발표하여 남성의 부모휴가제도와 급여제도 사용을 모니터하고 독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항이 있기도 하지만 많은 기업들도 휴가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스웨덴의 거대기업 에릭슨사는 법정 부모휴가제도 이외에 기업에서 추가휴가와 추가급여를 제공하여 근로자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같이 전사회적인 합의와 지원의 결과로 전체 휴가사용 대상 남성 중에서 실제 사용자는 78%로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휴가 사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사용자의 성비를 살펴보면 1974년 제도 시행 초기부터 남성의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성과 비교하면 약 1/5 정도이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휴가의 남녀 사용기간을 정확히 50:50으로 규정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스웨덴의 부모휴가정책은 남녀가 동등한 양육기회와 부모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노동시장 내 남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핀란드의 모성 및 부모휴가는 근로일을 기준으로 휴가를 제공하는데, 총 263일이 제공된다. 이 기간은 모성휴가 105일, 부모휴가 158일로 구성되며, 총 263일 중 6~ 18일을 부성휴가로 사용할 수 있다. 부모휴가 기간 중 남성이 2주 이상 사용하면 추가로 12일의 유급 부성휴가를 제공한다. 이것은 명백히 남성의 휴가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유인책이다. 남성은 휴가사용 시 부성수당을 소득비례로 지급받으며, 핀란드의 부성휴가 사용률은 점점 증가하고 있어서 1997년 약 60%의 남성이 부성휴가를 사용하였다.1)

부모는 각각 최소 12일 이상, 두 번까지 번갈아 가면서 휴가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쌍둥이의 경우에는 휴가기간이 아동당 60일씩 추가된다. 휴가기간의 급여는 사회보험기관에서 제공되는데, 급여액은 월급의 60% 수준이다. 또한 10세 미만 아동이 있는 부모는 아동간호휴가를 4일 사용할 수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의 휴가정책 차이를 살펴보면 우선 사용률에 있어서 스웨덴의 남성참여율은 78%인데 비해 핀란드의 경우는 3%에 불과하다. 이는 핀란드에서는 3년이란 긴 휴가기간과 양육수당을 제공하는 정책을 여성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즉, 핀란드의 경우에는 제도의 발달에 주로 노력하였지만 남녀 간 성별분업을 해소하는 노력은 소홀히 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제도의 설계 역시 제도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요건이 된다.

일 중심적 사회에서 가족친화적 사회로

우리 역시 저출산 고령사회로 이미 진입했다. 이것의 대안은 여성인력과 노령인구의 노동시장 유입이다. 또한 젊은 여성들에게 취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 일과 가족이 삶의 중요한 두 가지 영역이 될 것이다. 일가족양립정책은 여성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일하는 부모’들의 당면 과제이다. 따라서 사회 전반적으로 ‘일 중심적’인 사회에서 ‘가족 친화적’인 사회로 점진적인 이동이 필요할 것이다.

홍승아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2007/03/29 00:00 2007/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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