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와 민주주의
2007/2007년 05월 :
2007/05/01 00:00
한미FTA에 반대하며 자신을 불살랐던 허세욱 회원이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알려진 대로, 이웃과 동료를 이해하고 배려해온 그의 삶의 족적은 월 70만 원의 노동자가 겪었어야 할 고달픔을 초월하여 ‘나눔과 연대’의 실천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서의 내용은 단칸 지하셋방에서 근근이 연명해가는 ‘막장인생’의 절규가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한 뚜렷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범상하지 않은 삶의 모습을 그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들이 무심해서 몰랐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결과가 오로지 미국화만이 살길이라는 신념을 가진 ‘최고 정치 지도자의 결단’이 초래한 비극이라는 점이 우리로 하여금 한미FTA 추진 경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만든다. 한마디로 한미FTA는 어떤 사전준비도 없이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선전포고 하듯 시작되었고, 군사작전처럼 국민들을 몰아붙인 끝에 협상을 타결하고 국회비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겠다. 만약 이런 식의 표현이 사실이 아니라면, 적어도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언론이 ‘제3의 국가개방’ 이라고 칭송할 만큼, 한미FTA는 미래의 국운이 걸린 중대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도 김영삼 정부 시절의 ‘무작정 세계화선언’에 버금가는 ‘개방지상주의’ 류의 반복적인 주창을 제외하면, 어떠한 설득력 있는 논리나 근거도 들어볼 수가 없었다. 이런 중차대한 국가대사를 뒷받침할 만한 사전 연구들이 충분히 축적되었다거나 그 파급효과에 대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있었다는 물증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대통령의 벼락같은 결단의 근거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아직까지 궁금할 뿐이다.
다음으로, 민주적 절차이다. 유감스럽게도 한미FTA는 그 협상시작부터 종료시점에 이르기까지, 국회와 이해당사자가 협상에 관련된 어떤 정보나 자료에 대해서도 접근할 수 없을 만큼 비민주적으로 진행되었다. 87년을 고비로, 어렵사리 확보해온 절차적 민주주의가 한미FTA 협상의 일방적 추진에 의해서 마구 유린된 것이다. 이런 나쁜 정치적 선례가 노무현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의 국정운영과정에서 그리고 다음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서 관행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협상타결 이후 정부가 보이는 모습에서도 도무지 그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 국내의 반대여론이 격렬했고 협상전략상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기가 힘들다는 사정 때문에 밀어붙였다면, 타결 이후에라도 협상내용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국회비준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진정 잘된 협상’이라면 협상결과에 따른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제시하며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협상내용과 자료의 공개에 대해서는 온갖 핑계를 대며 기피하면서, 정부는 언론을 통해서는 한미FTA가 우리사회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복음인양 찬양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이라는 분이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만 한미FTA를 반대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반대론자를 이념적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군사독재정부도 아닌 참여정부의 대통령에 의해서 가해지는 국민배제와 이념공세를 경험하고 보니, 민주화 장정의 연장선상에서 노무현 정권의 출범을 지켜봤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심한 자괴감과 모욕감마저 느끼게 됨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故 허세욱 회원의 명복을 빌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결과가 오로지 미국화만이 살길이라는 신념을 가진 ‘최고 정치 지도자의 결단’이 초래한 비극이라는 점이 우리로 하여금 한미FTA 추진 경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만든다. 한마디로 한미FTA는 어떤 사전준비도 없이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선전포고 하듯 시작되었고, 군사작전처럼 국민들을 몰아붙인 끝에 협상을 타결하고 국회비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겠다. 만약 이런 식의 표현이 사실이 아니라면, 적어도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언론이 ‘제3의 국가개방’ 이라고 칭송할 만큼, 한미FTA는 미래의 국운이 걸린 중대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도 김영삼 정부 시절의 ‘무작정 세계화선언’에 버금가는 ‘개방지상주의’ 류의 반복적인 주창을 제외하면, 어떠한 설득력 있는 논리나 근거도 들어볼 수가 없었다. 이런 중차대한 국가대사를 뒷받침할 만한 사전 연구들이 충분히 축적되었다거나 그 파급효과에 대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있었다는 물증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대통령의 벼락같은 결단의 근거가 과연 무엇이었는지 아직까지 궁금할 뿐이다.
다음으로, 민주적 절차이다. 유감스럽게도 한미FTA는 그 협상시작부터 종료시점에 이르기까지, 국회와 이해당사자가 협상에 관련된 어떤 정보나 자료에 대해서도 접근할 수 없을 만큼 비민주적으로 진행되었다. 87년을 고비로, 어렵사리 확보해온 절차적 민주주의가 한미FTA 협상의 일방적 추진에 의해서 마구 유린된 것이다. 이런 나쁜 정치적 선례가 노무현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의 국정운영과정에서 그리고 다음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서 관행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협상타결 이후 정부가 보이는 모습에서도 도무지 그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 국내의 반대여론이 격렬했고 협상전략상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기가 힘들다는 사정 때문에 밀어붙였다면, 타결 이후에라도 협상내용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국회비준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진정 잘된 협상’이라면 협상결과에 따른 정확한 손익계산서를 제시하며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협상내용과 자료의 공개에 대해서는 온갖 핑계를 대며 기피하면서, 정부는 언론을 통해서는 한미FTA가 우리사회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복음인양 찬양하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이라는 분이 “이념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만 한미FTA를 반대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반대론자를 이념적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군사독재정부도 아닌 참여정부의 대통령에 의해서 가해지는 국민배제와 이념공세를 경험하고 보니, 민주화 장정의 연장선상에서 노무현 정권의 출범을 지켜봤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심한 자괴감과 모욕감마저 느끼게 됨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다.
故 허세욱 회원의 명복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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