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_회원생각: 어떻게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까
어떻게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까
맹행일 참여연대 회원 him805@hanmail.net
경기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내가 사는 서울시 송파구 풍납동에도 요즈음 행상과 노점상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영업 중인 식당도 반 수 이상이 복덕방에 매물로 나와 있단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금년 들어 식당 1만 개가 폐업을 했다. 이뿐이 아니라 치솟는 물가에 자금 경색과 그에 따라 오르는 이자율 등으로 서민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경제위기의 원인
이러한 불경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물론 가까이는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가 그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주식값은 25% 이상 빠졌고(해외 펀드도 마찬가지), 또한 넘쳐나는 미국 월가의 자금이 실물 투기에 동원되는 바람에 원유, 곡물, 원자재 등 국제 가격이 폭등한 탓이 크다.
버는 돈은 같든지 줄어들든지 하는데, 물건 값이 오르니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내수가 줄어드는데 세계적인 경기 하강으로 수출마저 신통치 않으니 경제 성장률이 줄어들어 실업률마저 올라갈 태세다.
다른 하나는 셀코리아(Sell Korea)현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한국 시장의 주식을 처분하는 관계로, 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올 들어서만 24%(936원⇒1,151원)나 폭등했다. 따라서 자연히 수입물가가 그만치 오르니 물가상승이 서민 생계를 옥죄고 있다. 그러나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은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반대로 강세란다.
한국경제의 문제점
그런데 불황의 원인을 외부에만 돌릴 수 있을까? 우리 내부에 문제는 없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한국 연간 GDP에 1.86배나 된다는 660조 원 가게부채 문제다. 집마다 4,000만 원에 이른다는 빚은 대개 지난 3~4년 사이 부동산 투기 바람에서 생겨난 것이다.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서민들이 뒤늦게 무리하게 은행 빚으로 집장만을 한 것이 이제는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에 1억 부채가 있으면 월 이자만 60~70만 원을 내야 하니 어지간한 벌이로서는 감당이 어려워, 이들은 소비할 여력이 없다.
둘째는 식량자급과 에너지 자급 문제다. 한국은 식량자급율 24%, 에너지 자급률 3%에 불과한 나라임에도 자급률을 올리려는 국가 차원의 노력은 없고 대신 낭비가 극심하다. 한 해 음식물 쓰레기가 15조 원에 이르고, 에너지원단위가 일본의 3배, 미국의 2배가 넘는다.
우리가 이들에 대한 자급률은 높이든지 낭비를 줄인다면 이들 국제가격이 올라도 경상수지 적자가(올 해 들어 100억 달러 가까이)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한국은 성장할 수도, 또한 선진국이 될 수도 없다.
셋째는 한국경제의 지나친 해외의존도이다. 한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의존도가 76% 정도인데, 일본은 22%, 미국은 15% 정도밖에 안 된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은 내수가 지나치게 적어, 한국에서 만든 물건을 한국인들이 사질 않고 외국인들이 사주므로 경제가 지탱된다는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왜 한국인들은 물건을 못 사는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53%나 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적자 장사로 가게 문을 닫을 형편인 600만 명의 영세 자영업자들, 삶의 벼랑 끝으로 몰린 7%의 농어민들…. 이들은 이 나라 국민의 절대 다수인데, 쓸 돈이 없다.
그러니 이 나라 경제는 작은 해외 충격에도 요동을 칠 수밖에. 그래서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감기로 앓아눕는다는 말이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다.
정부와 국민, 인식부터 전환해야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의 기본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살기가 더 어렵다고 야단인데도, 정부는 한가하다. 서민경제 우선이라고 말은 하면서 내놓는 정책이 경제불황과 상관없는 상위 1~2% 부유층을 위한 감세나 규제완화 같은 것들이라, 국민들 실망이 크고, 따라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먼저 한국의 복지지출은 GDP 대비 7.8%로 OECD 평균 20.93%의 1/3 수준이다. 경제성장을 위한 복지지출 축소는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2009년도 복지예산을 줄이려 하지 말고 대폭 확충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다음, 이 경제위기는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하니, 부유층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 추진 중인 각종 상속세, 소득세, 종부세 등 24조 원이나 되는 부자들 세금 감면 계획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제 부자가 되어 많이 소비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일상의 소박한 삶에서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배우자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행복해지고, 나라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