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연명 김기덕, 참여연대 하승수, 이상훈
최근 ‘공익소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오는 10월부터 참여연대에 두 명의 변호사가 상근하게 된다. 『혼자 소송하는 법』이라는 소송매뉴얼북을 공동출간하기도 한 하승수 이상훈 변호사가 그들이다.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변호사로서 누릴 수 있는 지위와 좋은 조건들을 포기하면서 열악하기 짝이 없는 시민단체에 상근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뭘까?

9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사회에서는 80년대와 달리 노동인권탄압 등의 공안사건 무료변론보다 사회 공공개혁을 위한 공익소송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변호사들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참여연대 박원순, 금속연맹 김기덕 변호사에 이어 하승수 이상훈 변호사의 새로운 출발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공익변호사, 공공이익 조절기능 해야

우선 현재 금속산업연맹에 상근하고 있는 김기덕 변호사에게 그가 생각하는 공익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질문했다. “대다수의 이익임과 동시에 우리 사회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공익을 위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사회처럼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에서 일하는 것은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 공익을 위한 복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이상훈 변호사의 의견은 이렇다. 모든 사회구성원들은 각자의 노력에 따라 각자의 몫을 찾으려 하고 있다. 노조는 노조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또 그들이 각자의 법률적, 경제적, 사회적 이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이런 것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사회적 공공의 이익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 이상훈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여러 이해관계 속에서 어느 개인에게 맡기거나 감당하게 할 수 없는 사회 공공의 이익을 조정하고 조율해 사회적 이익으로 남게 하는 역할을 공익변호사들이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앞선 두 사람과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하승수 변호사는 이에 덧붙여 “공익은 시공간적 배경을 무시할 수 없으며 현재로서는 노동단체의 일도 공익이고, 시민단체에서의 일도 공익이며 또 우리 사회전체의 권리시스템, 일반시민사회에서의 정의 등을 올바로 세워내는 것도 공익에 포함된다”고 이야기 했다.

금속연맹 법률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기덕 변호사는 주로 금속연맹의 법률관련 사업실무와 책임 그리고 연맹 활동가나 조합원들이 연행되었을 경우 그들에 대한 변호인 접견 등 법률제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쟁의 관련 소송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노동자의 사회참여를 중심으로 한 사회개혁 법률소송에도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이상훈 변호사는 그동안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서 활약해온 만큼 그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변호사에 따르면 통상 한 해에 대략 40건의 소송을 수임한다면, 참여연대에서 어떤 사건을 맡아 진행하면 총 역량의 1/40의 투자를 하는 것이며 따라서 사건 수임에 신중할 것이라고 했다. 하승수 변호사 역시 상근한다해도 그동안 주력해온 조세개혁운동과 예산감시, 정보공개청구운동을 중점적으로 벌여나가게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다만 비상근 시기 때보다느 좀더 적극성을 가지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참여연대에 하승수 변호사가 상근을 시작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지금까지 없었던 일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법률지원센터를 건립하는 이유

이들 공익변호사들은 어떤 장기적 전망과 발전계획을 갖고 있을까? 김기덕 변호사는 이렇게 말한다.

“서구 특히 독일 산별노조의 경우 그 물적 토대부터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합니다. 그들은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을 위한 완벽한 법률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죠. 그러나 그 모습에 우리의 현실을 대입하면 미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따라서 김기덕 변호사는 자신이 속한 금속산업연맹에서부터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춘 법률지원센터를 만들 작정이라고 소개한다. “우리의 물적 토대가 좀더 탄탄했으면 싶기도 하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기로 했어요. 1차적으로는 금속산업연맹 내부에 법률지원센터를 만들고 이를 법률사무소의 기능과 조합원의 법적 문제 해결기관으로 만들어가야죠. 그런 출발부터가 중요한 희망의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기덕 변호사는 그동안 실제로 일해온 만큼 계획과 목표가 구체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상근하게 될 이상훈 하승수 변호사는 ‘초보’ 상근자로서 아직 구체적 목표나 계획을 뚜렷이 갖고 있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저는 사실 역량의 한계를 느껴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러나 상근하는 간사들과 변호사가 서로 신뢰하고 공조해 일을 처리한다면 어떤 일이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이상훈 변호사는 간사들의 역동성과 변호사들의 전문성이 결합되면 가장 이상적인 상태에서 공적 역할을 좀더 잘 하게 될 것같다고 예측한다. 하승수 변호사 역시 어떤 특별한 계획이나 청사진보다는 공익변호사로서 시작할 일과 마음가짐에 대해 말한다.

“이 일(공익변호)은 결코 새 출발이 아니에요. 사실상 그동안 겸업(웃음)으로 했던 일을 이제 전업으로 하려는 것 뿐이죠. 상근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그동안 시민운동과 변호사업을 겸하면서 느낀 한계때문이에요. 특별하게 뭔가를 구상하고 상근을 결심한 게 아니라 그동안 해왔던 공익적 활동을 좀더 잘 해보려고 상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특별히 할 말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일을 하면서 좀더 세부적으로 해볼만한 공적 영역이 발견된다면 그것을 또 열심히 해야겠죠.”

하승수 변호사는 본인처럼 상근하는 변호사 뿐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에서 ‘겸업’으로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변호사들이 곳곳에 많이 있으며 이들 모두가 공익변호사들이고, 실제 상근하는 것보다 겸업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며 수줍게 웃는다.

실제 겸업이 아니라 전업하게 되면 어려움도 만만치 않으리라. 김기덕 변호사의 경우는 무엇보다 금속연맹의 일원으로서 내부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를 몰라 고민스러운 경우가 있다고 했다. 실제 노조 안에서의 ‘변호사로서의 일’이란 게 독립적이라 그의 말에 수긍이 가는 면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조직의 결정에서 크게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의 활동을 규정하고 연맹과 함께 움직인다고 답변했다.

하승수 변호사에게는 생계비 문제를 넌즈시 물었다. 하승수 변호사는 “시민단체 사람들이 받는 열악한 급여를 임금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가 자원활동가라고 생각하며 따라서 상근하게 돼도 유독 자신만이 급여문제 때문에 고민하게 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처우에 관한 문제에 대해 이상훈 변호사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모든 시민단체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라고 말한 후에 현실적이지 못한 대우는 지금 당장 어떻게 바꿀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시민운동기금을 조성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한 예견되는 과도한 업무와 조직내부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근간사들과의 협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세 변호사 모두 한국사회 공익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이색적인’ 변호사임에는 틀림없다. 소송하고 수임료를 왕창 받아도 모자랄 판에 자기 돈 내고, 어떤 때는 본업보다 부업을 더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위해 밤새워 일하고, 월급조차 쥐꼬리만큼 받게 될 그들. 세속에 물든 보통 사람들로서는 혀를 찰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사회의 잘못된 그늘을 없애고 좀더 맑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런 그들이 있는한 우리 사회의 앞날에 희망이 있다. 그들의 앞길에 큰 박수를 보낸다.
탁현민 본지 객원기자
1999/10/01 00:00 1999/10/01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Magazine/trackback/348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정은 2007/02/10 22:3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겨자씨
    情祛(겨자씨)運韓問利凜表記盒試多.
    公喝脅拍義勞替布盒尼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