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년 새해 전북 정읍은 국승록 시장의 인사청탁과 관련한 뇌물비리로 뒤숭숭했다. 지난 1월 11일 인사청탁성 금품수수혐의로 국승록 시장의 부인 은옥주 씨가 전주지검에 긴급 체포됐고, 국 시장과 관계공무원 30여 명이 조사를 받았다. 이튿날 검찰은 은씨를 구속했고, 구속수사 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그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조사에서 은씨는 공무원 4명에게 8,0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은씨와 국 시장과의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 하고, 은씨만 지난 1월 29일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정식 기소되었다.

공무원들의 청탁이 인사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국 시장의 부인에게 뇌물을 갖다줬을까, 이것은 마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며 시민들은 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 시장은 자신은 아무것도 몰랐으며, 검찰의 조사를 통해 부인이 뇌물을 받은 사실을 알았다며, 모든 죄를 부인에게만 뒤집어씌우고 있다. 그러나 설사 부인 단독으로 뇌물을 받았다 하더라도 한 지역의 수장인 시장으로서 정읍시의 명예를 심히 훼손시킨 도덕적·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인만 차디찬 감옥에 보내 지역 여성들의 분노까지 사고 있다.

국 시장은 최근까지 어떤 입장표명도 공식적으로 하지 않고, 침묵으로만 일관하다가 정읍시 내장에 있는 H음식점에서 가진 ‘정우회’ 모임중, “나는 한푼도 받지 않았다. 법원에서 판결해 줄 것이다. 철저히 경실련과 농민회를 죽여버리겠다”고 발언해 경실련과 농민회뿐 아니라 이를 아는 모든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읍경실련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시민의 85.5%가 부인의 금품수수사실에 대해 국 시장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으며, 공무원들은 100%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몰랐을 것이라고 대답한 시민은 9.7%에 불과했다. 또한 부인의 인사청탁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한 국 시장의 처신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81.3%인 반면,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13.8%에 불과해 주목된다.

특히 국 시장의 시정수행평가를 묻는 질문에서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이 27%인 반면 그저 그렇다는 유보적인 평가가 42.9%,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는 25.8%로 나타나 도덕적인 청렴성뿐 아니라 업무수행 평가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이것은 앞으로 시정수행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읍 내 21개 단체로 구성된 ‘인사청탁뇌물비리 국승록 시장 사퇴촉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국 시장이 사퇴할 때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차기 선거 전날까지 사퇴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비대위는 부정부패, 매관매직한 시장의 퇴진운동은 당연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 시장 사건을 통해 볼 때 사실상 올바른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소환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할 수 있다. 단체장의 직권남용을 방지하는 심리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정읍에서 벌어진 국 시장의 인사청탁 관련비리는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다뤄져서는 안 된다.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단체장과 정치인의 부정과 비리를 바로잡고, 방지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이재산 |정읍경실련 사무국장|
2001/03/01 00:00 2001/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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