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사대 만들려다 들통난 부천시
2001/2001년 08월 :
2001/08/01 00:00
부천시장 시민단체에 공식사과, 청소행정 재검토 약속
부천시는 1995년 5월 하루 200t을 태울 수 있는 중동소각장에 이어, 2000년 9월 하루 300t을 처리할 수 있는 대장동소각장을 준공해 현재 두 곳의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올 들어서만 여덟 차례나 쓰레기 수거가 중단돼 골목마다 쓰레기가 쌓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쓰레기 수거가 처음으로 중단된 것은 지난 2월 대장동소각장에서 폐플라스틱을 몰래 태우다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였다. 당시 대장동소각장에는 재활용처리를 하고 남은 수백 톤의 폐플라스틱이 쌓여있었다. 부천시 청소사업소는 대장동 주민들과의 합의를 어기고 이를 몰래 소각하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심지어 감염성 폐기물로 특수처리하게 되어있는 병원성 쓰레기를 소각하다 주민감시원에 의해 적발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한편 중동소각장에서는 2월 음식물 등 젖은 쓰레기를 반입하려다 주민협의체의 반발에 부딪혀 쓰레기 수거가 중단됐다. 이곳은 1997년 환경부에서 전국의 11개 소각장에 대해 실시한 다이옥신 검사에서 선진국 기준치인 0.1나노그람의 230배에 달하는 23.12나노그람의 다이옥신이 검출돼 시민들에게 충격과 함께 청소행정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로 인해 소각장 운영을 둘러싸고 시당국과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1년여 만에 백필터 등 다이옥신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환경유해물질의 발생 우려가 높은 음식점 쓰레기 등의 반입을 제한하는 동시에 주민들이 이를 직접 감시하는 데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부천시는 합의를 깨고 지난 2월 이른바 ‘먹자골목’ 등에서 발생한 젖은 쓰레기를 반입해 문제가 된 것이다.
결국 부천시 청소사업소는 주민들의 반발에 밀려 합의대로 음식물 등 젖은 쓰레기를 반입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소각장 운영을 재개했다. 하지만 6월 4일 부천시는 또다시 약속을 깨고 젖은 쓰레기를 반입하려다가 수거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때도 역시 부천시는 주민지원협의체에 젖은 쓰레기의 반입 제한을 약속했다.
여덟 차례나 거듭된 쓰레기 수거 중단사태는 소각장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을 합리적으로 해소하기보다는 소각 위주의 정책을 힘으로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부천시의 잘못된 청소정책은 지난 6월 28일 5급 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시정 주요 현안 보고회의에서 배포된 문건에서도 확인된다. 이 문건에는 “동 자생단체 대표 등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는 주민지원협의체에 항의하는 등 동 자체 대응방안 강구 조치”라고 되어 있다. 파행적인 청소행정으로 빚어진 쓰레기 수거 중단사태를 피해 주민들을 동원해 소각장주민지원협의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다.
부천지역의 YMCA, YWCA, 경실련 등 여러 시민단체들은, ‘행정구사대’를 조직하여 청소행정이 빚은 난맥상을 해결하려 했던 부천시에 크게 반발해 원혜영 시장의 사과와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 결국 원 시장은 이에 대해 사과하고 ‘쓰레기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 등 관련시민단체와 협력기구를 만들어 청소행정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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