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미군 폐유 처리장이냐?
2001/2001년 07월 :
2001/07/01 00:00
캠프롱 기름유출 사건으로 불붙은 미군기지 반환운동
미군기지 ‘캠프롱’의 수도요금과 전기요금 미납, 헬기장으로 누적된 주민 피해로 인해 2000년 5월 28일 강원도 원주시민들의 미군기지 반환투쟁이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많은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지 못하고 지역민의 관심 또한 미미했지만 원주의 또다른 미군기지인 ‘캠프이글’의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지역 ‘폐유방류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미군문제가 지역의 중대한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이후 이 지역의 거의 모든 시민단체와 학생들이 참여한 ‘폐유방류진상규명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고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 원주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도 탄생했다.
11개월 동안 진행돼온 토요집회가 42차를 맞던 지난 5월 25일 저녁 뉴스를 통해 또다른 기름유출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튿날 현장인 ‘캠프롱’(원주 태장 2동)을 방문해보니 유출지역은 약간의 불쏘시개만 있어도 흙에 불이 붙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했다. 하지만 주변의 다른 곳에서는 오염의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 현장만으로는 자신있게 이 문제를 여론화하거나 미군부대로부터 기름유출 사실 인정을 받아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 결국 시민모임은 굴삭기로 현장을 파보게 되었다. 작업이 약 1m 깊이까지 진행되자 기름 유출량이 시간당 100㎖에 이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원주지방환경관리청과 함께 시료를 채취해 상지대학교 자연과학연구지원센터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후 어렵게 미군부대 내 유류저장고의 시료도 채취해 분석한 결과 기름의 정체는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미군에서만 사용하는 기름인 JP-8(난방유)인 것으로 환경관리청과 상지대 두 곳에서 모두 확인됐다. 그러나 비공개로 조사를 진행한 한미공동조사단은 이 사실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고 미군은 아예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시민모임은 항의집회를 계속 열고 캠프롱 부대 앞 천막농성도 시작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학생들이 밤샘농성을 이어갔고 미8군사령관과 캠프롱 부대장에 대한 검찰 고발, 환경부 항의방문, 미8군 용산기지 앞 항의집회도 했다. 이 같은 적극적인 활동 덕분에 지역민의 관심이 커진 것은 물론 피해지역의 ‘주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는 등 분위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시민모임은 45차 토요집회가 열린 지난 6월 16일, 전국의 미군관련단체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인간띠잇기행사’를 마련했다. 1000명 이상의 참석자들이 8만 평에 이르는 캠프롱을 인간띠로 감싸안는 ‘장관’을 연출하며 조속한 사건 조사, 부대장 및 미8군사령관의 사과, 피해지역에 대한 보상과 원상복구, 그리고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인 불평등한 SOFA(한미행정협정) 전면 재개정을 목소리 높여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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