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가 여성노동자 발목 잡는다?
2001/2001년 07월 :
2001/07/01 00:00
잠깐 계산해 보자, 내가 한 달에 얼마를 쓰고 있는지, 그리고 42만1490원으로 한 달에 며칠을 살 수 있을지.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최저임금제도에 의한 현재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42만1490원이다. 1988년에 시행되기 시작한 최저임금은 1989년 전체 임금 노동자 정액 급여의 38.4%까지 상승했으며 그 영향률, 즉 최저임금제도로 인해 임금 인상이 된 사람도 10.7%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후 점차 그 수준이 하락하여 2000년 8월에는 전체 노동자 정액 급여의 31.7%에 불과한 실정이다.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20.8%에 불과하며 그 영향률도 1.1%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 9월부터 올 8월까지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의 영향률은 1인 이상 전 산업을 대상으로 할 때 2.1%인 상태이다. 때문에 통계상 오차의 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그 영향력이 전무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여성 청소용역직 저임실태 심각
이렇게 낮게 책정되어 있는 최저임금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청소용역직 노동자이다. 국공립·사립대학교, 각종 관공서, 대규모 빌딩 등 전국방방곡곡에서 새벽부터 일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는 지난 4월 9개 도시 107개 용역회사 소속 여성노동자 528명의 근로조건과 생활 실태를 조사하였다. 조사대상 여성용역노동자의 월급여 총액은 49만6234원으로 60만 원 미만을 받고 있는 경우가 88% 정도에 달했다. 무엇보다도 법적 최저임금인 42만1490원 미만을 받는 여성들이 23%로 조사되었다.
이들이 이러한 임금으로 살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이들의 생활 조건을 고려할 때 이 점은 분명해진다. 조사 대상 여성 노동자 중 가구 내에서 자신이 유일한 소득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무려 34.9%나 되었다. 따라서 남편이나 성년 자녀가 있어도 가구의 생계를 전담하고 있는 실질적인 여성 가장은 전체의 1/3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조사 대상 여성들이 생계보조자가 아닌 주된 생계부양자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또한 이들의 임금이 가구 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은 49만6254원으로 가구 평균소득인 104만5797원의 약 50%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현재 직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로 90%가 저임금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실태조사의 결과 중 주목을 끄는 다른 한 가지는, 청소용역직 여성노동자들의 고용형태의 변화이다. 응답자 중 50%는 정규직에서 용역직으로 전환되었다고 응답했다. 즉 용역업체가 위탁을 받으면서 이전에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던 노동자들을 넘겨받는 형식으로 비정규직화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또한 근무지나 고용업체가 바뀌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6.4%가 일하는 곳은 같으나 고용업체만 변경된다고 응답했다. 노동자들로선 사용 사업체에 지속적으로 근무하면서 계속적으로 고용업체가 변경되는 형태인 것이다.
문제는 고용형태가 변화하면서 최저임금액이 이들의 임금결정기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건물청소 용역회사는 ‘최저입찰제’에 의해 건물주로부터 용역권을 따낸다. 인건비 및 청소비 모두를 포함하여 평당 가격으로 입찰할 때 건물주로서는 당연히 가장 낮은 돈을 요구하는 용역회사를 선정한다. 입찰가는 경쟁적으로 낮춰져 결국 청소용역노동자의 임금이 깎이고 그 최하한선이 바로 최저임금액수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조사과정중 ‘수당은 잘 모른다. 총액은 최저임금에 맞추어 받는다’고 많은 응답자가 이야기했다. 때문에 오히려 임금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아 조사대상 여성 네 명 중 한 명이 최근 3년 사이에 임금이 계속 낮아졌다고 했다. 용역업체가 경쟁적으로 용역단가를 낮추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저하되기까지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을 고착화?
조사과정에서 만난 여성 노동자들 중 일부분은 “3년 전 60만 원이었으나 IMF 때 일방적으로 삭감해서 현재는 40만 원이다”, “현재 44만 원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 계약 만료로 새로운 용역회사가 온다는데 임금을 3만 원 낮추는 데 동의하는지를 미리 조사해갔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최저임금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그 액수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최저임금액은 공공근로나 자활 근로의 일당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는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노동자들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조사 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제가 저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고착화하는 기제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을 현실에 맞추어 시정해야만 최저임금제의 기본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사 대상 여성 노동자들과 같이 법정노동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면서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만한 수준의 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최저임금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이처럼 최저임금이 낮게 책정되는 이유 중 하나는 최저임금액을 결정하는 기준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최저임금액 결정의 근거가 되는 것은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실태, 노동생산성이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근로자 생계비로 현재 근로자 생계비 산출 기준은 ‘18세 단신 근로자 생계비’이다. 이에 대해 18세 단신 가구가 아니라 29세 이하 단신 노동자의 실태 생계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에서 비춰 볼 때도 역시 이러한 최저임금의 결정 기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들은 경제활동참가율이 40대에 가장 높게 나타나, 40대 전반에는 63.1%, 40대 후반에는 62.8%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본 조사 결과가 나타내고 있는 바와 같이 40대 이상의 여성 노동자는 더 이상 단신 노동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저임 직종에 몰려 있는 중장년 여성 노동자들은 그들 자신이 여성 가장인 경우가 많다. 본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여성 노동자 중 1/3이 혼자서 가족을 책임지는 여성 가장이었다. 이들의 생계비에 기준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그 기준을 좀더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 사업주가 져야 할 의무의 확대이다. 최저 입찰을 통해 노무 공급가가 정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에 맞추어져 있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입찰가에 따라 임금이 삭감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용역업체의 경우 입찰에 의한 용역 단가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만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해 사용 사업주 역시도 책임을 지는 구조로 만들어 가지 않는다면 이러한 위반 사항은 뿌리뽑히지 않을 것이다.
여성 청소용역직 저임실태 심각
이렇게 낮게 책정되어 있는 최저임금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바로 청소용역직 노동자이다. 국공립·사립대학교, 각종 관공서, 대규모 빌딩 등 전국방방곡곡에서 새벽부터 일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는 지난 4월 9개 도시 107개 용역회사 소속 여성노동자 528명의 근로조건과 생활 실태를 조사하였다. 조사대상 여성용역노동자의 월급여 총액은 49만6234원으로 60만 원 미만을 받고 있는 경우가 88% 정도에 달했다. 무엇보다도 법적 최저임금인 42만1490원 미만을 받는 여성들이 23%로 조사되었다.
이들이 이러한 임금으로 살기 어려운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이들의 생활 조건을 고려할 때 이 점은 분명해진다. 조사 대상 여성 노동자 중 가구 내에서 자신이 유일한 소득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무려 34.9%나 되었다. 따라서 남편이나 성년 자녀가 있어도 가구의 생계를 전담하고 있는 실질적인 여성 가장은 전체의 1/3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조사 대상 여성들이 생계보조자가 아닌 주된 생계부양자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은 또한 이들의 임금이 가구 평균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은 49만6254원으로 가구 평균소득인 104만5797원의 약 50%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현재 직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겪는 가장 어려운 문제로 90%가 저임금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실태조사의 결과 중 주목을 끄는 다른 한 가지는, 청소용역직 여성노동자들의 고용형태의 변화이다. 응답자 중 50%는 정규직에서 용역직으로 전환되었다고 응답했다. 즉 용역업체가 위탁을 받으면서 이전에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던 노동자들을 넘겨받는 형식으로 비정규직화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또한 근무지나 고용업체가 바뀌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6.4%가 일하는 곳은 같으나 고용업체만 변경된다고 응답했다. 노동자들로선 사용 사업체에 지속적으로 근무하면서 계속적으로 고용업체가 변경되는 형태인 것이다.
문제는 고용형태가 변화하면서 최저임금액이 이들의 임금결정기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건물청소 용역회사는 ‘최저입찰제’에 의해 건물주로부터 용역권을 따낸다. 인건비 및 청소비 모두를 포함하여 평당 가격으로 입찰할 때 건물주로서는 당연히 가장 낮은 돈을 요구하는 용역회사를 선정한다. 입찰가는 경쟁적으로 낮춰져 결국 청소용역노동자의 임금이 깎이고 그 최하한선이 바로 최저임금액수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조사과정중 ‘수당은 잘 모른다. 총액은 최저임금에 맞추어 받는다’고 많은 응답자가 이야기했다. 때문에 오히려 임금이 낮아지는 경우도 많아 조사대상 여성 네 명 중 한 명이 최근 3년 사이에 임금이 계속 낮아졌다고 했다. 용역업체가 경쟁적으로 용역단가를 낮추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저하되기까지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을 고착화?
조사과정에서 만난 여성 노동자들 중 일부분은 “3년 전 60만 원이었으나 IMF 때 일방적으로 삭감해서 현재는 40만 원이다”, “현재 44만 원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 계약 만료로 새로운 용역회사가 온다는데 임금을 3만 원 낮추는 데 동의하는지를 미리 조사해갔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최저임금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그 액수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최저임금액은 공공근로나 자활 근로의 일당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는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노동자들을 노동시장으로 유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조사 결과에서 드러나고 있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제가 저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고착화하는 기제로 이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을 현실에 맞추어 시정해야만 최저임금제의 기본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사 대상 여성 노동자들과 같이 법정노동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면서도 인간다운 삶을 누릴 만한 수준의 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최저임금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이처럼 최저임금이 낮게 책정되는 이유 중 하나는 최저임금액을 결정하는 기준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최저임금액 결정의 근거가 되는 것은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실태, 노동생산성이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근로자 생계비로 현재 근로자 생계비 산출 기준은 ‘18세 단신 근로자 생계비’이다. 이에 대해 18세 단신 가구가 아니라 29세 이하 단신 노동자의 실태 생계비를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에서 비춰 볼 때도 역시 이러한 최저임금의 결정 기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들은 경제활동참가율이 40대에 가장 높게 나타나, 40대 전반에는 63.1%, 40대 후반에는 62.8%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본 조사 결과가 나타내고 있는 바와 같이 40대 이상의 여성 노동자는 더 이상 단신 노동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저임 직종에 몰려 있는 중장년 여성 노동자들은 그들 자신이 여성 가장인 경우가 많다. 본 조사에서는 조사대상 여성 노동자 중 1/3이 혼자서 가족을 책임지는 여성 가장이었다. 이들의 생계비에 기준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그 기준을 좀더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것은 사용 사업주가 져야 할 의무의 확대이다. 최저 입찰을 통해 노무 공급가가 정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또는 그 이하에 맞추어져 있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입찰가에 따라 임금이 삭감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용역업체의 경우 입찰에 의한 용역 단가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만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해 사용 사업주 역시도 책임을 지는 구조로 만들어 가지 않는다면 이러한 위반 사항은 뿌리뽑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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