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의 변명과 나의 선택
2001/2001년 07월 :
2001/07/01 00:00
연예인 이영자 씨의 다이어트 성공사례가 알고 보니 지방흡입수술 덕분이었다는 논란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수술 않고 운동으로만 살을 뺐다는 이영자 씨의 주장이 도마 위에 오르고, 한편으론 환자의 수술내용을 폭로한 성형외과 의사의 도덕성이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은밀한 부위의 수술 내용까지 털어놓는 그의 쌍루종횡(雙淚縱橫) 눈물의 기자회견이 이루어졌다. 그러고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알 수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했다. 시작은 아귀가 잘 안 맞는 어설픈 코미디를 보는 것 같더니 맞고소에 협박시비까지 나와 이제는 거의 엽기적인 납량극이 되었다.
가뭄이 한창이던 그 때, 도하 언론은 연일 이영자 씨 문제를 대서특필했다. 그래서 논에 물을 못 대 이를 비관하고 자살하는 농민이 나오는데 그깟(?) 한 여인의 살빼기가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하지만 이 파동은 계속해서 2막, 3막…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 세인들은 비상한 관심으로 그 추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영자 씨가 거짓말을 일삼고 시청자와 소비자를 기만한 것인지, 성형외과 의사가 의료인으로서의 정도를 저버린 것인지를 엄정히 따져 봐야 한다는 소리가 사그러들지 않는다. 왕년의 명 프로듀서였던 주철환 교수는 이번 일을 보면서 애초에 영자가 혜성처럼 방송에 다시 나타나면서 그 특유의 넉살로 “살 빼려고 수술도 해보고 온갖 짓을 다해 봤는데 역시 운동 만한 게 없더군요…”라고만 했더라도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자못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결국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세태에서 빚어진 소극(笑劇)임은 분명하다. 다이어트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작금의 한국적 상황이 사태의 본질이고, 이영자 씨나 모 성형외과 의사나 모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한 건 하려다 어디에선가 계산이 어긋난 후 불거진 한바탕 소동에서의 피해자다. 실정법적인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를 논외로 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비만이 단순히 건강관리의 한 척도에서 벗어난 지는 오래다. 비만 여부는 그 사람의 생활습관과 성실성, 인격을 규정하고 종국에는 그의 지위와 재산을 반영하는 ‘기호’가 되었다. 이를 육체자본이라고 한다던가. 날렵한 몸매, 수려한 마스크는 이제 천부의 조건이 아니라 자신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생산하거나 반영하는 체계가 되었다. 넉넉한 살을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는 연예인도 알고 보면 자신의 비만을 혐오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시사적이다.
이영자 파동을 지켜보는 필자도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부족, 상습적인 음주 등으로 표준체중을 초과한 것이 필자의 상태다. 그래서 처음에는 건강 문제로, 그 다음엔 우리 사회에 미만한 ‘뚱보 저주 신드롬’의 눈치를 보느라 수시로 몸을 학대했다. 운동 요법, 식이 요법에 심지어 거식 증세까지…. 왕년에을 담당할 땐 어쩌다 TV에 얼굴이 비친다는 것 때문에 화면에 드러나는 이미지를 관리한답시고 긴급 다이어트(방송 출연을 앞두고 D데이 3∼4일 직전에 집중단식을 실시)에 돌입하고 일이 끝나면 폭음을 하는 등으로 어지간히 몸을 괴롭혔고 그 결과 요요현상이 반복됐다. 그래서 나도 그 좋다는 영자의 땡김이 요법을 한번 해볼까 했는데 이런 일이 터졌다면 농담이 되려나….
포기하고 끌어안고 살기에는 이 살들이 너무 부담스럽다. 이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가뭄이 한창이던 그 때, 도하 언론은 연일 이영자 씨 문제를 대서특필했다. 그래서 논에 물을 못 대 이를 비관하고 자살하는 농민이 나오는데 그깟(?) 한 여인의 살빼기가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하지만 이 파동은 계속해서 2막, 3막…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 세인들은 비상한 관심으로 그 추이를 지켜봐야만 했다. 이영자 씨가 거짓말을 일삼고 시청자와 소비자를 기만한 것인지, 성형외과 의사가 의료인으로서의 정도를 저버린 것인지를 엄정히 따져 봐야 한다는 소리가 사그러들지 않는다. 왕년의 명 프로듀서였던 주철환 교수는 이번 일을 보면서 애초에 영자가 혜성처럼 방송에 다시 나타나면서 그 특유의 넉살로 “살 빼려고 수술도 해보고 온갖 짓을 다해 봤는데 역시 운동 만한 게 없더군요…”라고만 했더라도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자못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결국 외모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세태에서 빚어진 소극(笑劇)임은 분명하다. 다이어트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작금의 한국적 상황이 사태의 본질이고, 이영자 씨나 모 성형외과 의사나 모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한 건 하려다 어디에선가 계산이 어긋난 후 불거진 한바탕 소동에서의 피해자다. 실정법적인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를 논외로 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비만이 단순히 건강관리의 한 척도에서 벗어난 지는 오래다. 비만 여부는 그 사람의 생활습관과 성실성, 인격을 규정하고 종국에는 그의 지위와 재산을 반영하는 ‘기호’가 되었다. 이를 육체자본이라고 한다던가. 날렵한 몸매, 수려한 마스크는 이제 천부의 조건이 아니라 자신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를 생산하거나 반영하는 체계가 되었다. 넉넉한 살을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는 연예인도 알고 보면 자신의 비만을 혐오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시사적이다.
이영자 파동을 지켜보는 필자도 솔직히 말하면 여기서 자유롭지 않다. 불규칙한 식사와 운동부족, 상습적인 음주 등으로 표준체중을 초과한 것이 필자의 상태다. 그래서 처음에는 건강 문제로, 그 다음엔 우리 사회에 미만한 ‘뚱보 저주 신드롬’의 눈치를 보느라 수시로 몸을 학대했다. 운동 요법, 식이 요법에 심지어 거식 증세까지…. 왕년에
포기하고 끌어안고 살기에는 이 살들이 너무 부담스럽다. 이제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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