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여론 묵살한 전북지역언론의 새만금 보도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맞붙었던 새만금간척사업이 정부의 ‘분리개발’ 발표 후 ‘지속추진’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일련의 논쟁과정에서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그 논쟁의 과정이 공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사회는 다양한 의견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언론은 다양한 사상과 의견을 ‘공론의 장’에 끌어내어 ‘공공적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데 그 존립근거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민대다수는 이러한 ‘정책결정 과정에의 참여’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그것은 사유화되고, 기득권화 된 한국언론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지역언론의 새만금사업 관련보도는 그 연장선에 있다. 실제로 지역언론의 편파·왜곡보도의 실태는 상식을 넘어선다.

먼저 사설과 논단 등 해당 신문사의 편집방향을 반영하는 의견기사의 편파보도율은 무려 93%에 달한다. 이와 함께 예의 ‘도민불만 고조’식의 정확한 근거제시 없는 일방적 주장이 전개되기도 한다. 기사 제목도 「새만금 흔들기 분노 폭발」, 「도민발끈」, 「도민들 말도 안된다 성토」, 「도민분노 머리끝」 등 마치 공식처럼 뽑았다. 하지만 실제 기사에서는 출처도 명확하지 않는 인용구 한두 개가 전부. 게다가 아예 이와 관련한 근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런 편파보도가 각 지역신문의 대주주 입김에 의해 작용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새만금 사업 추진시 가장 이득을 얻을 이들은 지역 건설업주를 포함한 지역유지들이기 때문. 2001년 2월 현재 전북지역신문의 주주구성을 보면, 『전주일보』는 비사벌건설, 『전북제일신문』은 대명건설(2001년 광진주택건설로 바뀜), 『새전북신문』은 태인컨츄리클럽 등이라는 점에서 편파보도의 뒷배경일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만금사업추진과 관련한 문제제기 및 신중한 검토주장마저도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하거나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기기도 했다. 특히 노무현 장관 시절 해양수산부의 새만금사업 방침과 관련한 지역언론의 보도태도는 상식을 넘어선다. 실제로 『전북제일신문』의 사설 「해양부의 편중개발 시정을」과 「해양부장관 비난 여론 고조」에서는 해양수산부가 전북에 대해 그동안 홀대해왔다면서 “예산 가운데 많은 부분은 영남권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등 지역간 대결구도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대안마련 등을 내걸었던 새만금간척사업 공개토론회와 관련한 보도도 예외는 아니다. 이때는 소위 ‘전남 방해론’이라는 논리가 등장하는데, 『전북일보』는 이와 관련하여 “지난 11일 끝난 3일간의 새만금공개토론회 장에서 반대측의 한 토론자가 자칫 지역감정을 조장할 수 있는 실망스러운 주장을 펴 방청객들의 비난을 샀다”면서 “이는 정확히 검증도 안 된 추정일 뿐이어서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묘한 여운을 남겼다”고 쓰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는 5월 12일자 3면의 「토론회 이모저모- “200만 도민 뜻 아느냐” 거친 항의」에서 반대토론자로 참여했던 원광대 정신택 교수에 대해 “전북도민이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고나서 창피해서 못살겠다”는 등의 참석자 발언을 전하면서 오히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보도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인신공격성 보도태도 및 감정적 보도태도로 심각했다.

『전북도민일보』는 사설 「노무현 장관 자격 있는가」를 통해 해양부의 새만금유보 입장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가 과연 그 막중한 장관직 업무 수행에 적절한 자격과 정책결정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인지 일반을 의아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거나 “현직 장관으로서의 모습이라기 보다 이전투구에 몰입되어”있다는 등 인신공격성 보도까지 불사하고 있다. 특히 『전북일보』의 3월 5일자 ‘전북만평’에서는 새만금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등을 ‘굿판’을 벌이는 ‘무당’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결국 지역언론에 의해 ‘전북사람들’은 그야말로 ‘우롱’당한 꼴이다. 자신들의 생존권을 말살할 수 있는 사업에 자신들이 앞장서 근거를 제공한 격이 되었다.
박민 전북민언련 정책실장
2001/07/01 00:00 2001/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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