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영수증에 허위회계보고까지
2001/2001년 07월 :
2001/07/01 00:00
지구당 정치자금 사용백태
지난 2월부터 '2000년 국회의원, 지구당, 후원회 정치자금 사용내역'의 열람이 3개월 동안 허용됐다. 각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열람가능 시기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6월 중순까지 열람 및 필사가 가능했다. 그 중 대표적 사례들을 중심으로 지구당의 수입과 지출구조의 문제점을 고발한다. 편집자 주
중앙당과 비교할 때 지구당은 얼마나 건전하게 정치자금을 운용하고 있을까.
먼저 수입구조를 살펴보자. 각 지구당이 정치자금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 즉 실질당비가 없는 것이 문제다. 대부분 국회의원 후원회에서 모은 기부금이 의원에게 전달되고 의원이 이를 지구당에 다시 기부하면서 당비로 처리된다. 이는 지구당, 국회의원, 후원회 회계보고서를 각각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한나라당 서울 마포갑 지구당(위원장 박명환)의 경우, 당원으로 1만8167명이 등록되어 있고 지구당 회계보고서를 보면 당비로 2억2860만 원이 들어온 것으로 적혀 있다. 그렇다면 이 돈은 모두 당원들이 낸 당비일까? 그렇지 않다. 박명환 의원의 수입, 지출서를 보면 후원회기부금으로 2억2860만 원이 적혀 있고 지구당 수입항목에도 같은 금액이 있다. 이로 미뤄보면 이 돈은 마포갑에 등록된 당원들이 낸 돈이 아니라 국회의원 후원회가 의원에게 주고 이를 다시 지구당의 당비로 처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당원이 낸 실질당비가 아니라 사실은 후원금인 것이다.
당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맞는 정당을 적극 지지하고 당비를 냄으로써 상향식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정당정치의 기본일 것이다. 그러나 당비가 한 푼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정당 구조의 기형성을 잘 나타낸다.
당비는 내지도 않는데 당원구실을 하는 이들의 존재란 무엇인가? 작년 4월 13일 치러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 있었던 각 당의 활동을 보면 그들이 동원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행 선거법 상 사전선거운동은 금지돼 있다. 늘 유권자를 만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에게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조항이다. 그러나 당원으로 등록된 이들을 만나는 것은 자유다. 따라서 이미 원내에 진입한 의원들은 의정활동의 명목으로 수많은 당원을 만날 수 있다.
한나라당 서울 마포을지구당(위원장 박주천)은 의정활동(4997만 원)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한 것으로 신고했다. 2000년 1월 6일부터 3월 27일까지 82일간 총 451회의 의정보고회를 개최해 매회 5만 원 씩, 총 2255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신고했다. 16대 국회의원 선거운동 개시 전까지 하루평균 5회의 의정보고회를 집중 개최한 것은 사전선거운동이라는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지구당 관계자는 “의정보고회는 법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으로 한 것”이라며 “법에서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닌데 많이 하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원은 있지만 당비는 없다?
의정보고회를 많이 할수록 좋다면 4?3 총선 이후 박주천 의원은 계속 의정보고회를 개최해야 했다. 그러나 그 후로는 단 한 번도 없다. 5월 이후 12월까지 매달 한 번씩 ‘위원장의정활동비’로 기재되어 있지만 회계보고서만으론 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송석윤 교수(성신여대 법학과)는 지난 6월 7일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노동시민단체 공동토론회) 발표문을 통해 “현역의원들은 의정보고회를 통해 사전선거운동 금지를 무력화시키면서 신생정당과 무소속의 정치지망생과 비교해 특권적인 지위를 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전선거운동 금지로 인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가 근본적으로 제한받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비용 정치구조의 주요원인인 동원형 정당구조가 존치된다”고 말했다.
당원은 있어도 실질당비는 없고 선거철에만 나타나는 가짜 당원들. 우리 정당정치의 고질적 병폐를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한편, 지출내역을 보면 중앙당과 마찬가지로 ‘내 맘대로’ 사용이 두드러졌다. 회계조차 부실기업처럼 분식회계한 사실도 적발됐다.
자민련 충남 아산지구당(위원장 원철희)이 그런 경우다. 원철희 의원은 작년 후원회기부금 중 일부인 1588만 원을 기타경비 항목으로 지출하고 이를 작년 12월 당비로 아산지구당에 냈다. 그러나 원 의원의 회계보고서에 첨부된 지출증빙명세서에는 5400만 원이 지출된 것으로 되어있다. 3811만 원의 차이가 난 것이다. 국회의원, 지구당 회계서를 비교검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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