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열린 채널!
2001/2001년 07월 :
2001/07/01 00:00
첫 방송 뒤 '개점휴업' 중인 KBS 시청자참여 프로그램
"부담스럽다."
최근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향방을 묻는 질문에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KBS도, 그리고 방송위원회도 똑같은 대답을 내놨다. 당장 프로그램을 방영해야 하는데 모두 대안은 없어 보였다. 왜 그런 것일까.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그동안 시청자들에 의해 제작되어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지난해 통합방송법 제정에 따라 KBS에서 의무적으로 방영하고 있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은 올해 5월 2일 세부 운영지침을 확정하고, 5월 5일 <열린 채널>이라는 프로그램 제목으로 첫 방영분 "호주제 폐지-평등가족으로 가는 길"이 나간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그렇다면 <열린 채널>을 채울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다들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답변은 모두 '잠시만 기다려 달라'. 참여연대, 민언련, 민주노총, 전농,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이 현재 각 단체의 전문성을 살려 프로그램 제작을 진행 중이며 완성률도 80%대에 이르렀고, 특히 언론개혁시민연대 측이 6월 23일 방영을 목표로 "왜 신문개혁인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KBS측에 제출해 놓은 상태이니 '개점 휴업'은 아니라는 반론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3월 발족한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시민협의회)' 권영준 사무국장은 "일부에서 '시민단체의 무책임론'까지 거론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운영세칙을 정하는 데만 1년여를 허비한 시점에서 준비가 안 된 시민단체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었다는 과정상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권 국장은 시민협의회에 참여하지 않은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등도 프로그램 기획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7월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방영 전 사전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KBS 시청자협의회는 지난 5월 30일 열린 회의에서 "앞으로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은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하고, 소외계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으로 한다"는 지침을 결정했다. 이같은 결의는 프로그램 방영을 목적으로 개인 비디오저널리스트(VJ) 3명이 작품을 제출했지만 모두 방송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면서 비롯됐다.
<열린 채널>의 안정적인 방영을 위해 시민협의회 권영준 사무국장은 "KBS가 공모제를 실시하거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미디어센터'를 건립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의 입장은 제작·기획자 따로, 송출책임자 따로인 상황이 어떻게 정상적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열린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철 PD는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발언권은 하나도 없는데 만약 프로그램이 법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KBS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말이 되느냐"며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PD는 "시민단체들이 만들어온 작품은 소재 면에서는 사회적인 이슈일 지는 몰라도 취재과정의 균형감각과 보다 섬세한 취재원 접근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제작·기획 단계에서 KBS가 참여하지 못한다면 심의과정에서 매번 시민단체와 충돌하는 상황이 연출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각계의 입장이 다른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점은 시민단체를 뛰어 넘어 시청자들이 TV속으로 들어와 주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의의를 규정하고,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은 사회 곳곳에 묻혀있는 진실들을 캐내 진정 시청자의 대표가 되겠다는 자각을 가져야 하며, 방송사와 방송위원회 또한 이들의 수준을 끌어올려 자신들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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