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시대를 마감하려면
2001/2001년 06월 :
2001/06/01 00:00
정치권엔 벌써 선거철이 왔나?
최근 들어 집권여당 쪽에서 ‘개혁 피로도’라는 용어가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이 말을 처음 듣는 순간, “정치권에는 벌써 선거철이 다가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국 정치는 참으로 돈이 많이 드는 정치이다. 특히 한국 정치에서 각종 선거는 돈의 잔치다. 이 막대한 정치자금, 선거자금은 주로 음성적 헌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한국 정치는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 위에 서 있다. 따라서 집권 여당에서 흘러나오는 ‘개혁 피로도’라는 말들은 가진 자들이 싫어하고 저항하는 각종 개혁을 접으려는 것이고, 그것은 다가오는 선거를 의식한 ‘가진 자들에 대한 선물’을 뜻하는 것이다.
무슨 선거를 말하는가? 그것은 물론 내년 상반기의 지방자치단체 선거, 그리고 내년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에게는 아직도 까마득히 멀어 보이는 지자체 선거, 대통령 선거가 정치권에서는 벌써 시작된 것이다.
무엇을 ‘개혁’했길래…
여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제는 개혁을 잘 마무리 할때”라는 주장을 우리는 여기서 한번 따져봐야 한다. 김대중정부가 들어선 지도 벌써 만 3년이 지났다. 이 3년 동안 정부와 집권여당은 과연 무엇을 얼마나 개혁했는가?
김대중정부는 ‘IMF체제’라는 경제위기를 안고 출발했기 때문에 선거전 당시 내걸었던 수많은 ‘개혁공약’들의 즉각적 추진을 일단 뒤로 미루고 ‘경제난국’ 돌파에 몰두하겠다고 하여 많은 국민들은 이를 심정적으로 양해한 바 있다.
김대중정부는 집권 초 2년 동안 온 국민의 허리띠 졸라매기와 고통분담으로 급한 불은 일단 껐다. 이 와중에 서민대중, 자영업자, 근로자, 농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던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경제의 본질적 위기와 구조적 모순이 해소된 것도 아니다. 아니 지금까지의 각종 정책은 임시방편이요, 응급처방 같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경제의 근원적 치유와 재도약을 위해서는 경제분야만을 따로 떼어 사고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구조 전체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개혁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벌개혁, 정치개혁, 관료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사회개혁, 언론개혁 등의 개혁과제들은 그 요구들이 따로따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화와 선진화를 위해서 일정한 목표의식을 갖고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경제의 균형적 성장을 향한 국민적 에너지도 재창출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많은 개혁과제들이 얼마나 해결되었기에 ‘개혁 마무리’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오는가 말이다.
국민들은 개혁을 ‘안 해서’ 피로하다
이 시대의 진정한 개혁과제는 과연 무엇인가? 낡은 법과 제도를 시민민주주의사회에 맞게 고쳐나가는 일이다. 독재시대, 절대권력 시대의 법과 제도는 독재자, 절대권력자의 명령을 ‘일사불란’하게 백성들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우리의 법 제도들은 일제 군국주의 체제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들이 그들의 ‘통치’와 ‘지배’를 위해서 만든 것이 거의 대부분이고, 이것들은 한결같이 ‘군림하는 지배자’와 ‘복종하는 백성’의 틀에 기초한 법 제도들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개혁정신은 그러한 모든 법들을 ‘시민사회’가 주인이 되게 하는 법들로 대체하라는 요구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국민들을 피로하게 하는 것은 이 ‘새로운 시대정신’과 ‘낡은 실정법’이 초래하는 분열현상이며, 또 그러한 상태에서 오는 사회적 아노미 현상이다. 스스로 ‘문민정부’라고 일컬었던 김영삼정부는 집권 내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개혁’이라는 말을 되풀이하였다. 그러나 김영삼정부가 실제로 민주적으로 고친 법 제도는 하나도 없었다. 한마디로 평한다면 “김영삼정부는 ‘개혁’이라는 ‘단어’를 사랑했지, 결코 ‘개혁 자체’를 사랑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국민의 정부’라고 일컫는 김대중 정부도 김영삼정부의 전철을 밟으려고 하고 있는가?
현 정치권의 현실적 계산에 의해 김대중정부 임기 안에 개혁과제들을 제대로 손도 대보지 않고 창고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한국사회의 개혁 필요성과 요구가 사라질 수는 없다. 그리고 개혁이 지연되면 될수록 국민대중, 한국사회 전반의 갈등과 피로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달리 표현한다면, 현 정부와 집권여당이 개혁과제들을 회피하면 할수록 국민들의 실망은 커질 것이고, 민주적 법과 제도가 하나씩 하나씩 새롭게 정착해 나갈수록 국민적 에너지는 새롭게 돋아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이 시대의 개혁과제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정치권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연극이나 영화 제작에 비유하자면 민주정치의 연출자 또는 제작자는 우리 국민들이고 정치인들은 그 무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다. 그 배우들이 연출자나 제작자의 요구나, 의도를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계속 ‘NG’만 낸다면, 끝내는 그 배우들을 바꿔치기 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한국정치의 연출자·제작자는 절대권력이었다. 그 절대권력이 국민들의 힘에 의해 ‘퇴장’당하자 정치권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절대권력을 대신하여 정치권의 연출을 맡아야 할 국민들이 스스로의 임무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혁’을 마감해야 ‘개혁시대’가 마감된다
개혁세력이 반개혁세력에 끌려다니고 눈치나 보는 현 한국 정치판에서 다시 개혁을 추동해 내려면 결국은 시민사회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개혁세력이 정치권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야 한다. 그리고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세력’들이 돈과 권력으로 정치인들의 과거 회귀를 끊임없이 부추긴다면, 국민 대중들은 유권자로서 개혁 정책에 대한 지지여부를 투표와 연계시킴으로써 이에 맞서야 한다. 이것은 국민들이 한국 정치를 정책정당의 경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 되기도 할 것이다.
민주적 시민사회를 향한 이 시대의 개혁과제는 회피하거나 유예한다고 해서 사라질 수 없다. 개혁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개혁과 반개혁의 갈등과 대립으로 사회적 혼란만 장기화될 뿐이다. 시민사회의 힘으로 각종 개혁을 하루 빨리 마무리 할때라야 비로소 ‘개혁시대’가 마감될 것이다.
최근 들어 집권여당 쪽에서 ‘개혁 피로도’라는 용어가 급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이 말을 처음 듣는 순간, “정치권에는 벌써 선거철이 다가왔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국 정치는 참으로 돈이 많이 드는 정치이다. 특히 한국 정치에서 각종 선거는 돈의 잔치다. 이 막대한 정치자금, 선거자금은 주로 음성적 헌금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한국 정치는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 위에 서 있다. 따라서 집권 여당에서 흘러나오는 ‘개혁 피로도’라는 말들은 가진 자들이 싫어하고 저항하는 각종 개혁을 접으려는 것이고, 그것은 다가오는 선거를 의식한 ‘가진 자들에 대한 선물’을 뜻하는 것이다.
무슨 선거를 말하는가? 그것은 물론 내년 상반기의 지방자치단체 선거, 그리고 내년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이다. 유권자인 국민들에게는 아직도 까마득히 멀어 보이는 지자체 선거, 대통령 선거가 정치권에서는 벌써 시작된 것이다.
무엇을 ‘개혁’했길래…
여당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이제는 개혁을 잘 마무리 할때”라는 주장을 우리는 여기서 한번 따져봐야 한다. 김대중정부가 들어선 지도 벌써 만 3년이 지났다. 이 3년 동안 정부와 집권여당은 과연 무엇을 얼마나 개혁했는가?
김대중정부는 ‘IMF체제’라는 경제위기를 안고 출발했기 때문에 선거전 당시 내걸었던 수많은 ‘개혁공약’들의 즉각적 추진을 일단 뒤로 미루고 ‘경제난국’ 돌파에 몰두하겠다고 하여 많은 국민들은 이를 심정적으로 양해한 바 있다.
김대중정부는 집권 초 2년 동안 온 국민의 허리띠 졸라매기와 고통분담으로 급한 불은 일단 껐다. 이 와중에 서민대중, 자영업자, 근로자, 농민들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던가는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경제의 본질적 위기와 구조적 모순이 해소된 것도 아니다. 아니 지금까지의 각종 정책은 임시방편이요, 응급처방 같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경제의 근원적 치유와 재도약을 위해서는 경제분야만을 따로 떼어 사고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회구조 전체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개혁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재벌개혁, 정치개혁, 관료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사회개혁, 언론개혁 등의 개혁과제들은 그 요구들이 따로따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사회의 진정한 민주화와 선진화를 위해서 일정한 목표의식을 갖고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과제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경제의 균형적 성장을 향한 국민적 에너지도 재창출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많은 개혁과제들이 얼마나 해결되었기에 ‘개혁 마무리’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오는가 말이다.
국민들은 개혁을 ‘안 해서’ 피로하다
이 시대의 진정한 개혁과제는 과연 무엇인가? 낡은 법과 제도를 시민민주주의사회에 맞게 고쳐나가는 일이다. 독재시대, 절대권력 시대의 법과 제도는 독재자, 절대권력자의 명령을 ‘일사불란’하게 백성들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우리의 법 제도들은 일제 군국주의 체제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자들이 그들의 ‘통치’와 ‘지배’를 위해서 만든 것이 거의 대부분이고, 이것들은 한결같이 ‘군림하는 지배자’와 ‘복종하는 백성’의 틀에 기초한 법 제도들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의 개혁정신은 그러한 모든 법들을 ‘시민사회’가 주인이 되게 하는 법들로 대체하라는 요구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국민들을 피로하게 하는 것은 이 ‘새로운 시대정신’과 ‘낡은 실정법’이 초래하는 분열현상이며, 또 그러한 상태에서 오는 사회적 아노미 현상이다. 스스로 ‘문민정부’라고 일컬었던 김영삼정부는 집권 내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개혁’이라는 말을 되풀이하였다. 그러나 김영삼정부가 실제로 민주적으로 고친 법 제도는 하나도 없었다. 한마디로 평한다면 “김영삼정부는 ‘개혁’이라는 ‘단어’를 사랑했지, 결코 ‘개혁 자체’를 사랑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 ‘국민의 정부’라고 일컫는 김대중 정부도 김영삼정부의 전철을 밟으려고 하고 있는가?
현 정치권의 현실적 계산에 의해 김대중정부 임기 안에 개혁과제들을 제대로 손도 대보지 않고 창고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한국사회의 개혁 필요성과 요구가 사라질 수는 없다. 그리고 개혁이 지연되면 될수록 국민대중, 한국사회 전반의 갈등과 피로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달리 표현한다면, 현 정부와 집권여당이 개혁과제들을 회피하면 할수록 국민들의 실망은 커질 것이고, 민주적 법과 제도가 하나씩 하나씩 새롭게 정착해 나갈수록 국민적 에너지는 새롭게 돋아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이 시대의 개혁과제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정치권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연극이나 영화 제작에 비유하자면 민주정치의 연출자 또는 제작자는 우리 국민들이고 정치인들은 그 무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다. 그 배우들이 연출자나 제작자의 요구나, 의도를 전혀 따라오지 못하고 계속 ‘NG’만 낸다면, 끝내는 그 배우들을 바꿔치기 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한국정치의 연출자·제작자는 절대권력이었다. 그 절대권력이 국민들의 힘에 의해 ‘퇴장’당하자 정치권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절대권력을 대신하여 정치권의 연출을 맡아야 할 국민들이 스스로의 임무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혁’을 마감해야 ‘개혁시대’가 마감된다
개혁세력이 반개혁세력에 끌려다니고 눈치나 보는 현 한국 정치판에서 다시 개혁을 추동해 내려면 결국은 시민사회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개혁세력이 정치권을 주도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야 한다. 그리고 ‘개혁에 저항하는 수구세력’들이 돈과 권력으로 정치인들의 과거 회귀를 끊임없이 부추긴다면, 국민 대중들은 유권자로서 개혁 정책에 대한 지지여부를 투표와 연계시킴으로써 이에 맞서야 한다. 이것은 국민들이 한국 정치를 정책정당의 경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 되기도 할 것이다.
민주적 시민사회를 향한 이 시대의 개혁과제는 회피하거나 유예한다고 해서 사라질 수 없다. 개혁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개혁과 반개혁의 갈등과 대립으로 사회적 혼란만 장기화될 뿐이다. 시민사회의 힘으로 각종 개혁을 하루 빨리 마무리 할때라야 비로소 ‘개혁시대’가 마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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