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게 '케이크 한스'
“별로 한 일도 없는데….”

이 곳 사장 한성훈 씨(37)는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결국 그의 지인의 도움을 얻어 어렵사리 다시 그와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다소 겸연쩍어하면서 말문을 연다.

“저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거예요. TV나 라디오에서 가슴 아픈 사람들의 사연이 나오면 ‘언젠가는 조그마한 힘이나마 보태야지’하고 마음을 먹곤 하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케이크 한스’ 식구들과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빵을 갖다드려야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다 우리 이웃들 아닙니까.”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가끔씩 목도하고, 문득 ‘함께 나누는 삶’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실천에 옮겨본 건 3∼4차례의 ARS 모금뿐. 세상 살기도 바쁘고 적당한 모금처나 모금방법을 찾기도 어렵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마음을 접어두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나눔의 가게’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후, 마침내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고 한다. ‘케이크 한스’는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매출액의 1%를 이웃과 함께 나누겠다고 약속하는 ‘나눔의 가게’가 되었다. 사실 자기 살기 바쁜 각박한 현실 속에서 꾸준히 이웃을 돕겠다고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곳에서는 이제 매일매일 ‘사랑의 빵’이 구워지고 있는 셈이다.

그가 제빵업을 시작한 것은 12년 전. 컴퓨터 그래픽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에 갔다가 사업을 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제빵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동경제과학교에서 3년간 수학한 뒤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다년간 제빵 기술을 연마한 그는 3년 전부터 독립해 양재동에 ‘한스’ 제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4월 말에 신사동에 문을 연 ‘케이크 한스’ 매장에서는 현재 하루 6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매출액의 1%인 6천원을 매일 적립해 아름다운 재단에 보낼 예정이다.

“주위에 저 같은 사람이 많을 거예요. 바쁘게 살다보니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르지요. 나눔의 가게가 쉽게 도움 창구를 마련해 주니, 저 같은 사람들에겐 정말 좋은 방법입니다.”

현재 ‘나눔의 가게’는 매출의 1% 이상에 해당하는 현금 또는 현물을 기증할 수 있고, 기증된 현물 및 현금은 지정기탁이 가능하다. 또 ‘나눔의 가게’에 참여하려는 기업들은 적절하고 친절한 경영과 약속에 대한 책임있는 이행 등에 합의해야한다. ‘나눔의 가게’로 선정된 기업, 상점에게는 예쁜 간판이 증정되며, 매장에 비치할 수 있는 저금통 등 홍보물이 제공된다.

고기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정육점 아줌마, 매출액이 별로 없어 조금만 도움을 주어도 괜찮냐고 물어오는 구멍가게와 만화방 아저씨. ‘아름다운 재단’의 ‘나눔의 가게’가 되겠다는 문의는 계속되고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에 이렇듯 많다.

‘나눔의 가게’ 문의전화:‘아름다운 재단’ 02-723-4254
2000/10/01 00:00 2000/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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