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재벌 저격수라 불러다오
2000/2000년 09월 :
2000/09/01 00:00
인터넷 신문 『돈세상』창간한 윤종훈 회계사
『돈세상』 대표.
참여연대 윤종훈 조세개혁 팀장이 지난 10년 동안 내걸었던 회계사 간판을 내리고 새롭게 세상에 선보인 인터넷신문 명함이다. 웹사이트 간판은 ‘돌아버린 세상’(www.donsesang.com). 그의 전공을 감안한다면 이는 ‘money world’로도 읽힌다. 이 두 가지 의미를 조합한다면 ‘돈 때문에 돌아버린 세상’. 소위 우리사회에서 아직도 주가를 올리는 ‘사’자 명함을 팽개치고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인터넷 사업에 그가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저격수입니다. 단 한 발의 총알로 수구세력의 심장을 겨누는 그런 인물이란 말입니다.” 부연하자면 그는 재벌개혁과 탈세, 조세제도 개혁, 예산낭비 등 제도권 언론이 등한시하는 주제, 즉 ‘틈새시장’을 겨낭해 경제민주화를 이루는 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558만 명의 유권자 1인당 800원의 손실. 그는 최근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위한 날치기 국회의 이해득실을 국민의 입장에서 분석한 기사를 내놓았다. 자민련이 교섭단체가 된다면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민의를 무시한 채 자민련에게 국고보조금조로 44억6천4백만 원이 돌아간다는 점에 착안해 558만 명의 유권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날치기를 감행했다는 주장이다. 천편일률적으로 날치기 사건을 다뤘던 기존 언론의 시각과는 사뭇 다르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느 회계사의 고백, 공인회계사는 자본주의의 개다’, ‘국고보조금은 눈먼 돈’ ‘대기업이 수입 금괴로 탈세’ 등 기존 언론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각의 경제 기사를 써왔다. ‘돈세상’을 향해 쏘아 올린 총성인 셈이다.
“회계사로 먹고살려면 적당히 현실과 타협해야 합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 팀장으로서 대중 앞에선 당위적 주장을 하면서도 개인의 삶과 괴리된 삶의 방식을 택하고 산다는 것이 항상 괴로웠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소신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직업. 그렇다고 음식장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인터넷 사업은 돈이 적게 들고 글쓰기를 통해 소신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가 저격수의 길로 접어든 가장 큰 이유다.
7월 31일 개통한 『돈세상』 웹진 기자는 그 혼자다. 기사 쓰기는 물론 기사올리기에서부터 웹진 관리에 이르기까지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한다. 그는 매일 경제 관련 뉴스라면 신문의 1단기사라도 놓치지 않는다. 회계사로서의 식견과 시민단체 활동가로서의 개혁마인드로 무장한 그는 1단기사의 조그만 팩트로도 하루에 한두 발 정도의 업데이트된 총알을 ‘돈세상’을 향해 날리고 있다. 혼자서 1인 다역을 하기 때문에 정보의 양은 기존 언론에 비해 당연히 떨어지지만 조그만 팩트를 ‘저격수의 무기’로 만들어내는 데에는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자다가도 다음 날 기사거리가 꿈 속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새벽 2시고 3시고 가릴 것 없이 글을 올립니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살기 위해서 제가 가진 재주로는 이 길밖에 없으니까요.”
한 전직 회계사가 이렇게 해서 빚어내는 경제민주화의 꿈. 검색사이트에 올리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돌아버린 세상’을 클릭하는 네티즌들의 하루 접속 건수는 100회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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