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미래를 위한 셉템버보고서/COSATU 셉템버위원회
세계화와 국가경쟁력이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공세로 인해 세계 각국의 진보, 민주세력과 민중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시대를 이념과 사상으로 가름하던 시대에도 개인의 삶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했었다. 때문에 시대를 초월하여 나라·지역·집단마다 미래에 대한 전망과 변혁의 방법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나타내곤 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자본의 논리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대응해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논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20세기의 주요한 화두였던 민중운동은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 소중한 한 권의 책, ‘노동운동의 미래를 위한 셉템버보고서’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번역으로 출판되었다.

남아프리카는 아주 먼 나라이다. 또한 그 나라에 대해 내가 간직하고 있는 기억과 경험은 너무나 미미하다. 1994년, 신촌의 한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백인의 인종차별정책을 폭로한 ‘사라피나’, 96년 북경 여성대회에서 만난 남아프리카 여성운동가들이 온몸으로 현실을 풍자하며 차별과 착취를 향해 해방을 노래하던 모습, 그리고 영국에서 만델라의 석방을 축하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광장에 모여 음악과 춤의 축제를 벌이던 모습에 대한 기억이 전부다. 아무튼 남아프리카는 먼 나라였고 흑인들의 지난한 투쟁을 이해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다급했다.

노동조합 고립의 대안 ‘사회적 조합주의’

1994년 만델라가 이끌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선거에서 승리하여 민주정부를 수립한 배경에는 민족해방운동과 민주를 위해 일해온 코사투라는 노동조합이 있었다. 책이 나온 지 벌써 몇달이 지났지만 굳이 이 책에 대한 서평을 게재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한국사회의 진보와 민주주의, 민권의 실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온 노동운동에 대한 연대의 관점을 분명히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원들만을 위해 일하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시민권의 확보와 강화를 위해 포괄적 의미의 사회운동을 해온 남아프리카 노동조합 코사투를 통해 바로 우리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단,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은 ‘민주정부’라는 말로 똑같이 지칭되고 있지만 남아프리카와 우리의 현실은 아주 다르다는 것, 노동조합의 조건과 사회적 위상 또한 많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9/04/01 00:00 1999/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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