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행사 때 자식노릇 변변히 못하고...
2000/2000년 07월 :
2000/07/01 00:00
시민운동가 부부의 가계부 엿보기
시민단체 상근자인 김달수(환경연합), 이구경숙(여성연합) 부부. 총선시민연대 활동을 하는 몇 달 동안 두 사람은 나란히 같은 사무실에 출근했다. 각 단체에서 파견된 우수한(?) 인재로 총선연대에서 김달수 씨는 조직국에, 이구경숙 씨는 사이버팀에서 맹활약을 했다. 그들을 매일 번갈아가며 대했지만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인줄 몰랐던 사람들도 꽤 있었다. 두 사람은 97년 3월에 결혼을 했고, 5, 6여년의 기간 동안 시민단체에서 활동해오고 있다. 이들의 한달 수입, 지출 명세표를 보면서 시민단체 활동가의 생활규모를 엿보기로 하자.
현재는 두 사람 모두 원래의 일터로 제각기 출근한다. 이제 24개월 된 영우는 외숙모 댁에 맡겨둔 채. 아이가 태어나기 전 두 사람은 전셋집 마련을 위해 매달 적금을 부었다. 그래서 98년 11월에 현재 살고 있는 신당3동에 3,100만원 전세금을 주고 이사를 왔다. 물론 결혼할 당시 부모님으로부터 2,000만원의 지원을 받았고, 나머지는 두 사람의 적금으로 모은 것이다. 이렇게 한숨 돌리고 나니 아들 영우가 태어났고, 현재는 10~20만원 적금을 붓기에도 숨가쁘다고. 영우 육아비로 매달 15만원이 드는데, 이것은 최소한의 액수이다.
현재 영우는 외숙모님이 봐주고 있지만, 사실상 무료탁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굳이 사례를 받지 않겠다고 우기는 외숙모 덕분에 아직은 큰 부담이 없지만 내년부터는 어린이방에라도 맡길 계획이다.
“어린이방에 전일제로 맡기면 한달에 25만원은 든다고 해요”라는 김달수 씨의 표정이 무겁다. 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한 활동가가 “빨리 환경연합에도 탁아방을 만들어야지. 현재 준비모임을 하고 있는데 시민단체 차원에서 탁아방을 마련하는 계획도 검토 중인가 봐요”라며 희소식을 전해주었다.
실제 이들 부부의 월수입액은 160만 500원이고, 월지출합계는 127만 9,000원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감한 차액은 41만 1,500원이다.
“매달 꼭 집안행사나 일이 생겨요. 그런 일로 일, 이십만원이 소비돼요.” 어쩌다 집안행사나 불의의 일이 생긴다면 이들의 잔고는 바닥이 난다.
또한 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집에 94년형 액센트 자동차가 있다. 그러나 차를 몰고나가는 횟수는 1~2주에 한번 꼴이라고 한다. 가능하면 대중교통수단을 활용한다고. 적금을 넣기에도 빠듯한 수입이라 생활이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김달수 씨는 “아직 돈 때문에 부부싸움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민단체 활동가들 중에서 우리 부부의 형편이 나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급여수준이 월등히 낫다는 환경연합, 여성연합에 근무하니까 사정이 열악한 단체는 말할 것도 없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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