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지역민 금강 하구에서 새만금 반대 시위
지난 7월 31일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중 하나인 금강 하구 둑에는 ‘새만금호 금강물 희석수 공급 백지화를 위한 대전·충남 대책위원회’회원들과 충남 서천지역 어민 등 1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둑에 ‘새만금 간척, 금강물 유출반대'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설치한 뒤 정오의 따가운 햇살을 머리에 인 채 둑을 따라 행진하기 시작했다. 금강물이 새만금호에 쓰여서는 안 된다는 이들의 외침과 행진은 3시간이 넘게 계속됐다.

농업기반공사는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과 염분 제거를 위해 한 해 5억2000만 톤의 금강 하구 물을 새만금호에 공급키로 했다. 이는 한 해 금강 하구로 유입되는 총 54억 톤의 9.6%에 해당하는 양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오는 2008년까지 632억 원을 들여 금강 하구 둑 상류 4㎞ 지점부터 만경강 만경대교 상류 0.5㎞ 지점까지 길이 14.2㎞의 수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대전 충남지역 주민들은 “새만금호 수질 개선을 이유로 금강마저 죽이려는 어이없는 발상”이라며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금강 하구호로 유입되는 수량의 대부분이 7∼9월에 집중돼 있어 나머지 기간에 새만금에 공급될 물의 양은 실제로 금강 하구호 총유입량의 45%(95∼96년 기준)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당초 금강 하구호는 금강 하류의 서천, 군산, 김제 등 인근 지역의 농업 및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연간 3억2000만 톤의 물을 대기로 했다. 따라서 새만금호로 연간 5억2000만 톤의 물을 빼 가면 취수지 이하의 호수에는 물이 고여 수질 악화가 뻔하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도 새만금으로 물을 끌어가면 금강 하구의 부영양화와 퇴적물 침전이 심해져 이 물을 농업이나 공업 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더욱이 금강호로 물을 보내는 대청호에 최근 사상 처음으로 ‘조류(藻類)대발생’경보가 발령되는 등 금강수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마당에 금강하구 물까지 오염되면 금강 전체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다.

유병로 한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새만금호에 희석수를 공급한다고 해도 새만금 수질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희석수 공급은 오히려 금강호의 수질 악화, 바닥의 급속한 퇴적층 형성, 수량 부족 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환경연합 최충식 부장은 “정부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환경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며 ”한국 최대의 환경파괴사업이 될 새만금 간척사업과 새만금호 에 대한 금강 하구물 공급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전환경연합 등 대전·충남지역 26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6일 ‘새만금호 금강물의 희석수 공급 백지화를 위한 대전·충남 대책위원회’를 발족한 후 민주당과 자민련 항의 방문, 도의원 간담회, 금강하구 퍼포먼스, 천막농성 등의 활동을 줄기차게 벌이고 있다.
심규상 본지 충남통신원
2001/09/01 00:00 200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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