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눈귀 막는 인의 장막 두터웠다
지난 6월 2일 김태정 법무장관의 유임조치 직후, 매주 청와대에 전송돼 시민과 대통령을 이었던 핫라인 『개혁통신』이 잠정적인 발행중단에 들어갔다. 『개혁통신』의 발행중단은 표면적으로는 고급옷로비사건 의혹이 풀리지 않고 그동안 계속해서 문제의 중심에 서 있던 김태정 법무장관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퇴진요구를 묵살한 데서 비롯됐지만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던 대통령의 언맥경화(言脈硬化) 현상과 그 원인인 김중권 비서실장에 대한 경고, 그리고 민심이 급속하게 현정부에게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정부의 개혁정책들을 살펴보고, 각종 현안들을 다루고 또 가려진 사람들의 고충을 모아, 1주일에 한번씩 매주 목요일 청와대와 정부기관, 언론사, 정책연구소, 개인 등에게 전송됐던 『개혁통신』은 이 통신 마지막호에서 밝힌 것처럼 ‘많은 부수가 팔려나간 것도, 큰 영향력을 발휘한 매체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개혁정론),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며(쓴소리) 개혁의 소원을 청와대로 보내왔던 국민들의 목소리였고 개혁의지의 소산이었다. 따라서 실제로 청와대에서 이 통신을 읽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보다는 발행 그 자체의 의미, 다시 말해 현정부에게 최소한의 개혁의지가 있다는 전제 아래 발행됐던 매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둘러싼 인의 장막과 그것으로 말미암아 차츰 빛이 바래는 개혁의지,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 현정부의 태도로 더 이상의 통신발행이

아무런 의미도 가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이번 발행중단의 배경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표면적으로는 고급옷로비사건으로 불거진 김태정장관 해임문제였지만 사실상 현정부의 개혁의지 회복을 요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김태정 장관이 해임된 이후로도 『개혁통신』이 복간되고 있지 않은 까닭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개혁통신』이 현실적으로 담아온 내용보다 존재자체에 의미가 있었다고 할 때 핍진한 현정부의 개혁의지를 비판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발행중단이기 때문이다.

발행중단 직후 각 언론들은 현정권과의 결별이니, 뒤집힌 민심이니, 최후통첩이니 하며 일제히 보도했다. 사실 그간 34호까지 발행되면서 첫호 발행이후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개혁통신』을 기억할 때 현안을 다루던 때는 외면당하고 발행중단했다는 사실은 주목을 받는 기현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발행중단이 더 큰 노림수를 가지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현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현정부가 국민의 정부가 아닌 궁민(窮民)의 정부가 되고 싶지 않다면 냉철한 상황판단과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개혁통신』의 복간은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다. 설사 복간된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경어체를 사용하며 대통령에게 고언하는 형식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금 개혁의지를 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더욱 소중한 내용을 담아 대통령의 두손에 『개혁통신』은 전달될 것이다.
편집부
1999/07/01 00:00 1999/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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