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ㅣ 테헤란밸리 사람들의 오프라인 세상읽기
2000/2000년 04월 :
2000/04/01 00:00
3월 16일 테헤란로에 있는 정보카페. 약속 시간인 7시가 지나자 듬성듬성하던 자리가 꽉 메워졌다. 100여명을 넘은 사람들이 카페안을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명함을 나누고, 자기의 회사에 대해 홍보했다. 자리를 굳이 옮기지 않고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더라도 손안에 명함이 두툼히 쌓인다. 소개를 하고, 얘기를 나눈 사람들이 몇 사람인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붐비고 모두들 자신들을 알리는데 여념이 없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일 때는 기자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기자 얼마전부터 벤처열풍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진성(가명, 기업 전산실 책임 정보관리사) 그간 한국 경제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논리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잘못되어있는 것이 그대로 온라인 상으로 잡혀나가는 거죠. 기업의 테크놀리지 부문에서 오래 생활해봤지만 지금 느끼는 분명한 것은 변혁기라는 겁니다. 어머어마한 변혁의 물결을 맞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빠르고 자극적인 심리와 맞물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물결이 미국의 제3의 상술의 지배가 아닌가는 시각도 있어요. 그러나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반드시 사회의 정치, 경제의 문제를 잡아나가는 하나의 물결이 엔지니어 파트에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벤처 주도의 신경제 패러다임에 대해 낙관적이시군요.
박진성 지금 몇 해동안의 정보과학기술이라는 것은 경제·경영의 놀음이었다는 겁니다. 전산이라는 것도 결국 꼭대기에는 경영정보시스템이 있죠. 현재 인터넷의 정서는 비즈니스 포럼이 경제, 경영의 논리를 넘어 인문학적인 만남을 가질 거라 봐요. 그래서 인터넷상의 커뮤니티라는 말이 등장을 한 겁니다. 사실은 세상을 바꾸나갈 수 있는 부류는 경제경영인이 아니란 말입니다.
기자 (잔뜩 의문을 품고)인터넷상의 인문학적 흐름이란 단어의 뜻이 무엇입니까?
박진성 요즘 e-비지니스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것은 예전의 오프라인 상태에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마이콤이라는 미국의 회사는 물건을 가격 이하로 판매를 했어요. 1년 뒤에는 6천만불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남겼다구요. 제3의 가치나 자본증식의 가치가 기존의 오프라인 상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거죠. 얘기가 길어지는데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저는 세상을 바꿔나갈 힘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참여연대를 동경하는 이유는 활동가들이 누군가는 해야하는 작업을 해야되잖아요?
(갑자기 얘기가 참여연대로 튀어버리다니…)
기자 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에서는 주식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자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진성 (계속되는 질문에 조금 지친듯)어차피 이자소득세라는 개념으로 얘기하면 종합과세 주식소득도 6천만원 이상의 경우는 매겨지고 있거든요. 아마 요즘의 제3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전혀 안잡히는 자금에 대한 세금을 말하는 것일거라구요. 500원 하던 주식이 몇 백만원으로 뛰는 그런 경우. 그것은 세금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지요.
(얘기 도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합석하고, 다시 소개를 하러 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앞 사람의 말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이다.)
“이쪽에 오신 분들이 벤처기업의 임원진, 대표진, 여기는 마케팅 담당자들이고… 안녕하십니까? 저는…”(자리를 옮겨 다른 그룹 속에 동참했다.)
나동민(가명, 벤처기업 이사) 저희는 3월말에 오픈했습니다. 저희 홈페이지는 지식공유 사이트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있어서 물어보는 거예요. 제가 전문가도 될 수도 있고 물어보기도 하고, 쌍방향적으로 정보와 의사를 교환하는 커뮤니티죠. 예를 들어 스키 장비를 어디 가면 싸게 살 수 있는가는 소위 말하는 지식인나 전문가들은 잘 몰라요. 스키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면 최고 낫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저는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저희 회원들은 가입하면서 자기의 기호나 알고있는 것을 써요. 그러면 입력이 되고, 누가 ‘스키’라고 검색어를 치면 야후에서처럼 카테고리가 떠요. 그 중 한 사람을 지목해 물어보면 되죠. 저희가 말하는 지식이라는 것은 심도깊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거예요.
(나동민 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소상히,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탁자 위에 올려진 녹음기를 보는 순간, 깜짝 놀라 꺼버리는 그. “우리는 벤처잖아요. 아이디어가 생명이예요.” “아까부터 책상위에 떡하니 있었고, 속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그가 제공한 정보를 다른 쪽으로 이용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음을 설명했다.)
기자 친구분과 창업을 하셨다고 했는데 힘든 점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나동민 대기업에서는 벤처기업의 목줄을 누르면서, 억울하다면 소송해라 그런다구요. 소송하면 몇 년씩 가요.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이 그럴 여력이 어디 있어요. 게임이 안되죠.
기자 주식과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동민 이동네에서 그 얘기하면 쫓겨날텐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것은 현재의 경제의 논리를 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를지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세금이라-. 그러나 돈을 투자하고 이자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나 가치보다 높게 측정되는 주식이나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묻지마 투자’ 현상 등이 있는 걸로 봐서 정당하다고만 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나동민 저는 세금을 걷어들이는 강제적인 모델보다는 미국 모델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경우는 사회적 분위기가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환원이나 기부를 하지 않으면 욕을 먹는 분위기가 있어요. 내가 돈을 벌었으니까 당연히 내야한다는 거죠. 세금을 매기는 것은 증권시장에 대해서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한 사람이 합석 의사를 물으며 기자 옆에 앉는다)
정성수(가명, 투자분석가) 사회의 분배문제란 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아직 성숙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은 꿈을 깨는 겁니다. 현재 벤처붐이 있지만 앞으로 한번 업그레이드 돼야죠. 분배문제는 그때부터 생각해야 됩니다. (몹시 기분이 상한 듯) 지금은 시기상조입니다. 벤처의 긍정적인 면은 개인들에게 꿈을 준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재벌이나 정부의 고위 공무원이 되는 꿈만을 꾸었다구요. 이제는 유능한 한 개인이 벤처나 개인창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거품이 있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닙니까? 주가가 과대평가 되는 기업이 있긴 하죠. 그러나 시장자체가 거품이 있다는 말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권경일(가명, 벤처기업 마케팅 과장) 벤처기업처럼 저임금으로 허덕이는 곳이 없다고 봅니다. 물론 처음부터 자본을 많이 가지고 시작한 벤처들, 혹은 대기업에서 나온 벤처들도 있지만 자본금 5천만원짜리 벤처들도 많습니다.
기자 아이디어가 좋은 벤처는 육성하고 나머지는 어떤 방법으로든 규제를 해야된다는 생각이군요.
권경일 제 개념은 그런 겁니다. 한솔쇼핑몰 같은 경우는 벤처업체라고 얘기하지만 대기업이잖아요. 어차피 거대자본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저는 이런 기업들은 벤처기업에서 걸러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식에 대한 과세도 정당한 개념이라고 봐요. 간단하게 말하면 그만큼의 이익을 얻었으니까. 그리고 얼마전 주식 투자에서 정부 고위 공무원들이 내부거래한 거 아닌가라는 얘기도 있었죠. 저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은 꼴이라고 생각해요.
기자 얼마전부터 벤처열풍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진성(가명, 기업 전산실 책임 정보관리사) 그간 한국 경제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논리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오프라인 시장에서 잘못되어있는 것이 그대로 온라인 상으로 잡혀나가는 거죠. 기업의 테크놀리지 부문에서 오래 생활해봤지만 지금 느끼는 분명한 것은 변혁기라는 겁니다. 어머어마한 변혁의 물결을 맞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빠르고 자극적인 심리와 맞물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물결이 미국의 제3의 상술의 지배가 아닌가는 시각도 있어요. 그러나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아요. 반드시 사회의 정치, 경제의 문제를 잡아나가는 하나의 물결이 엔지니어 파트에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벤처 주도의 신경제 패러다임에 대해 낙관적이시군요.
박진성 지금 몇 해동안의 정보과학기술이라는 것은 경제·경영의 놀음이었다는 겁니다. 전산이라는 것도 결국 꼭대기에는 경영정보시스템이 있죠. 현재 인터넷의 정서는 비즈니스 포럼이 경제, 경영의 논리를 넘어 인문학적인 만남을 가질 거라 봐요. 그래서 인터넷상의 커뮤니티라는 말이 등장을 한 겁니다. 사실은 세상을 바꾸나갈 수 있는 부류는 경제경영인이 아니란 말입니다.
기자 (잔뜩 의문을 품고)인터넷상의 인문학적 흐름이란 단어의 뜻이 무엇입니까?
박진성 요즘 e-비지니스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것은 예전의 오프라인 상태에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마이콤이라는 미국의 회사는 물건을 가격 이하로 판매를 했어요. 1년 뒤에는 6천만불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남겼다구요. 제3의 가치나 자본증식의 가치가 기존의 오프라인 상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거죠. 얘기가 길어지는데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저는 세상을 바꿔나갈 힘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참여연대를 동경하는 이유는 활동가들이 누군가는 해야하는 작업을 해야되잖아요?
(갑자기 얘기가 참여연대로 튀어버리다니…)
기자 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에서는 주식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자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진성 (계속되는 질문에 조금 지친듯)어차피 이자소득세라는 개념으로 얘기하면 종합과세 주식소득도 6천만원 이상의 경우는 매겨지고 있거든요. 아마 요즘의 제3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전혀 안잡히는 자금에 대한 세금을 말하는 것일거라구요. 500원 하던 주식이 몇 백만원으로 뛰는 그런 경우. 그것은 세금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지요.
(얘기 도중에도 다른 사람들이 합석하고, 다시 소개를 하러 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앞 사람의 말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이다.)
“이쪽에 오신 분들이 벤처기업의 임원진, 대표진, 여기는 마케팅 담당자들이고… 안녕하십니까? 저는…”(자리를 옮겨 다른 그룹 속에 동참했다.)
나동민(가명, 벤처기업 이사) 저희는 3월말에 오픈했습니다. 저희 홈페이지는 지식공유 사이트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있어서 물어보는 거예요. 제가 전문가도 될 수도 있고 물어보기도 하고, 쌍방향적으로 정보와 의사를 교환하는 커뮤니티죠. 예를 들어 스키 장비를 어디 가면 싸게 살 수 있는가는 소위 말하는 지식인나 전문가들은 잘 몰라요. 스키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면 최고 낫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저는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저희 회원들은 가입하면서 자기의 기호나 알고있는 것을 써요. 그러면 입력이 되고, 누가 ‘스키’라고 검색어를 치면 야후에서처럼 카테고리가 떠요. 그 중 한 사람을 지목해 물어보면 되죠. 저희가 말하는 지식이라는 것은 심도깊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지식을 공유하는 거예요.
(나동민 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소상히,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탁자 위에 올려진 녹음기를 보는 순간, 깜짝 놀라 꺼버리는 그. “우리는 벤처잖아요. 아이디어가 생명이예요.” “아까부터 책상위에 떡하니 있었고, 속이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라며 그가 제공한 정보를 다른 쪽으로 이용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음을 설명했다.)
기자 친구분과 창업을 하셨다고 했는데 힘든 점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나동민 대기업에서는 벤처기업의 목줄을 누르면서, 억울하다면 소송해라 그런다구요. 소송하면 몇 년씩 가요.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이 그럴 여력이 어디 있어요. 게임이 안되죠.
기자 주식과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동민 이동네에서 그 얘기하면 쫓겨날텐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것은 현재의 경제의 논리를 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를지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세금이라-. 그러나 돈을 투자하고 이자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나 가치보다 높게 측정되는 주식이나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묻지마 투자’ 현상 등이 있는 걸로 봐서 정당하다고만 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나동민 저는 세금을 걷어들이는 강제적인 모델보다는 미국 모델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미국의 경우는 사회적 분위기가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환원이나 기부를 하지 않으면 욕을 먹는 분위기가 있어요. 내가 돈을 벌었으니까 당연히 내야한다는 거죠. 세금을 매기는 것은 증권시장에 대해서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이때 한 사람이 합석 의사를 물으며 기자 옆에 앉는다)
정성수(가명, 투자분석가) 사회의 분배문제란 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아직 성숙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금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은 꿈을 깨는 겁니다. 현재 벤처붐이 있지만 앞으로 한번 업그레이드 돼야죠. 분배문제는 그때부터 생각해야 됩니다. (몹시 기분이 상한 듯) 지금은 시기상조입니다. 벤처의 긍정적인 면은 개인들에게 꿈을 준다는 겁니다. 과거에는 재벌이나 정부의 고위 공무원이 되는 꿈만을 꾸었다구요. 이제는 유능한 한 개인이 벤처나 개인창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거품이 있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닙니까? 주가가 과대평가 되는 기업이 있긴 하죠. 그러나 시장자체가 거품이 있다는 말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권경일(가명, 벤처기업 마케팅 과장) 벤처기업처럼 저임금으로 허덕이는 곳이 없다고 봅니다. 물론 처음부터 자본을 많이 가지고 시작한 벤처들, 혹은 대기업에서 나온 벤처들도 있지만 자본금 5천만원짜리 벤처들도 많습니다.
기자 아이디어가 좋은 벤처는 육성하고 나머지는 어떤 방법으로든 규제를 해야된다는 생각이군요.
권경일 제 개념은 그런 겁니다. 한솔쇼핑몰 같은 경우는 벤처업체라고 얘기하지만 대기업이잖아요. 어차피 거대자본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저는 이런 기업들은 벤처기업에서 걸러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식에 대한 과세도 정당한 개념이라고 봐요. 간단하게 말하면 그만큼의 이익을 얻었으니까. 그리고 얼마전 주식 투자에서 정부 고위 공무원들이 내부거래한 거 아닌가라는 얘기도 있었죠. 저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은 꼴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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