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ㅣ 낙선운동 대상 안찍겠다 58.7%
2000/2000년 04월 :
2000/04/01 00:00
참여사회 · 한길리서치 공동여론조사
낙천운동은 공중전, 낙선운동은 지상전에 비견된다. 낙천운동은 총선연대가 시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한 기존 정치권과 벌인 전쟁이고, 낙선운동은 엄밀하게 말해서 지역주의에 휘둘리는 유권자와의 한판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등에 업고 낙천운동이 성공했을지라도 낙선운동이 철옹성처럼 버티고 선 지역주의의 장벽을 넘어서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과연 그럴까. 설문 속으로 들어가보자.
낙천 대상 인사 지지 의사
이번 설문 결과 ‘총선연대의 낙천운동 대상 인사를 뽑지 않겠다’는 응답은 58.7%였다. 당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90%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할 때 ‘낙선운동이 한풀 꺾였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90%의 지지도는 현 정치권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표출된 단적인 예이고, 지역구 출마 후보자가 낙천대상인사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낙천운동 대상자이기 때문에) 그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은 낙선운동의 파괴력을 예상케 한다.
낙선운동 지지도, 강원도 원주서 가장 높아
설문 결과를 보다 자세히 들춰보자. 전체 설문 응답자 중 자기 지역구에서 총선연대가 선정한 낙천 대상 인사가 출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54.5%. 이중 56.2%가 ‘그 후보’를 찍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그래도 여전히 그를 지지하겠다’는 유권자는 26.0%에 그쳤다.
소위 낙선운동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곳은 강원도 원주시(78.1%). 함종한 의원이 출마하는 지역구다. 그는 지난 해 8월 사립학교법 개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총선연대 공천반대자 명단에 포함됐다. 그를 낙천운동에 관계없이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2.4%에 그쳤다. 다음으로 낙선운동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타난 곳은 대구 수성구(67.1%, 낙천운동 대상자 박철언, 김만제), 서울 종로구(66.5%, 낙천운동 대상자 이종찬), 경북 구미시(60.5%, 낙천운동 대상자 김윤환) 등의 순이었다.
‘낙천운동에 관계없이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부산 북구(37.7%, 낙천운동 대상자 정형근, 문정수), 경기 구리시(29.2%, 낙천운동 대상자 이건개), 충남 서산·태안(25.2%, 낙천운동 대상자 한영수) 등의 순이었다.
‘낙천 대상자를 찍지 않겠다’는 응답은 젊은 층(20대-67.4%, 30대-65.8%)이 장년층(40대-57.2%, 50대 이상-44.5%)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설문 결과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돌입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총선연대가 꼽은 낙천 대상 인사가 자기 지역구에서 출마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유권자의 절반을 조금 넘었다.
‘당신의 지역구에서 총선시민연대가 선정한 낙천대상자가 정당의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알고있다’고 답변한 유권자는 54.6%였다. 낙천대상인사의 출마여부에 대한 인지도는 청년층보다 장년층에서 높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정치무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20대의 경우 낙천대상 인사가 출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권자는 30.5%에 그친 반면 40대 유권자는 그 두 배가 넘는 67.7%에 달했다.
지역감정 조장한 낙선자 포함해야 66.5%
지역별로 봤을 때 낙천 대상인사 출마 인지도는 전남 해남·진도(74.8%, 낙천운동 대상자 김봉호)에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강원 원주시(63.9%), 서울 종로구(58.3%) 순이었다. 참고로 공천비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전력 때문에 낙천운동 대상자로 지목된 김봉호 의원이 해남·진도에서 출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설문응답자중 51.2%가 ‘지지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최근 잇단 지역감정 조장 발언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시민들은 총선연대가 지역감정을 부추긴 정치인을 낙선운동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설문 응답자의 66.5%가 찬성의사(적극 찬성 36.2%, 찬성 30.2%)를 밝혔다. 이같은 답변은 지역별로 크게 편차가 나지는 않았지만 경기 구리시(75.6%)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서울 종로구(73.1%), 대구 수성구(73.0%)였다. 연령별로는 20대(74.0%), 30대(73.4%), 40대(69.6%), 50대 이상(50.8%)였다. 상대적으로 젊은층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에 거부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감정 조장 정치인을 낙선운동 명단에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힌 유권자는 21.4%(적극 반대 6.6%, 반대 14.8%)에 그쳤고, 충남 서산·태안(31.0%), 부산 북구(26.9%), 경북 구미(26.6%) 등의 순이었다. 최근 지역주의 조장 발언의 진앙지이기도 하다.
한편 낙천자 명단 작성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56.5%가 ‘공정했다’고 밝혔다. ‘불공정했다’는 응답은 21.1%였다. 구체적으로 자기 지역구에 출마하는 공천 대상인사를 알고 있다는 유권자에 대한 반응도 이와 비슷한 수치(공정했다 55.3%, 불공정했다 21.9%)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 볼 때 ‘낙천명단 선정의 불공정성’을 가장 많이 지적한 곳은 부산 북구(38.3%), 대구 수성구(28.5%)에서 두드러졌다. 지역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